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 비(竹毘) –

-죽비(竹毘)-

참새한마리

휘젓고떠난산사

허공가르는소리

산사의오후는항상고즈넉하다

뒷굼치를들고살금살금찾아

일주문을들어서지만

발자국소리가진동한다

담장한겹둘러친바깥은

등산객의발소리요란하고

무에그리할말들이많은지

왁자지걸한소음이길을메워도

사천왕이버티고선경내는

바람마저조심스럽다.

뜬금없이나타난참새

느닷없이나타난들새

한바탕휘젓고간후의산사

다시깊은침묵에쌓인다.

깊은심연을헤어나오는날의

세상은또어떻게변할지

풍경만이알고있는듯

댕그랑거리며끊임없이

무신호를보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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