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여성봉을 타고(2005/04/11)

[그날여성봉을오르고내린후피로했는지며칠을쉬다가오늘은산행을하려했더니아직시원치않은몸,어디조금아프다고하면옆지기의짜증은뻔한일이라그러지도못하고그저세월이약이겟거니,하다가오늘에야사진도정리하면서거기에곁드려서후기아닌늣기를올립니다]

산행을하는아침은언제나즐겁다.

집을나서니아파트의정원에핀목련이화사하고

개나리는벌써꽃잎을떨어트린다

뉘라서화무십일홍이라했던가

떨어진꽃가루속에서

또한번세월의무상함을보면서

만나기로한구파밭행의지하철탄다.

고속터미널역에서의일이다

어디서봄직한미인한분이배낭을메고

슬쩍지나며곁눈질이다.

육감이라는것은이상하다.

나도무엔가는느낌을받은것같은데하면서도

시간을보니조금늣을것같아조바심이다.

마침도착한열차를보면서힐끔처다본안내판에서

다음열차가구파밭행이랜다.

까짓조금늣으면어떠랴

가면서정거장숫자세는것보다도

눈이라도붙이며느긋하게가지!하면서다음열차를탄다

가면서도영마음이안정되지않는것이

아까의여인이다.

그사람도아마북한산을가는가보다하는생각이스친다.

마침내도착한구파밭

출구를나서니친구들이반갑게맞는다.

아~

바로그때그여인이

그여인일줄이야

다그치는질문에게면쩍기만하다

그렇게우리는송추계곡에닿았는데.

입구에서기다리는손님들이있었다

다름아닌알에서막나온올챙이들..

그때생각이

아~오늘이

여성봉을오르는날이란것에새로와진다.

봄,여성,개구리,개구리알,올챙이,

이렇게여성적생각들이스라이드지나가듯스친다

올챙이들을관찰하면서우리는다시발길을옮긴다

(오봉)

(사패산)

앞을보니멀리에서

오봉이손짓하여

어서오라하고

뒤를보니

사패산이또한

이리오라한다..

얼마를걸었을까?

약4~50분경과한즈음에

"여성봉"을만난다.

이미앞서간사람들이진을치고있어머믓대는데

바로그밑에있는바위의틈에서

자란소나무를발견한다.

양쪽으로는허벅지같이생긴바위의틈에서

조그마한수풀을이루면서사는데

무엇을먹고저리끈질기게사는걸까?

여기가여성봉이라는

선입견이발동하기시작한다

(여성봉)

위를보니그제야사람들이정리되는듯싶어

여성봉의진면을볼수있었다.

글로서설명하기보다는

눈으로관찰함이더낳은것같다.

어떻게설명을하나?

여성분에게설명을하자니

성폭력이라는용어가생각나고

같이간동료와눈치를보며

귓속말을해대고는웃는다

다만조금아쉬운것은

지나가는등산객의말대로

오늘이비온직후이던가비오는날이었다면

저바위사이로실개울처럼물이흐르고있을텐데..

하는엉뚱한생각을해본다

(여성봉의좌측봉)

무엇에놀란것도아닌데

서둘러눈길을좌측으로하니

흡사큰강아지가

먼산을바라보면서

사념에빠저있는형상이다

저녀석은

무얼그리바라보고있는걸까?

마치시름을놓고그리움에

침잠하고있는듯하다

우리는다시오봉을향하여

발걸음을재촉하는데

중간에있는이름모를바위는

도포를입은

웬스님같은자세로

우리를물끄러미내려보고있었고

(오봉)

그렇게우리는걷고걸어

마침내오봉에다다른다.

우리일행을리드하고있는

리더의말에의하면

오봉은"산악/등반학교"에서도

마지막으로능력을

점검하는험준한곳이란다.

나같은초딩은이말에흠칫하며아래를보니과연험하다.

자일이며온갖등산장비를동워해야오를수있겟다

아예욕심을내지말아야지한다.

(황소궁둥이바위-내가지은것-)

오봉을뒤로하여

우리는다시산행을시작하는데

중간에또이상한바위를맞난다.

나와동료한분과지은이름이

"황소궁둥이바위"라명명해둔다.

위의사진에서

황소귀를잡아당기고있는분들이일행들의후미이다.

이제는허기가질때가되었나보다.

자꾸입이마르다.

준비한물은바닥이난것같고

다른사람에게물얻어먹기도그렇고

서둘러자리를펴고앉아점심을한다

지고온막걸리를내어놓는다

도중에라도이걸먼저먹었어야하는데.

서둘러꿀꺽꿀꺽넘긴다

목구멍을타고내려가는감촉이일품이다

소찬이라도대식하면되지

우리는서둘러먹어댄다

(젖꼭지바위-내가붙인이름??)

참오늘은이상한날이다

애초에산행을할때부터

목표가

여성바위라서그런지

묘한바위들만보인다

서둘러내려오느라정신없는데

앞서간동료가발길을멈추더니

손가락으로가르친곳이이바위다

원래의모양은아래것인데

위의사진은

여기에올리면서방향을전환해서올린다.

참으로풍만한바위다

저런그림을보면포근한느낌을받는것은

오로지나만은아니리라..

이제는배도채뒀겟다

다시하신길을재촉한다.

이사진은원래는좌측으로세워있어야한다

그러나오늘의산행주제에맞게

위로돌려보았는데

꼭지가있는바위가둥그스럼하였으면하는

아쉬움이떠나지를않는다.

(하산길)

다시하산길을서두른다

오늘우리일행은

다섯명의단출한식구들이다

산행이어디사람이많다고좋은것도아니요

적다고나쁜것도아니다

그저마음을나눌수있는사람끼리모여서

즐거운인생살이를즐기면되는것이아닌가?

이제오늘산행의대미를장식하는

송추계곡에다다른다.

송추계곡은내가한창젊었을때에는

간첩을잡겠다고수시로들락인적도있고

이일대에주둔하였을때에는

로맨스도만듬직하였지만

그러지못해아쉬웠었는데..

수많은세월그림자를지나고다시보니

감회가새롭다.

그중간에서조그만폭포를만났는데..

얼음과눈이녹아서인지

제법계곡물이소리를내면서흐른다.

그중의한곳이눈에들어가만히보니

아지얼음이녹지않고바위에붙어있는데

모습이긴머리를바람에날리고있는여성을닮았다

저여인은무슨생각으로

이렇게가는세월을붙잡고놓지를않는가?

가서쓰다듬어주고도싶은데..

저아래에서부르는소리가있어

발길을돌려야했다

공연히저여인생각에골몰한것을

저사람들에게들킨것같아냅다뛴다

송추계곡에는

유난히폭포가많다.

조그만폭포를지나면또나타나고

조금큰폭포를지나면또나타난다

계곡이왼통폭포의연속이다.

이렇게우리는오늘의산행은

서서히마무리하고있었는데

차를세워둔곳에도착하여.

오늘의이벤트인"쑥"캐기가시작된다.

아직쑤이어려서큰수확은기대하지는않았지만

함께간여인들의쑥캐는모습이곱다.

쑥을뜯다가

내눈에비친것이무당벌레한마리

온겨울을어디에서월동하였는지

아직움직임이둔하다

살금살금가까이에가서

한컷을찍고는마른풀을덮어준다

이렇게

오늘의산행을마무리하면서

동료들의차에분승하여

구파밭역에도착한다.

우리는간단히오늘의이야기를

생맥주에실어목구멍으로넘긴다.

구파밭역으로들어서는데

맞은편의수목사이로하늘이파아랗다.

두둥실뜬구름도잘가라고손짓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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