앞뜰의잡초를뽑으라는.
그럴때마다나는사진몇장을첨부해서이멜을보낸다.
네가보기에이것이잡초로보이니?
나는저풀들이자라하얀꽃을피우는것을사랑해.
또매일아침저녁으로앞뜰에서서이꽃들을바라볼때마다행복함을느낀단다.
그러면HOA의담당자는
아,그렇구나…미안해…잘키우길바래…하면서답장을보내온다.
하지만wildflower가맞다.
그리고나는이꽃이름조차모른다.
잡초면어떠랴,
저렇게온몸을초록으로감싸곤앙증맞은꽃을피우는데.
저꽃을볼때마다
생명의질김을본다.
언젠가친구집앞마당에피어있는꽃을보고반해서
친구로부터씨를받아한번앞마당에뿌렸더니
그후부터는해마다12월이되면
저절로땅속에서푸릇푸릇새순이솟아나와
이른봄내내지천을이루며꽃을피우고있다.
어제는오후내내
땅속에서너무많이솟아나오고있는잡초의떡잎들을솎아내었다.
이미아침에7.5마일정도하이킹을하고온뒤라몸은조금피곤한듯하였지만
간간히부는바람과
따사로운햇살아래에서
꽃밭에물을주고,
꽃들을적당한간격을주며솎아내면서행복함을느꼈다.
이제한달후면
마카오에서계시는분이이곳을방문한다.
그분이오실때쯤이면앞뜰이온통저꽃으로덮일것이다.
그분에게이꽃들을보여주고싶은마음이크다.
거의20여년만의해후이다.
그분은,
자기의귀중한일생을예수님께봉헌하며사시는분,
아이들의고모인수녀님이시다.
작년이맘때,
나는뒤뜰의복숭아나무아래에서
속절없이바람에흩날리며떨어지는분홍꽃잎사이에서
하염없이흘러내리는눈물을손등으로훔치곤했었다.
때때로내가슴을주먹으로치면서.
그렇게사흘을지내며두문불출하다가
결연히길위로떠났었지.
데스밸리로.
올해에도어김없이뒤뜰의나무들이다투어꽃을피우고있다.
복사꽃도화사하게피었고,
사과나무에도,
레몬나무에도,
그레이프나무에도
꽃이피었다.
그아래에서나는또서성거렸다.
가슴이답답해지면
이른아침이든,늦은저녁이든뒤뜰에서서하늘을바라보았다.
손바닥만한내뒤뜰은
거대한우주가되어주었고
세상의바람막이가되어주었다.
작년이맘때에받았던충격은
지금도가끔씩내마음안에서살아났다,죽었다한다.
이제나는,
인생의허망함에도,
삶의기쁨에도,
그저아무감정없이관조할줄안다.
작년이맘때쯤,
그후의나는
많이바뀌었다.
활동적인것에서침묵하는방향으로.
그리곤
어느때부터나의생활방식도바뀌었다.
매일새벽4시면일어나
촛불을두대밝히고
거실의십자가아래에
장궤로시작하는나의하루.
그리고출근.
앞뜰을정리하고집안에들어와
컴앞에앉아
늦은저녁부터시작한일은여행일정을짜면서
호텔을예약하는준비였다.
수녀고모가이곳에계시는시간은겨우열흘.
생전처음으로미국을방문하는수녀고모에게보여줄곳은너무많은데비하여
시간은턱없이모자란다.
그래서그동안꽤많이생각을한후에결정한것은
캘리포니아와시카고이다.
수녀고모는
생전에당신의오빠가살았던시카고만둘러보아도좋다고말하고있지만,
나에게는귀한분이라
내가할수있는한최대한으로여러가지로잘해드리고싶다.
수녀고모와둘이서하는여행은
추억과회상을넘나들며
내인생의한획을정리하는부분도있을것이다.
SequoiaNP와YosemiteNP,그리고MontereyBay에호텔을예약하였다.
호텔은될수있는한최고의view를보여주는곳으로골랐다.
샌프란시스코도보여드리고싶었지만,
도무지시간상허락되지않았다.
오늘오후에는미국서부쪽으로예약을해야겠지.
시카고에서는성삼일과부활절을
수녀고모와아이들과같이조용히지낼려고한다.
그런다음에수녀고모는다시마카오로돌아간다.
캘리포니아지도와
booking.com을넘나들면서
내머리속에서떠오르던음악,
호텔캘리포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