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 종주(13) Bright Angel Trail

GrandCanyonRimtoRimDay4

"나는은하수로춤추러갈거예요.

그곳에서노래하고춤추며놀거예요"

삶과죽음에관한한모든이들의교사로불렸던엘리자베스퀴블러로스.

죽음에대한세상의생각을바꿔놓은여인.

평생을바쳐죽음을앞둔사람들의가슴속이야기에귀를기울여

최초로호스피스운동을시작한

의사이며,사상가였던그녀가

자신에게다가오는죽음을느끼며그렇게말했습니다.

그녀가춤추러가겠다던그은하수,

칠흙처럼어둔밤하늘에수많은별들과함께흐르던은하수,

그녀가노래하던은하수를

이곳그랜드캐년계곡깊숙한곳에서매일밤보면서

나역시,

나의삶과죽음에관하여생각해보았었지요.

그리고어김없이,

이곳에서의마지막아침이밝아왔고,

길위에있는동안참으로아무런생각없이

그저현재의순간순간을즐겼던시간은잡을새없이흘러가버렸습니다.

IndianGardenCampground에서정상인BrightAngelTrailhead까지는

거리가4.5마일(7.24Km)이며

높이로는해발3,800피트에서해발6,860피트가됩니다.

이사진을보면높이야얼마되지않지만

길이가파른계곡이라

지그재그로스위치백이꽤있어서거리가조금됩니다.

우리가걸을BrightAngelTrail은

그랜드캐년에서가장인기있는트레일입니다.

든든하게아침을먹고

뜨거운커피까지마신후

모든쓰레기는모아서배낭에넣은다음에

아침7시35분에출발하였습니다.

저위까지약4시간30분동안걸려올라갈예정이라하는데

up은,저한테는정말힘든길입니다.

올라갈수야있겠지만,

도저히그시간에걸어올라갈자신은없었거든요.

그래도해봐야겠지요.-,-::

8시15분입니다.

8시49분입니다.

시간이지날수록햇살이계곡으로스며들어와

그늘이줄어들고있습니다.

저만치가는실처럼보이는길이

어젯저녁일몰을보러갔었던플랫토우포인트로가는길입니다.

그길끝의계곡아래협곡사이로는

콜로라도강이흐르고있지요.

IndianGardenCampground가있는곳에는

무성한CottonwoodTree가있습니다.

9시14분입니다.

10시10분입니다.

올라오기시작한지약3시간이채안되었네요.

이쯤에서쉴때저는배낭을맨채로넓직한바위위로걍누워버렸습니다.

그렇게잠시쉰다음에바위에기대어에너지바를먹고있는데

그런내모습이하도안돼어보였는지캐나다에서온Ron이조심스럽게말합니다.

내배낭의짐을조금꺼내어자기가지고가겠다고….^^

저는웃으며말했습니다.

노.아이원투피닛쉬마이잡.

그러다멋진광경을봅니다.

저위의붉은암석사이로놓여있는트레일에는

노새를타고내려오는사람들의무리가있고,

그아래트레일위로는하이커들이걷고있습니다.

저풍광을보자다시힘이솟습니다.

오케이…기운내자…나도할수있어.

음…내다리에힘빠지고나서도저아래로내려가고싶어지면

이사람들처럼노새를타고가야지…

이렇게갈려면약1년전에예약을해야만합니다.

노새의맨앞과맨뒤에는

이노새를이끄는사람들인데,

맨뒤에가던이사람의전체적인분위기가아주좋습니다.

뒷모습도멋있지않아요?

마치서부영화에나오는한장면같습니다.

11시17분입니다.

여기서부터는온몸의힘이빠지고

내두팔과두발이다떨립니다.

그래도저만치앞서가는친구한테표시내지않고

스틱에의지한채천천히걸어올라갑니다.

뒤따라오던가이드JP가말합니다.

언제가는이길을8시간정도걸려서올라왔다고.

왜?

음..한사람이무릎에이상이생겨서그랬어.

아,그사람정말힘들었겠구나.

나는가끔씩속으로주님의기도와성모송을드리며걷습니다.

정말로힘이들때는걸어올라온길을내려다보며

소리내어기도를드립니다.

그리곤주문처럼혼자말합니다.

나는할수있어.

11시55분.

드디어다올라왔습니다.

나는무엇보다도시간안에올라왔다는것이기뻐

팔짝팔짝뛰면서

제친구와하이파이브를하였습니다.

물론Ron과도하이파이브를하였구요.

창조적인즐거움을아시나요?

고요히기도한뒤촛불을끌때얻는즐거움,

가파른계곡을올라와정상에서맛보는상쾌한바람의즐거움,

텃밭을가꾼뒤거기에서얻은채소나과일을이웃과나누며

그들의미소를바라보는즐거움,

어려운사람을도와준뒤돌아가는길에우러나오는즐거움등등,

이러한즐거움은오래지속되며,

나와다른이들에게도힘을주지요.

저,

그래서모든것에감사합니다.

앞으로도이러한즐거움을지속할수있으니까요.

그리고,

제친구와

저랑같이걸었던Ron,Diane,또Ron의아들.

다음에는요세미티에서다시만나자고우리한테말하던,가이드JP

모두모두

내삶의한페이지에서빛날사람들입니다.

그리고전이들과함께걸으며

순간을함께하였던그모든것들을

잊지못할꺼예요.

2013년11월3일(일)

그랜드캐년종주마지막날에

BrightAngelTrail을걸으면서

느티나무

[이상으로그랜드캐년림투림이야기를모두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