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눈 –

<첫눈>

밤샌기다림

다시보는아침들녘

흰띄두른논둑길

잎떨쿤나무

면사포에귀고리

세월과짝짓기

(2002/11/17)

"첫눈오는날만나자"

이것은정호승님의에세이집제목입니다.

아침에잠시내리던눈이비로변하여내리는군요..
이런날엔눈이제격인데..

눈이오는날,..특히첫눈이오는날은느낌이달라짐을봄니다.
봄,여름,가을이서서히우리곁에오는모습과는달리첫눈온날의아침에
바라보는세상은
"하루아침에변해버린세월모습"으로닥아와또다른인생의꿈을꾸게되기
때문이아닐까합니다.

여름내푸름을자랑하던나뭇잎새들…
깊어가는가을과함께어느덧낙엽되어누어버린모습…
그마저탈색되어초췌한모습을볼때의을씨녕스런느낌들..
그리하여…..첫눈이내린날아침에보는세상,,
눈이내리면서포근히세월을감싸주는모습으로보이기때문인지도모릅니다.

몇해전나는광주의금남로를헤매이며살았던적이있습니다.
그곳에는원각사라는절(포교당)이있는데서점을같이경영하고있습니다.
시간있으면,..시간이남으면…들러서서가의책을뒤적이곤했는데.
마침이제목의책을사서읽은기억이있어오랫만에책장을뒤적여이책을찾
아내었습니다.첫장을펴보니그때의기억이새롭습니다.

나는오래전부터책을살때면전문서적은간단히구입한날짜만기록하지만
에세이나,시,소설쪽의책을사면첫장을넘기기전에그책을사게된동기..등
을적어놓는습관이있어서….이제다시꺼내어보니그책의첫장에는아래와
같이써놓았군요^^

………………

-아주어린시절
동화책이무척이나읽고싶었던때….
우리학교에서유일하게
동화책들을모아서교실에두고아이들에게읽도록하던..
4학년2반의창문을얼마나기우렸던가?

그런시절에..
우리는곧잘첫눈이내렸으면하였었고..

눈위에찍힌발자욱을따라어딘가로훌훌떠나고싶었고
어린왕자와공주가흰눈위에서만나는꿈도꾸었고..

그렇게눈발날리는숲길을마차타고달리는그림이
환영(幻影)으로닥아오곤했었는데..

그리고는아랫마을"숙"이에게
"우리첫눈오는날만나자.."라고하고싶었는데..

오늘뿌우연하늘…
곧첫눈이라도날릴것같은날

금남로의한켠..
원각사책방에서이책을산다…

(1997/10/27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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