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 우물가에

<앵두나무우물가에>

요즈음에피는꽃들

요놈이고놈같고

고놈이요놈같다

매화

벚나무

복숭이

살구

.

.

.

그리고

앵두

나는앵두…하면우물가를연상하게된다.

먹을과일이그리흡족하지못하던때,울타리곁이나우물가에심어놓은앵두를따먹던시절이

생각나기때문이다.

어릴적등.하교길에맞나는이웃집울타리에서있던나무에소복소복매어달린앵두를이눈치

저눈치살펴가며기회를엿보다가는후닥몇개따서입에넣으면침이절로흐르는그맛을잊지

못하기때문이기도하다.

사실그때그시절에는우리가마음놓고먹을수있는과일은별로없었다.

사과나배는제삿날에나맛보고,바나나는부잣집아이들이나사먹을수있으니"그림의떡"일뿐이었다.

그나마구하기쉬운것이앵두.벗찌,오디정도이었는데그중에인기픔목이앵두였다.

왜냐하면다른열매는먹고난후이면입술이나잇빨에물이들어쉽게표나기때문이기도하였다.

요즘에야토종이나,외국과일이나를막론하고모든것이흔해서인지

요즘아이들은우리의그시절우리의일들을일러주면건성으로듣고넘기는것을알지만

앵두,자두매실,등을이야기하면과일주담그는열매정도로생각하고귀에담지도않는것같다.

저의친구의집은경포대부근이었다.

그때그시절우리는여름이나겨울방학에는가끔가출을하였다

가출이라하는것이친구네집을돌며하루씩번가라자면서몇일을지내는것이다.

농사일이많은아이의집에가서는일도거들고,일꾼이라도두고사는아이들집에가서는

동네한바퀴구경도하면서뛰어놀기도하고그러면친구부모님들은시내친구들이왔다고

별식도차려주기일쑤였다.

만일지금아이들이그런다고하면"공부는하지않고떼지어몰려다닌다"고난리를피울어른들이지만

그시절에는우리의어른들은그렇게관대하였다.

그중한친구의집이바로경포대부근에있는"선교장"(우리는그때이통천집이라불렀씀)부근인데

그집앞에있는우물가에앵두나무두어그루가있었다,

그런데문제는앵두가아니라,그우물을같이쓰고있는이웃집에살고있는여학생이었는데

게다가우물가에서본그여학생을나의친구가좋아하게되었다는데있었다.

그런사실도알지못한우리는그여학생을화제의중심에두기도하면서씩식대며웃던기억이새롭다.

우리는그렇게세월을보내고어찌어찌하여적령기가되어하나,둘씩시집장가를가게되었는데

어느날날아온친구녀석의청첩장에서그여학생의이름을발견하고는놀랐던기억이아직도생생하다.

이런류의추억은그시절을겪은많은사람들이간직하고있겠지만

오늘앵두꽃을처다보고는갑작스레그친구가보고싶어진다,그여학생도~~~

그러면서도그동안의세월만큼이나기억도멀어저

그가어디에사는지무얼히는지도모른다는나의무심한모습을

함께투영하면서더욱안타까움을가지면서말이다.

두,어해전둘째내외와동해안을여행하는기회가있어지나치는중에

그"선교장"이TV드라마"황진이"의로케현장이었다는말을듣고찾은적이있었다.

그때에아내와아이들은선교장구경에바쁘게움직였지만

나는구경은뒤로하고그때그앵두나무우물을생각하면서눈을두리번대었는데,..

그게아니었다.

그지역일대는이미관광단지로변하여모든것이보는나로하여금이방인취급을하고있었다

앵두나무우물터는주차장으로,그친구의기와집은간데없고그자리에는00식당이되어

끝내내기억속의그예쁜앵두귀고리를걸섰던앵두나무는찾아볼을염두도내지못하였다.

다만세월의무상함만이들바람타고귀를스칠뿐이었다.

한침을이런저런생각을한연후에우리는그곳을떠났다.

이후에나는그곳을찾을수없을것같다.

고향을지키는가까운친구가그리없는탓이기도하지만어느곳을보아도옛날의그곳이아닐바에야

가슴에간직하는한폭의동양화와같은그림을생각하는것이더욱아릅다울것이기때문이다.

세상(우리나라)의변화는그속도가너무나빠른것같다.

그리고그변화는너무심한것도같습니다.

미국여행에서느낀것이지만유명한유적지나관광지는

어느곳을가더라도대부분주차장을멀리두어서걸어가게함으로

원형(자연)훼손을최소화하는듯이보였는데

우리나라는유적/사적지등을막론하고코앞에까지찻길,주차장으로메워놓으니

더욱그러한단면을보는것같아씁쓰레하다

앵두나무우물이있는정겨운고향.

이런정서는아마우리대에서끝일것같다.

아니우리나이의사람들에게도

그러한고향이서서히사라지는것이현실일수밖에없다.

내가애써부정한다고복고될수는없다.

다만우리아이들도그들나름의아름다운꿈과추억을간직할수있었으면하는바람일뿐..

이런추억역시어렷을때듣고불렀던"앵두나무처녀"란노래와연관되어

갖게되는노파심이아닐까하는생각이드는아침이다

(2009/03/30서초에서)

[출처:http://kr.blog.yahoo.com/kiharain2003/7129]

앵두나무처녀/김정애

앵두나무우물가에동네처녀바람났네
물동이호미자루나도몰래내던지고
말만들은서울로누굴찾아서
이뿐이도금순이도단봇짐을쌌다네.

석유등잔사랑방에동네총각맥풀렸네
올가을풍년가에장가들려하였건만
신부감이서울로도망갔으니
복돌이도삼돌이도단봇짐을쌌다네.

서울이라요술장이찾어갈곳못되더라
새빨간그입술에웃음파는에레나야
헛고생을말고서고향에가자
달래주는복돌이에이쁜이는울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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