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이해인

호박꽃도꽃이다

<호박꽃>

-이해인-

아이를많이낳아키워서

더욱넉넉하고

따뜻한마음을지녀서

엄마같은꽃

까다롭지않아

친구가많은게야

웬만한근심걱정은

다묻어버린게야

호들갑떨지않고서도

기쁨을노래할줄아는꽃

사랑의물가득담고

어디든지뻗어가는

노오란평화여

순하디순한용서의눈빛이여

호박꽃은특이한전설을갖고있다.

옛날인도에신심이아주지극한스님이있었다.그는황금으로된대형범종하나를만들어놓고죽는것이평생의

소원이라고항상말해왔었다.그리하여열심히시주를받아서는황금종을만들기시작했다.그러나너무힘들어그

는종이채절반도만들어지기전에기력이쇠하여죽고말았다.그리고죽어서부처님앞에까지가게되었다.

부처님앞에서생전에그가종만들던일을낱낱이아뢰고그종을완성시킬때까지만이라도다시인간세상에돌

려보내달라고간청했다.그리하여그는소원대로다시이세상에환생했다.

그러나그가인간세상으로돌아와보니그가만들던종의행방은묘연했다.그동안백년세월이흘렀음을그중은미쳐알수가없었던것이다.그는바랑을메고날마다그종을찾아다녔다.그런데어느날길을가다가문득자기가만들던종과비슷하게생긴황금빛꽃이있어그줄기를따라땅속을파보니바로거기에자기가만들던황금종이묻혀있었다.그는그종을파내어다시오랜각고끝에완성시키고,어떤소리가나는가싶어쳐보았는데소리대신황금빛꽃이떨어지면서누우런황금열매가달리는것을보았다.

바로그황금빛꽃이호박꽃이고황금빛열매가호박이다.한스님의불심에감복하여부처님이그스님으로하여금범종을찾도록하기위해이용하신꽃이다.모든꽃은꽃으로서하나인데사람들이공연히예쁘고추함을분별하고예쁜것에만집착하나,부처님은사람들이알아주지않는호박꽃으로득도를돕는방편으로삼으셨다.

[출처:장광규의글한모금<야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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