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 –

-술-

차가운겨울
듣고,보고,생각하며

타는장작불


잔에담은달
홍시닮은너의얼굴
비처진내얼굴

밤새얼린샘
목마름녹이는물
태우는세월

술먹지마자하고중한맹세하엿드니
잔잡고굽어보니맹세둥둥술에떳다
아이야잔가득부어라맹세풀이하리라.
(지은이미상)

년말연시를지나면서술과친한사람들이많았습니다,그것도대통령선거를지
난후부터부쩍많았는데이제한고비는넘은것같습니다
술은그것자체가나쁜것은아닐지라도남용하거나오용하면해악이라는말
은내어렸을적부터익히들어온격언으로아직까지지켜야된다는강박관념
으로살아가기는하지만,술이란물은여러가지로사람이살아가는데귀한경
고를하는가봄니다.

내가잘다니는길인강남의카페골목이나,젊음이일렁대는골목길을걷다보
면훅은술에취한사람도.술에젓은사람도,술에먹힌사람도목격하게됩
니다.그런데다같은공통점은술을먹었다는것입니다.다같은공통점은자네
술이과한것아니냐?고하면절대나는술에먹히는사람은아니라고들하는
것입니다.그런데이상한것은술을마신사람을보는나도역시술을마실때
면그런한계를구분하지는못한다는것입니다.

나자신도술이라고하면말술을마다하지않았으나점점나이가들면서는술
을줄기는쪽으로변하는것을봅니다.
얼마전까지만하더라도술은마시는것이요,취하는것으로알았는데.이제는
酒觀을생각하면서술에대한정의도그럴듯하게내세우면서허드레를떠는
것을보면세월도많이흘렀는가봄니다.

오늘도나는친구와더불어예의그골목길끄트머리에있는감자탕집을찾아결
론도없는이야기로노닐다가들어오는길입니다.
오늘그친구와이야기하였던술의정의는어찌보면평범한지는모르겠으나사
실은우리들에게는새로운발견이라고능청을떨수있는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왜술을마실까?술이좋아서마시고있을까?정말술이아니면취할
것이없기때문일까?술이아니면인간사를이야기할재미가없는것일까?

나는친구와이야기하면서술은너와나를엮는중신아비라고주절대고있었습
니다.술이란그것을활용하기에따라인생의할력을주는것이지절대해악을
주는것은아니라고변호하고있었습니다.

술을같이하면서서로간에술잔에따라주는마음은사실은순수한것입니다
술을따르면서욕하는사람은없읍니다.술을따르면서우리는흔히"자술이나
한잔하자"라고합니다.그런말속에는우리버거운삶을이야기하느니술한
잔으로모든것을잊어버리자는숨은말이있습니다,술을따루어주면서건네
는말중에또하나는"한잔더.."하라는것이있습니다.그런말속에는"자내
가너에게줄것이뭬있겠느냐..이렇게주고받는기쁨밖에또있겠느냐"하는
속뜻이있습니다.그리고술을따르면서두손으로따르는모양새속에는"너를
위하여"라는의기투합이속마음이함께있는것임을알수있습니다.

사실사람을취하게하는술..그것은"필요선"이면서"필요악"일런지는모르
나적어도소주잔에따루어진술을보면서나는내가살아온길이담겨있음을
봅니다.그소주잔에어떤때는울분을담아보기도하였고,어떤때는삶의희열
을담아보기도하였고또어떤때는그곳에즐거움과함께애틋한정을함께담
아보기도한것이사실일진데이러한면에서보면술은"필요선"이라고할수
있겟습니다.다만그술을마시는사람에따라다르겠으나..

이제새해가또내앞에온것같습니다.거부할수없는시계의초침은어김없이
이순간에도내년을향해달리고있습니다.올해를보내고난년말에도나는어
김없이친구들과그감자탕을앞에놓고소주잔을기우리고있겠지요..그때는
술에대한觀이또어떻게변할지는모르겠으나당분간은이러한생각의언저리에
서맴돌고있을것이라생각해봄니다.(200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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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배-천격화를벗어나려면술문화부터/오두 연말연시에소주를마실기회가몇번있었습니다.그런데맥주나양주보다소주는그이튿날뒤끝이가장애매모호한감이있었습니다.앞으로소주돗수제한을없앤다고했는데그것은소주돗수를올리는것을전제로하고있습니다.

한국의어느학자가어느중국학자에게술한잔하자는말을책에서말했는데그대답인즉’한국술은세지도않기때문에겁날것없다’는조로은근히빼갈돗수를자랑하는듯한발언을하는것을보았습니다.

술은돗수가센것으로마시되많이마시지않는것이좋다고생각해봅니다.우리나라사람들의’소주마시기’는그돗수문제가아니라’펑퍼짐하게늘어붙어거나하게퍼질러지는술버릇’그것이’깔끔한돗순높은술들’보다더매너를떨어트리는면이있는것같습니다.그렇다고소주잔에오징어문화를폄하하려는것은아니지만,한국술이라면소주라는그대명사가무언가조금은다른각도로바뀌었으면하는것을말하고자한것입니다.

술과거리를멀리하더라도완전한금주는아니겠지요.모가비님과언제술자리를마련할기회까지없어지지않기를바랍니다.작가이문열의<술독을끌어안으며>는이시대의사회상을나타내는그무언가시사하는바가큰것도같습니다.

박경리이문열을1위와3위에’노벨문학상가능한작가’에넣고있는최근뉴스를보니까,대선결과에따라작위적인냄새가나는감이있었습니다.아무개를하늘높이쳐올리며’창이쌕스하는장면’을일간지연재소설에올리던것과전혀다른….요즈음방송뉴스들을보면더재미있는것들도있더군요.특정지역의뉴스가운데는연달아동정감을유발시키는그런’안타까운뉴스들’을실어준다든지..그냥좀자연스럽지못하고너무나’무위적인척하면서유위적인”’냄새가나는..

요즈음술자리에서제가가장걱정하는것은우리나라의급작스러운’천격화’현상입니다.술자리부터고상하게격상시키도록해야할것같습니다.

-건배-

술잔속내얼굴
잔부딪쳐흔들어마시기
마시기전취한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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