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의 회상:구산벌 이야기(1) / K,S Ham

<구산벌이야기(1)>

역사도그렇틋이사람사는것도과거와현재그리고미래가연결되어야하는것같다.
Plato(푸라토)의Symposium(심포지움)에나오는한이야기를볼것같으면사람이살아온과정이현재와지속적인연속성

이끊어젔을때,가버린옛일들을그리워한다는얘기가있다.내가고향을떠나서오랫동안멀리떨어저사는동안에고향

과의관계가끊어젔기에고향을더욱그리워하는지모르겟다.얼마전에고들학교의홈페이지에서최종춘후배로부터들은“擧頭望山月低頭思故鄕(머리를드니산과달이보이고,머리를굽히니옛고향생각나네.)”시한구는나를달래주는아

주적합한시였었다.

올해가을도벌써저물어가고있다.떨어진낙엽이미풍에밀려날리고정원구석마다쌓이기시작했다.정원에심어놓은

국화들이제철을맞은양아름답게피여있고시골길을가노라면미국식들국화같은엷은하늘색을닮은듯이파란색으로여

기저기피어있다.이러한광경들을볼때마다나는과거를찾아보려는생각,즉나의고향에대한향수를느끼게된다.

생각해보면옛날이야기다.마댕이(추수,마당일마당질)를마치면겨울땔감을준비해야하는계절이다.산에가서갈비(소나

무의낙엽)도긁어큰둥우리를만들어지게에지고집앞처마밑에쌓아두어야한다.숙부님께서머슴을데리고대관령밑

의한마을에가서약2~3주일동안숙식을하면서대관령중턱에올라가산떼미같이나무가지들을처서(가지치기)겨울

땔감을준비해놓으시고는하시었는데.이땔감을운반하는것은주로나의일이였다.

새벽서너시(3~4시)에일어나옷을든든히(따뜻하게)입고(껴입고)할머니와어머니가매끈한갈색함지에싸주시는햅쌀

밥과반찬들을챙긴다음,우차(소가모는달구지)를몰아대관령으로떠난다.읍사무소를지나서홍제동베랑길(언덕길)을

지나구산벌(들,평야,벌판)에들기시작하면그다음부터는소끈(고삐)을매어두면소는스스로알아서자갈길신작로

(도로)를따라간다.나는들렁(달컹)거리며소에끌려가는우차(소달구지)에누워새벽하늘에초롱초롱하게반짝이는

별들을보면서그들과대화를나누기도하고.별과별을이어가며삼각형,사각형,오각혛을그려가면서몇일전에배운기하

문제를풀기도하였고별과별을이어가며(연결)영어의철자를써가면서지난주에배운영어단어들을외우기도했다.

이때만하여도나는대학에갈형편이못되었으니어떤특정한목적이없이그저배우는것에만재미가있었던것같다.

강릉농고의교모를머리에는쓰고우차를몰고가는것이가히격에맞는다고생각하며나로써는긍지를갖고있었던

생각이난다.비록산에서땔감을구해운반하려고우차를몰고가는한소년이였으나강릉의다른어떤고등학교를

다니는학생들에비하여볼때부족함이없고시셋말로꿀릴것하나없다는자부심과나름대로의긍지를가지고있어

오히려자랑스러웠다.

새벽에대관령을향해가는중에는집에서부터두시간정도지나면왼쪽에흐르는냇물을따라펼처있는구산벌을지나

게되는데그제서야아침햇빛을받는신작로양옆의벼베어낸빈논들을보게되고길가에아침이슬에쌓여줄지어피

여있는파란들국화들을본다.성산마을의길을접어들기시작하면사춘기에접어든감성이예민해진나로써는어떤때

는삶의처량함과외로움을느끼며무엇인가알지못하는그리움에차보기도했다.서쪽으로가는높은산들이보이기시

작하면저산넘어에있을미지의세계를꿈꾸어보면서이제는잊어버린Yates(예이츠)나Rilke(릴케)의시라고생각

되는“Oncetherelivedaboy,Hethoughttomorrowwouldbebetterthantoday.Hethoughttherewouldbeabetter

worldoverthemountains.(한소년이살았었네,그는내일은오늘보다나으려니,저산넘어에는보다좋은세상이

있으려니생각하면서말일세.)”성산마을로들어서면신작로양옆기와집과양철집들그리고들판언덕위산들성이

초가지붕농가의굴뚝들이하얀아침연기를뿜어내기시작한다.그풍경은지금도때때로돌이켜보아도참으로아름

다운가을풍경들로머리에남겨있다.

세월과함께어쩔수없이먹어가는나이와더불어점점잊혀저가는옛날을생각하며Plato(푸라토)의말처럼나와끊

어고멀어지는옛날을잊지않고이어보려(continuity)는마음에서몆자적었다.지나간과거란어려움을극복하고뒤돌

아보면아름답고자랑스레느껴진다.

[주:사진①은미국펜실배니아주의해리스버그에모신모친의묘가있는공원묘지.②는필자가살고있는주택부근

의농촌풍경,③은필자의저택임]

[보탬:위글은필자인DrK,SHam(함금식)님이모교인강릉농공교동창회의홈페이지(http://www.gnng.net/)에올린

글입니다.글의배경은60년대초고등학교시절의이야기로강릉지방의사투리나그지방특유의어휘를구사하

여재미를더해주고있기때문에그대로올립니다.꼭필요한어휘는(..)에주석합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