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를 보면서

코스모스/윤동주

청초한코스모스는
오직하나인나의아가씨

달빛이싸늘히추운밤이면
옛소녀가못견디게그리워
코스모스핀정원으로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뚜리울음에도수줍어지고
코스모스앞에선나는
어렸을적처럼부끄러워지나니

내마음은코스모스의마음이요
코스모스의마음은내마음이다.

코스모스가피면/손광세

코스모스가피면
철둑길에
나가봐야겠습니다.

만난적이없지만
언제
헤어진적이없지만

까닭없이그리워지는
해맑은얼굴의
소녀

차창밖으로
하얀손수건을흔들며
올것만같아

코스모스가피면
철둑길에
나가봐야겠습니다.

꽃속에묻혀있으면
혼자서
가만히앉아있으면

발꿈치들고다가와
눈으로
웃어줄것만같아

햇살이

가늘어지면
코스모스가피면

바람부는
철둑길에
나가봐야겠습니다.

코스모스/최광림

누가
저가녀린목덜미께로
하현달한토막쯤걸어놓았나

홍역앓던막내놈
불질하던열꽃을
바람놈이사알짝얹혀논게야

역마살로떠돌던
햇볕한조각
손톱끝에아려오던
생살저린그리움도
상심한이계절에
꽃물들어내리었거니

가슴속
깊디깊은
가장자리에
비밀한연서한쪽
색실고운명주실로엮어올릴까,

속삭임도공해란다
붉은입술파르르
그속에내가앉아너를보는오늘은.

코스모스/오광수

저길로오실게야
분명저길로오실게야
길섶에함초롬한기다림입니다

보고픔으로달빛을하얗게태우고
그리움은하늘가득물빛이되어도
바램을이룰수만있다면,

가냘픔엔이슬한방울도짐이되는데,
밤새워기다림도부족하신지
찾아온아침햇살에등기대어서있습니다

코스모스/이해인·

몸달아
기다리다
피어오른숨결

오시리라믿었더니
오시리라믿었더니

눈물로무늬진
연분홍옷고름

남겨주신노래는
아직도
맑은이슬

뜨거운그말씀
재가되겐할수없어

곱게머리빗고
고개숙이면

바람부는
가을길
노을이탄다.

(구리한강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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