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안에서알게된마리데레사자매님께,
제가마리데레사자매님을처음본것은
2011년9월에시작한예비자교리반에서였습니다.
신부님께서강의를하셨지만
신부님께서타주에가실때엔제가강의를했었는데
마리데레사자매는그큰눈으로나를쳐다보며강의에열중하였습니다.
부부가같이예비자교리반에있었는데두사람이얼마나열심이었냐면,
그당시예비자교리반전원에게다음해인4월부활성야때세례식이있기전까지
마르코복음성서필사를하라는숙제를내주었는데
두달이조금지나자마르코복음을다썻다고제게성서필사한노트를가져다보여주었었고
6개월간의예비자교리반이끝날때까지매주빠지지않고출석할정도로
충실하고성실하게교리공부를받고세례를받았습니다.
세례를받자마자기다렸다는듯이부부는바로레지오마리애라는신심단체에입단하였고
매주평일미사도빠지지않고참례하였습니다.
수요일에는부부가각각따로하고있는세탁소일이끝난후에성당에와서
미사참례를하고집으로돌아갔고
목요일에는미사후에부부는레지오회합에들어갔습니다.
물론주일에도미사시간보다일찍나와조용히성체조배하고있는것을종종보았습니다.
그러던중에제대회에서봉사하고있던한자매가서울로이사를갔고
저는새로운봉사자를찿고있었는데
어느날목요일평일미사준비를하고있던저에게마리데레사자매님이다가와말하였습니다.
"전례부장님,제가제대회에서일하고싶은데나이가많아서안될까요?아니면세례받은지얼마되지않아
모르는게많아서자격이안될까요?저는더나이가들기전에꼭이일을해보고싶어요.
그리고이번기회를놓치면앞으로는이런기회가없을것같아서이렇게말씀드려요."
네…하느님의일을하려면이렇게적극적이어야합니다.
지금도예수님은문밖에서서내가문을열어주기만을기다리고계시지요.
그렇게해서제대회에들어온마리데레사자매님에게
목요일평일미사는혼자서준비하고
주일미사는데레사자매님과같이하라고부탁하였습니다.
아무것도모르니어떻게해야하는지가르켜달라고하는마리데레사자매님에게말했습니다.
"제의방에는신부님이머무르는곳이니몸조심,말조심,행동을조심하면되고,
신자들이있는데서미사준비한다고제단위를걸어다니는것은보기가좋지않으니
늦어도미사시작한시간전에성당에와서미사준비를하면좋겠다.
또나는제의방에들어오면먼저손을씻고,제의옷장앞에있는십자가앞에서준비기도를하는데
부족한제손으로신성한제구를만지며미사준비를하고,사제가입을수있도록거룩한제의를만져
준비할수있게하여주셔셔감사하다는기도를하는데자매님도그렇게해보라…"고말했습니다.
저도평일미사때에는퇴근하고성당에일찍오는편인데
제의방에들어가려다가마리데레사자매님이미사준비하기전에
제의방의십자가앞에서두손을모으고고개를숙인자세로기도하는모습을여러번보았습니다.
그모습이경건하고어린아이처럼순진하게만보여
제가보아도이쁜데하느님이보시기에는얼마나이뻣을까요?
56살의마리데레사자매님이마치6살의어린아이처럼느껴졌습니다.
그렇게미사준비를한다음에는잠시이층으로올라가
성체조배실옆의여자화장실청소를하고내려오기도합니다.
레지오마리애의활당일을하는것이지요.
그리곤미사참례하러교우들이오기전까지
이성전안에서우리둘은조용히앉아성체조배를하기도하고
어떤때는소곤소곤이야기를나누기도했습니다.
아,지금돌이켜보니다시돌아올수없는그시간들이얼마나애뜻한지요.
마리데레사자매님에게는열정이있었습니다.
하느님에대한패션이있었습니다.
하느님의사랑을알게되었고,그하느님께한걸음더가까이다가가기위해
나름대로충실한시간을보냈습니다.
그리고기쁜마음으로봉사하였습니다.
자매님은남을배려하는마음이컸었고,남에게베풀려고노력하였습니다.
게다가손끝이야무져음식도맛있게만들고바느질솜씨도좋았습니다.
지난6월중순,
병원에서폐암4기란진단을받은후주일날아침처음마리데레사를만났을때,
제의방에서마리데레사자매님을꼭안아주는데
저는참을려고했는데도그냥뜨거운눈물이흘러나왔습니다.
그러자마리데레사자매님은저를안은손에힘을주면서,
"전례부장님,저괜찮아요.저아무렇지않아요.저도울지않는데부장님이왜우세요.
의사가먼저약으로치료할꺼래요.괜찮아질꺼래요…."
그러면서한가지부탁이있다고하였습니다.
자기가할수있을때까지제대회일을하고싶은데,괜찮냐는것이었습니다.
저는다시한번마리데레사자매님을안아주면서그러라고했었지만
그후,채한달도되지않아마리데레사자매님은집에서나올수없게되었습니다.
지난번마리데레사자매님의집에갔었을때
앙상하게마른자매님의두팔과다리,허벅지등을안마해주곤다음에또올께요…했었는데
자매님은기다려주지않고바삐떠났습니다.
마리데레사자매님이투병생활을하는동안
성당의많은형제자매님들께서마리데레사를위하여기도해주고
집안의여자가누어있으니남편과두아들을위해음식봉사를많이해주것을알고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마리데레사자매님을통해서
위로하고나누고베푸는사랑의힘이얼마나큰것인지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그날밤호스피스병원에서,
고통으로몸을제대로가누지못할정도로침대위에서이리저리뒹굴며힘들어하다가도
종부성사를주러신부님께서오셨다는말에
똑바로침대위에앉아종부성사를받고성체까지영하였다는말에
저도모르게’하느님,감사합니다.’하는기도가나왔습니다.
마리데레사자매님,
이성전에들어오면곳곳에서자매님을느껴요.
미사준비하러제단위에서종종걸음걷던모습이며,
주일날에는미사준비후에안내센터에앉아미사지향받던모습이며,
제대회일로전화를하면’네,부장님..’하면서어린아이처럼안겨들던목소리며….
자매님과내가만난시간은몇년되지않지만
자매님의열정과투철한책임감과따뜻한마음은제가슴속에살아있을꺼예요.
그리고마리데레사의육신은지금이곳에있지만
자매님의영은하늘나라에서나를내려다보며웃고있을지도모르겠네요.
열성을다하여헌신하고봉사하며기도생활에충실하였던마리데레사자매님,
자매님은너무빨리하느님곁으로떠나갔지만,
투병생활을하는동안모든준비를잘하고가셔셔
깊은슬픔가운데에서도부럽기도합니다.
이세상소풍마치고먼길떠나기전에종부성사를받고,성체를영하는축복을받고
맑은정신으로사랑하는남편과
저렇게헌칠하게잘키운두아들과인사하고
주위에있던형제자매님들의기도속에서하느님곁으로갔으니까요.
우리그리스도인에게는
죽음이삶의끝이아니라
영원한생명의시작임을굳게믿고있으니
언젠가는주님안에서다시만나리라는희망을가집니다.
그때까지,안녕.
2014년10월25일.
이클라우디아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