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들꽃

모가비
안개낀들녘에서면
물안개머금고피는들꽃



비오면비맞으며
바람불면부는대로

오라기한겹걸치지않은채
꼿꼿이하늘보며자라는
거만한들꽃


한계절이지나면사라저갈
오직한줄기목슴을이어가는
어리석은들꽃


그래그렇게사는거야
살다가가는것이야
너와내가무에그리다르더냐

안개에묻혀걸어왔다가
노을에묻혀그렇게가는
너와내가무에그리다르더냐
단한번의천둥소리에도
단한번의번개불에도화들짝놀라는
너와내가무에그리다르더냐

그리하여결국은
바람결에흐트러저야하는
너와내가무에그리다르더냐
언제나처럼그곳에서서
비바람불면온몸으로맞으며
그렇게사는것을


그리하여걸어온길을밀어보내고
보이지않는길을홀홀이가야하는
너와내가무에그리다르더냐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