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를 보면서
청초한코스모스는
오직하나인나의아가씨
달빛이싸늘히추운밤이면
옛소녀가못견디게그리워
코스모스핀정원으로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뚜리울음에도수줍어지고
코스모스앞에선나는
어렸을적처럼부끄러워지나니
내마음은코스모스의마음이요
코스모스의마음은내마음이다.
코스모스가피면
철둑길에
나가봐야겠습니다.
만난적이없지만
언제
헤어진적이없지만
까닭없이그리워지는
해맑은얼굴의
소녀
차창밖으로
하얀손수건을흔들며
올것만같아
코스모스가피면
철둑길에
나가봐야겠습니다.
혼자서
가만히앉아있으면
발꿈치들고다가와
눈으로
웃어줄것만같아
코스모스가피면
바람부는
철둑길에
나가봐야겠습니다.
누가
저가녀린목덜미께로
하현달한토막쯤걸어놓았나
홍역앓던막내놈
불질하던열꽃을
바람놈이사알짝얹혀논게야
역마살로떠돌던
햇볕한조각
손톱끝에아려오던
생살저린그리움도
상심한이계절에
꽃물들어내리었거니
가슴속
깊디깊은
가장자리에
비밀한연서한쪽
색실고운명주실로엮어올릴까,
속삭임도공해란다
붉은입술파르르
그속에내가앉아너를보는오늘은.
분명저길로오실게야
길섶에함초롬한기다림입니다
보고픔으로달빛을하얗게태우고
그리움은하늘가득물빛이되어도
바램을이룰수만있다면,
가냘픔엔이슬한방울도짐이되는데,
밤새워기다림도부족하신지
찾아온아침햇살에등기대어서있습니다
몸달아
기다리다
피어오른숨결
오시리라믿었더니
오시리라믿었더니
눈물로무늬진
연분홍옷고름
남겨주신노래는
아직도
맑은이슬
뜨거운그말씀
재가되겐할수없어
곱게머리빗고
고개숙이면
바람부는
가을길
노을이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