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에서 맞이한 “한가위”

<우면산에서맞이한"한가위">

-우면산의들꽃-

큰명절의하나인한가위

고향의성묘는지난주에이미다녀온터이고

막내라제사지낼일도없고

형제자매가외국에잇는터라

어디마땅히다녀올일도없는하루.

종일을막내녀석과집사람과

무료하게빈둥대며머물다

느즈막한시간에오른우면산

나와같은처지의사람이꽤나많은가보다.

산길을오르내리는사람들이제법많은데

뭇사람들의틈을비집고

길한켠,바위틈한켠에서

가는여름을털어내기에미련이남아서인가?

제철을맞나세월을즐기는것인가?

고개를내어밀고함초롬히반기는

풀섶의작은꽃에눈이간다.

한참을오른정싱에서한숨을돌리고

내려오는오솔길

어디서부르는소리있어

눈길을준곳에다람쥐한마리

떨어진도토리하나줒어

양손으로매만지며재주부린다

수풀속에는

빼곰히눈알굴리며

처다보던이름모를들꽃

못본척지나치는내가원망스러운듯

눈흘기기에

잠시머물어보지만

저만치앞서가는가족의

부르는소리에황급히

작별한다.

내려오는길가운데쯤에

그냥지나칠려한대성사

가족들이먼저들리는탓에

나도뭍혀서들려참배하고

예술의전당뒤를돌아내려오는길

생각해보면알듯도한이름의

꽃들이다시손짓하는데

잠시쉬면서생각해보니

장가갈날이얼마남지않은막내나

그일을걱정하는집사람은

조금전지나온절에서참배하며

무슨사연을깔고,무슨생각을햇을까?

그것이궁금해진다..

"예술의전당"에있는"서예관"을

스치면서눈에들어오는풍경

유리창에비친

또다른세상의그림속에서

나를발견하고다시발걸음을멈춘다

그래

평범한생을사는우리들이

무에그리거창히서원할것이있었겠느냐?

가족이라는울타리에살아가는

우리들의이야기들과함께

큰녀석,내외에게서곧태어날손자녀석

그리고날받아놓은둘째들을위해

서원했으려니짐작하고만다.

산책길을내려와

육교를건너큰길가를걷느는데

조금전지나온산능선위로

우리의눈을열고

보름달이얼굴을드려민다

우리는달맞이를하고있었다

우리가내려가는것을보고

뒤쫓아올라와능선위에서

우리를지긋이보고있는

한가위달

무엇이그리바빠서

그를맞이할일도잊어버리고

내달려내려온길을아쉬워하며

그제야맞이하는

한가위의달

그를뒤돌아보면서

아내에게넌지시던진한마디

"더도덜도말고한가위만같아라"라는

옛날부터의말을건네주는데

아내가시큰둥하며흘겨보는눈매에

지금이뭐가그리풍족한것이냐하는

비아냥이서리더니

이어서토라지는눈총에

어설푼웃음으로얼버무린다..

마음은미래에있는것이라하니

비록풍족하지는않더라도

마음이라도풍요함을느끼자하면서

다시한번달을처다보며

돌아온오늘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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