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매미(Winter Cicada)

겨울매미(WinterCicada)

몇일전부터봄날기운이완연하다.어디선가딱따구리가봄맞을준비를하는지참나무둥지를쪼아대며먹이를찾는모습이었는데,오늘은겨울이떠나기가아쉬워투정을부리는지봄을시샘하는것인지아침부터가끔눈발이날린다.

나는지난겨울동안틈나는대로뒷산참나무를짤라장작을준비해왔다.딱히장작을준비하여야할특별한이유도없지만,잘라놓은참나무둥지들을그냥내버려두기보다는토막을내어벽나로(Fireplace)에때불을지피고도싶어서이다.내가이렇게부지런을떠는것도내손에언제든지일거리가있어야마음에안정을찻는습성이옛날부터있기때문이기도하다.

고향인강원도강릉의옥천초등학교삼학년초봄으로생각된다.(6,25나기몇개월전쯤).새로오신여선생님께서학예회를준비하시는데,우리반은남자아이들과여자아이들이반반인을혼합반이었는데,여학생중에서한아이그리고남학생중에서한아이를뽑아동화연극을만들었다,그때남학생주연으로는내가뽑혔고,여학생으로는최예자(?)라는예쁘고공부도잘하는여학생이뽑혔다.연극은"이솝우화"속의“개미와매미”였었다.그런데,선생님은남자인나에게매미의역활을주었다.매미는여름내내놀기만하면서좋은세월보내다가겨울이오자먹이가없어개미에게동냥을가는역을맡은것이다.

나는공부도꽤나했고,일도부지런히하는아이인데하필이면나더러매미의역을하라고하니,나의자존심이허락하지않았지만,선생님의말씀을따라서연극을마첫다.그때부턴인가나는내가살아가는데매미가되지말아야하겟다는하는생각을마음에담게되었다.그런영향이었는지여러형제들과사촌형제들중에서일복을타고저라온것같다.밭을매러가도백부님은우정나를불러서가시곤하셨다.뙤약볕아래에서뾰족한칼날같은호미를들고조밭에잡초를뽑기란결코쉬운일이아니어서짜증을부릴때도많았다.발에는거머리를막기위해서무명발싸개를만들어신고논에서골을기어다니며초벌중벌말벌을따저벼를매었는데쉬운일이아이너서투정도많이부린기억이난다.

산넘어에있는밭에는리어커를끌고갈수도없으니,지게에필요한모든것을얹어지고날라야했다.초봄에감자를심을때면겨울내내모아놓은잿더미에인분을섞어서소쿠리에담아한짐씩지고재를넘어가노라면화가치밀기도했다.또수확할때에도감자를캐서소쿠리에담아지고재를넘어올려면몇번씩이고불평을해대기도하였다.나이가점점먹어가는요즘생각해보면등이조금구부러지는것도,그동안애써감추어둔조금은작은키도그때지게질을많이한탓이아닐까?자책해보지만지나간날들의추억이라혼자씁스레한생각도해본다.

추수가끝나면겨울땔감준비를하기위해서주말이면2~30여리가넘는대관령으로나무하려가는데숙부께서는언제든지나를불러우차를끌게하고나무운반도내게맡기니손에일이붙어다녓고,거기에다.학교도농업학교로보내서나는강릉농고를졸업했다.그러니내손에는일이떨어지지않았고.그래서일하는것이버릇이되었다고생각한다.

아마도일하지않고놀기를좋아했던매미로부터받은Freudiansublimation작용이였을까,어릴때부터받은교훈은내나이칠십이넘도록손에서일을놓지않는것이버릇이되었고그런일들후에손에학부과정이나학위과정에서언제나책을주머니속에넣고다니는습관으로변하였다.요즈음도어디를가나전자책(Kindle)을속주머니에넣고다닌다.

오늘은토요일이라학교의강의도없으니뒷산에나가장작을패서쌓아놓기시작했다.지난겨울동안패놓은장작많이남아서아마내평생때워도남을만치되어여기저기에쌓아놓았다,이장작들은봄이오는대로지계에저서집옆에성을쌓틋이쌓아놓을계획이다.

요즘생각이면이제는보슨톤(Boston)에사는아들옆으로나아트란타(Atlanta)에사는딸집옆으로이사를해야겠다는생각도든다.가르치고있는대학에서는계속강의를맡아달라는부탁도있지만,그곳에가더라도대학강의는쉽게찾을수있으리라생각한다.어디를가든나는책을읽고,쓸수있을때까지학생들을가르칠생각이다.이사를가게되면,해놓은나무들은누가이사오던지그들에게물려줄생각이다.그동안나의일하는습성대로내가사는삶은일을하므로서삶의의미를부여하고자족하고있으니,누가오더라도내가해놓은일로서그들에계헤택을주고십다.

나는매미가아니다.나는개미처럼살아왔다.그렇게양식을모으며살아왔고,무었인가이루고살아온것같다.
그렇지않았으면,이렇게멀리떠나와서도보람을느끼며살지않는가?일을하는것이야말로나의실존(Dasein)의의미요존재감이아니ㅣㄹ까생각한다.

Descartes는"CognitoErgoSum"이라말했다.즉"나는생각하므로존재한다"는뜻이다.
나는LaboroErgoSum일까.즉일을함으로나는존재한다는생각도틀린것은아닐것이다그러니내가해놓은일들을누가혜택을보거나관계하지않는다.나는나대로해놓은일을통하여내자신의존재의의미를이미맛보게되었기때문이다.

아내가뒷창문문을열고짜증스레한마디한다.나이칠십이넘은지도점점멀어저가는데나더러몸조심도해야지무리하게일을한다고핀잔을준다.그러면서정심이준비되었다고한다.

이렇게눈이내려도봄은봄대로찾아오겠지.
몇일만더있으면봄이오겠지.
겨울을보내고봄을맞을준비를해야지.
봄일준비를해야겠다.

[2013/04/04펜실배니아,해리스버그에서..DrK,S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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