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시]- 해 / 박두진

해/박두진

해야솟아라.해야솟아라.말갛게씻은얼굴고은해야솟아라.

산넘어산넘어서어둠을살라먹고,산넘어서밤새도록어둠을살라먹

고,이글이글앳된얼굴고은해야솟아라.


달밤이싫여,달밤이싫여,눈굴같은골짜기에달밤이싫여,아무도없는

뜰에달밤이나는싫여.

해야,고운해야.늬가오면늬가사오면,나는나는청산이좋아라.

훨훨훨깃을치는청산이좋아라.청산이있으면홀로래도좋아라.

사슴을따라,사슴을따라,양지로양지로사슴을따라사슴을만나면사

슴과놀고.


칡범을따라,칡범을따라,칡범을만나면칡범과놀고.

해야,고운해야.해야솟아라.꿈이아니래도너를만나면,꽃도새도짐승도한자리앉아,워어이워어이모두불러한자리앉아앳되고고은날을누려보리라.

새해아침에는꼭한편의시를읽는다

시켜서하는짓도아닌데꼭시한편이생각난다.

그시가박두진의"해"이다.

매년맞이하는새해첫날아침이면습관처럼생각나는시

중학교다닐때작문책에서처음보았던시다

해맞이를한다고멀리동해안으로나서지않아도

해맞이를한다고오밤중에산을오르지않아도

이시를읽으면힘이나고,의욕이생긴다.

"어둠을살라먹고앳된얼굴"로솟아오르는해로시작하여

"꿈이아니래도너를만나면꽃도새도짐승도한자리에앉아

"워어리워어리모두불러한자리에앉아앳되고고운날을누려보리라."라는

글을읽으면힘이난다,

훗날에내가앉아서누려야할고운날들을위해서

현재를살아가는고단함은사라지고그날의모습을그릴수있기때문이다

어느때보다도어렵게맞이한올해

올해에는잃어버린10년은잠시잊어두고

"워어리워어리모두불러한자리에앉아앳되고고운날을누려"는

모습을그려,이제까지의삶과앞으로의삶이하나되었으면좋겠다

올해에서이시는새벽에나를찾아왔다.

세모를보내면서어수선하게밤을지새우고

안개속에헤매이던꼭두새벽에

창문으로배달된"조선일보"의2면에서다시읽게된다.

-해야,고운해야.늬가오면늬가사오면,나는나는청산이좋아라.

훨훨훨깃을치는청산이좋아라.청산이있으면홀로래도좋아라.

해야,고운해야.해야솟아라.꿈이아니래도너를만나면,

······························

꽃도새도짐승도한자리앉아,

워어이워어이모두불러한자리앉아앳되고고은날을누려보리라-


RoyalPhilharmonicOrc-HookedOnMarching행진곡메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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