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봄 – 청록의 콜로라도강에 내 마음을 묻다

고모,

나는이곳이그저좋아요.

그래서이곳을지날때면

꼭이다리위를거닐어요.

특별한이유는없지만

그냥지나치고싶지않은게

이유이지요.

저것은버밀리언클리프스라고해요.

그저붉은흙처럼보이지만,

이자리에서서바라보는것만으로도

저에게얼마나큰힘으로

저를치유해주는지모르시죠?

이곳에서보이는것은

광활한평야,

그리고하늘,

구름,

붉은캐년.

유유히흐르는콜로라도강.

타는듯한태양아래

그저가만히이다리위에서서

무심히흐르는저강물을바라다보곤했어요.

저멀리콜로라도주에서부터시작해서

유타주를거쳐

참으로긴긴길을

유유히흘러내려온저강.

파란하늘,

깍아지른붉은캐년,

짙은청록색의콜로라도강물,

바람도자고있는지사방은깊은정적뿐인

이절묘한조화.

그순간은

뭐라고말해야할련지.

모든자연의합일점이되는순간이랄까,

아님,

사랑의절정이라고할까.

끝없이긴시간속으로침잠하는듯하기도하고

지금이순간숨을쉬고있음에의감사함속에있기도하고.

고모는운이좋은가봐요.

저는지금까지이다리위에선것이

열번도더되는데

저렇게짙은청록색의콜로라도강을본것은

수년전딱한번이었는데,

고모는오늘첨이곳에섰는데도

저렇게아름다운강물색을볼수있었으니까요.

고모,

저강물에

제마음을묻어도될까요?

고모가지구반대편인마카오에서

이곳까지온것도

결국은

저를위하여시간을내어주신것인데,

이제모든것을다떠내버려도될까요?

그러면

이젠자다가도울지는않겠지요?

그냥가만히있어도

눈물이줄줄흘러내리지는않겠지요?

모든것을다떠내버릴수있다면요.

이여행의바램도

결국은그런것이포함되어있지않았던가요?

2015년3월31일(화)

여행일곱쨋날에

애리조나의나바호브릿지에서

느티나무

GraciasALaVida(인생이여고마워요)

인생이여고마워요.이렇게많은혜택을주어서

나에게준두개의밝은별그것을열면

혹과백을분명히구별할수있으니까

높은하늘깊이별들이보이고

그리고군중속에내가사랑하는사람이있네요


인생이여고마워요.이렇게많은혜택을주어서

나에게준귀로전부새겨넣게되는

밤과낮의귀뚜라미와카나리아소리

망치소리와물레방아소리,공사장소리와소낙비소리

그리고마음깊이사랑하는상냥한사람의목소리


인생이여고마워요.이렇게많은혜택을주어서

나에게소리와글자를주어서

내가생각하고사랑하는사람들에게

고할수있는언어를주어서

어머니친구형제그리고내가사랑하고있는

사람의영혼의길을비춰줄빛을주어서


인생이여고마워요.이렇게많은혜택을주어서

두발을주어걸을수있게해주어서

덕택에나는거리나진흙길을걷고

해변과사막과산과벌판을그리고그이의집,그이의거리

또한그이집의뜰을걸을수있어서


인생이여고마워요.이렇게많은혜택을주어서

힘차게뛰는심장을주어서

인간의두뇌가이룩한성과를보며

선이악에서멀리떨어져있는것을보게해주어서

그이의맑은눈깊은곳에내시선이가닿게해주어서


인생이여고마워요.이렇게많은혜택을주어서

웃음을주고눈물을주어서덕분에행복과슬픔이구별되고

그두개가내가노래를만드는재료

당신들의노래,그것도같은노래,모두의노래

그것은내자신의노래,인생이여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