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돌아다니기

와이나픽추에서내려다본마추픽추입니다.

오른편에는우르밤바강이흐르고있고….^^

마추픽추로들어가는게이트는아침6시에문을여니까

다음날아침첫버스를타고마추픽추에가서

와이나픽추정상까지올라갔다가

다시아구아스칼리엔테스까지내려오니

한낮이었습니다.

사방이높은산으로둘러싸여있는손바닥만한공간에세워진마을,

아구아스칼리엔테스.

마추픽추를찾아오는관광객들때문에세워진동네라

다른이름으로는마추픽추마을이라고도불리고있습니다.

그좁은마을한가운데로는기차길이있고

사진속의철로오른편건물뒤로는

안데스산맥자락을길게흐르고있는

우르밤바강이흐르고있습니다.

마을안은아예자동차가다니는길이없을뿐만아니라

차가없습니다.

그냥좁으니까걸어서들다닐수밖에없는데

이게또한낯선도시를돌아다니는재미가있더군요.

페루특유의원색이가득한그곳에서

그래도이마을에서조금넓다는곳이바로마을광장이었습니다.

그광장에는파차꾸텍[Pachacuteq]왕의동상이있습니다.

지금까지페루의영웅으로존경받고있는파차꾸텍왕은

15세기에영토를대대적으로확장하고

곳곳에거대한유적들을건설하였으며,

이시기가잉카문명의전성기를이루었다고합니다.

파차꾸텍[Pachacuteq]왕동상왼편으로는보이는건물은

성당입니다.

광장오른편으로는깍아지른산아래인데

저런집들은거의가관광객들을위한식당들이있더군요.

마을이좁다보니식당앞쪽의짜뚜리장소에다가도

좌석을마련해놓은곳들도꽤있었습니다.

광장을질러가

어제보아두었던식당InkaWasi를찾아갔습니다.

이식당은꽤인테리어가잘되어있는데

페루여행중에서느낀것은

페루의생활수준은그리높은편은아니지만

아무래도이곳이세계적으로알려진관광지역인지라

서비스업이잘발달되었고

다녀본식당의음식맛들도맛있었고,

모든것들이괜찮았다는것입니다.

와이나픽추로가는첫버스를타기위하여

새벽세시에일어나

호텔에서아침식사를든든히하였지만,

와이나픽추정상까지올라갔다왔기에

매우시장하였습니다.

음식이나오기를기다리는동안시원한맥주를마시면서

이번페루여행의잉카문명에서느꼈던생각들을

친구와나누었습니다.

식당을나와아구아스칼리엔테스를여유롭게걸어다니며

이곳저곳을구경하면서간곳은

야외온천이었습니다.

페루의11월은봄이시작되는때입니다.

그래서봄빛이감도는마추픽추를보겠다고

11월에이곳에왔던것이지요.

길가에는열대림의울창한나무도많이있었지만

산속에있는온천장을찾아가는길은

아기자기한식물들이초록으로자라나고있었습니다.

지리적으로참오기어려웠던페루.

이곳에올때에는애리조나피닠스공항에서새벽에출발하여

텍사스휴스톤에서비행기를갈아타고

페루의리마에자정무렵에도착하여

리마공항의호텔에서하룻밤을자야만했지요.

다음날아침일찍리마에서쿠스코로가는비행기를탄다음

쿠스코에서도하룻밤을지내면서고산증세로힘들어했고

그다음날아침6시40분에출발하는페루레일을타고

이곳아구아스칼리엔테스에왔던여행일정이었으니

꽉찬일정에다가힘든여정이었습니다.

이곳에서온천장입장료를지불하고

수영복과타올을빌렸습니다.

온천장은산과산사이의계곡에있었습니다.

주위에있던사람들을얼추둘러보니

대부분이타국에서온관광객처럼보였습니다.

이곳까지오는길이힘든여정이긴하였지만

오랜세월동안그렇게오고싶었던남미의페루에와서

잉카의남은유산인마추픽추를하루동안돌아보고

그다음날에는

마추픽추를감싸듯이서있는와이나픽추정상까지하이킹을한후라

내마음은흡족하였고

날아갈듯행복하였습니다.

게다가저는지금

아구아스칼리엔테스의야외온천물에몸을담그고

달콤한휴식을취하고있지않습니까?

따사로운햇살아래

적당히알맞은온도의온천물속에서

기분좋게즐겼습니다.

햇살과

바람과

맑은하늘아래

저멀리보이는산의멋스러움과

맑은산속의공기를.

쿠스코로돌아가는페루레일을타기전까지시간이남아있어

저녁식사를한곳입니다.

역시내가앉은뒤쪽으로는

우르밤바강이계곡에쌓여있는바위들에부딫치며

우렁찬물소리를내며흐르고있습니다.

저자리에앉아마시던커피맛도좋았고

흐르는강물소리도시원하게들렸는데

아구아스칼리엔테스에서이틀을머무른시간들이

모두편안하고

즐거웠습니다.

기차정거장까지천천히걸어가는동안

내눈을확끌어당기던한어린소녀가있었습니다.

참이상하더군요.

저어린소녀를보는순간,

뜬금없이내유년의시절이떠올랐거든요.

한참을서서

저소녀의하는양을바라보았습니다.

저는저만한나이부터서울의인왕산산중턱에서자라났었습니다.

부모님께서아이들을잘키워보겠다고

농사짓던시골에서올라와자리를잡은곳이

바로인왕산중턱이었거든요.

어렸으니까힘들었다는기억은하나도없지만,

어렴풋하게떠오르는것은

그리풍족한생활은아니었지만

부모님의사랑을많이받고자라났던기억은많이있습니다.

여행길의낯선장소에서문득찾아들었던

어린시절의기억은

때론내삶의활력소가되기도합니다.

저어리고당찬소녀를보면서

내입가에는맑은미소가번졌을것입니다.

2012년11월5일

페루의아구아스칼리엔테스에서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