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가 있는 풍경 속에서

장미여,너군림하는존재여

릴케

장미여,너군림하는존재여,고대사람들에겐

너는테두리가소박한꽃밭침이었지

하지만우리에겐너는셀수없이가득찬꽃

결코다함이없는대상이다.

풍요로운네모습은빛만으로이루어진

몸뚱이를옷으로겹겹이두른것같다.

그러나너의꽃잎하나하나는어떠한옷도

피하면서거부하는몸짓이다.

수백년전부터너의향기는우리에게

너의가장달콤한이름을부르게했으니

문득그이름을모른다,추측만할뿐

불러낼수있는시간에게영원한그추억만이

장미의내부

릴케

어디에이내부를감싸는

외부가있는가어떤상자위에

이처럼보드라운아마포는놓이는가

이열려진장미들의

이근심없는장미들의

내부의호수에

비추어지는것은어느하늘인가,보라

어느떨리는손으로결코

무너지지는않는다는듯,얼마나

엉성한꽃잎을엉성하게맞물리고있는가를

장미는제몸을제가

가느지못한다,수많은꽃잎이

너무나버거워서내부공간으로부터넘처나와

끝없는여름쨍쨍한나날속으로흘러들어간다.

점점탐스럽게스스호를닫는대낮속으로,

마침내온여름이하나의밤이될때까지,

꿈속의밤

꿈의노래

릴케

이노란장미꽃은

어제소년이나한테준것이네

오늘나는이장미꽃을

그소년의새무덤으로가지고가네

장미꽃잎그늘에조그만물방울이

아직방울저빛나고….

보게나

오늘은그것도눈물이네

어제는아침이슬이던것이….

(장미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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