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에서 단풍을 보다

수락산에서단풍을보다

매년단풍이물들어가는시기쯤이되면전국어느산이라할것도없이단풍을찾아산행인이늘어난다.

서울에서단풍이좋은곳을찾으라한다면대부분소요산이나북한산도봉산을손으로곱는이기많지만그

것도옛날말이된듯하다.사람들이건강을위해산을오르는빈도가많아지고그런탓으로지자체에서도

편리하고안전하게많이투자하여가꾼탓도있어지금은굳이어느산이단풍이최고라는말을꺼내기가

머쓱할정도라할수있게되었다.

수락산의특징은다른산과는달리계곡이그리깊지않아정상에이르는접근성이좋고그길또한다양하여

오르기쉬운곳과힘든곳의차이가그리크지를않아누구나오를수있다는것이다.그러나그외에다른

특징은도봉산이나북한산보다는달리로프를가지지않더라도적당히암벽을오르는기분도함께맛보면

서계곡의맑은물과어우러진숲이좋다는것이다

이날(24일)우리는7호선마들역을기점으로해서오르기시작하였다.이곳에사는한친구를배려하는

마음도있었지만수락산종주의기점중에한곳이기도하여정한것인데평소산에그리자주오지않는

친구가출발에서부터왜힘들게돌아가느냐며투덜대었지만입담좋은친구의농담에웃음을터트리면,

그제서야얼굴근육을풀고환한얼굴로함께한다

산을오르는사람들이좋아하는등반로는그오르는필요성따라서또는횟수에따라각기그차이가있다.

나도예외는아니어서처음에는그저뒷동산에들놀이기분이었다가,차츰강도가높아지더니요즈음에는따

로좋아하는등반로가없어젔다.적당히걸어오르고내리며적당히땀도흘리면서도중에몇군데암벽도

올라가보는곳을선호한다.그런면에서수락산은안성맞춤이다.

가을철의산행특히단풍철의산행을생각한다면능선을위주로하여종주한다는생각보다는능선과계

곡을함께볼수있는다양한코스를선택하는게좋은생각을한다.마라톤을하듯능선으로그냥행군하

면계곡의아기자기하며다양한볼거리를놓치기쉽고,반대로긴계곡으로향한다면산위에서내려다보는

웅장하고화려한세상구경을자칫빠트리기때문이다.그래서그러한지나는가을철도동산과수락산불암

산을많이찾으며힘이들어한다면서슴치않고수락산이나불암산을추천하고야유회가듯가볍게하면

서도자리펴고쉬다오고싶다면도봉산계곡을일러주곤한다.

오늘도꾸역꾸역모인인원이15명을넘는다.처음나온친구,가끔오는친구들모두가그나름의인생을

살아온흔적을새긴모습이다.요즈음의산행에서는나는묘한습관이더붙은듯하다.그것은말이점점

없어지는것이다.농지거리에익숙하지않은나이기는하지만.그래도살아온이야기,살아가는이야기,

살아갈이야기들은적당히하는편이었는데그것이차츰없어지고,그저호탕한웃음에박자를처주고,

남의이야기를들어주고,몇마디응대하는정도인것을제외하고는할말이없다는것이다.

곰곰히생각해보아도내력을알수없다.미루어짐작하면그러한버릇이혼자이시던어머님돌아가신

후인듯하기도하고아이들모두출가시키고,손자들본이후인듯하기도하고,혼자서아니면,산으로

들로싸돌아다니며이런저런생각에쓸데없이몰두하기도하는그런생활속에서자연스럽게배어난

것이아닐까하는생각이다.

하기는그렇다.나와같은나이의모든친구들이거의그러하듯무엇을다시시작한다는것도아무쓸데없

는생각이니살아온생각,남겨둘생각밖에더생각할것이무엇이있으랴…그러고보면나를포함하여

질곡의세월을지나이자리에까지온또래들거의그런것같은생각이든다.맞나는횟수가많아질수록

떠난사람도있고하여인원도점차줄어들고말들도줄어들고,요즈음은아이들이야기나손자들이야기

에도지첬을게라.아니면그러한화제들이다만일상의일들이어서더이야기할꺼리에서벗어나고그저

세월을맞이하고보내는데익숙한탓이리라치부하고생각해보면

황혼기에온다는만성피로군(?)의일종이아닌지모르겠다.

우리들의화제는주로건강에관한것이대종을이루고있다.그래서인지건강상식에관한한전문가수준을

넘는친구들이눈에띈다.산행시에는그들이산행의응급조치반이다.왜냐하면그들의배낭에각종밴드,

압박붕대.물파스그리고추가해서수지침은필수장비이니가히"응급조치반"이라해서틀린말이아닐뿐더러

동행하는모두들을에게든든함을더해준다.

다행히오늘의산행에별무리는없이이렇게산행을마칠수있었다.돌아오는길에는몇몇친구와주막거리

에서간단히뒷풀이를하고집으로돌아오는지하철에서하루를뒤돌아보면서이런생각을정리하면서돌아

온하루…다시다음주의산행을기약하며헤어진다.

단풍의색깔에취한탓이었을까?

휴대하고다니는디카와수첩에메모된올해가을의흔적도이렇게남겨지고떠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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