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9일 그냥 축하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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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사랑만 받아왔다.

누구에게나 내가 주는 것 보다 오히려 받는 편이 더 많았다.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라는데

나는 그동안 남을 사랑하는데 인색하고 받기만 해온 건 아닐까 싶다.

어릴 때 부터 막내라고, 눈이 크다고, 뭐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사랑을 많이 받기만 했다.

그래서 이기적일 수도 있었고 더 큰 사랑을 받으려 했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말이지…그 정도 갖고는 안돼! 이런 생각도 든단 말이지.

대체 내 무엇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까?

아이들에게도 사랑을 받으려고 갈구하는 자신을 종종 본다.

그칠 줄 모르는 나의 이 철없는 애정결핍을 어쩌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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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산 토끼털 두꺼운 모자를 쓰고 은행을 갔다.

그 모자가 나에게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썼는데 할머니같다.

그래도 또 야릇한 멋이 나름있는 게 젊은 여자가 쓴 할머니 스타일의 모자라…

결국 우연히 만난 친구에게 빼앗겼다.

순간적으로 자기 어머니 드리고싶다는 말에 갈등을 저으기 하다가

주고 말았는데 내가 쓸 일은 그다지 많지않기 때문이란 생각이었다.

그런데 모자를 즉석에서 벗어주자 말자 후회를 했던 건..

모자를 쓴 머리자국 때문이었다.

아무도 안만났길 다행이지 조금이라도 내게관심있는 남자를 만났다면

그 조금의관심조차 깡그리 없애버릴 기회였었거든.

아이~~창피해~~

감지않고 눌러 쓴 모자 밑에 짓눌린 납작한 머리란..게다가 숱도 없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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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약속이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오전에 한 건, 밤에 한 건..두 건의 약속이있는데

눈이 10cm나 올 예정이라니 장소를 지하철 역 부근으로 바꿔야하나

말아야 하나 여간 신경이 쓰여야지.

그런데 하느님은 확실히 내 편이다.

눈이 글쎄 밤에 잘 때까지 안온 것이다.

아침에 깨니 아~~글쎄 괜찮았다.

그런데 이 글을쓰는 지금 눈이 펄펄~~흑흑, 내리고 있다.

나……..눈 시러~~~명예시러~~DJ.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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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연애를 한단다.

어머나 축하할 일이 생겼네—

그냥 그 정도이다.

그 연애가 짝사랑일지라도, 혹은 어떠한 형태든 누가 사랑에 빠졌다고 하면

나는 무조건 축하하고 대찬성이다.

그 사람이 지금 어떤 위치던 간에 새로운 열정을 갖는다는 게 어디야?

연전에 선배언니가 동창회에서 누가 연애한다고 하자 한 턱 내라며

야~ 사랑은 아무나 하는 줄 아냐고 하던 말이 떠오른다.

정말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시시한 불륜말고 진정한 사랑은 정말 축하할 일이다.

이럴 때 옆에서 깨는 소리 하지말길~~

도대체 그 사람 결혼했잖아…그런 소리 말이다.

그건 그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다.

40세가 지나 사랑한다면 자기 삶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라고 여기면 된다.

그리고 중요한 건 40세 이후의 새로운 사랑은 거의 드물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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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Comments

  1. 데레사

    2009년 12월 29일 at 11:34 오후

    리사님.
    일등 했어요. 일등상으로 그모자 달라고 할수도 없고, 이미 다른사람
    주어버렸으니 어떻게 해요? 나도 그모자 갖고 싶어요. ㅎㅎ

    창밖을 보니 눈 많이 내렸네요.
    서초동에 점심먹으러 갈 일이 있는데 약간 걱정이 되네요.
       

  2. 흙둔지

    2009년 12월 29일 at 11:59 오후

    하하하~ 애정결핍이요?
    제가 보기에는 애정이 너무 넘쳐나서 탈인 것 같은디요…

    모자를 쓰다가 벗은 머리 모습이 그려집니다요~
    그런데 왜 갑자기 대구 납작만두가 생각날까요?ㅋ~

    설렘과 떨림으로 충만한 사랑!
    리사님도 지금 꿈꾸고 있는 것 만은 아닌 것 같은디…
       

  3. Lisa♡

    2009년 12월 30일 at 12:07 오전

    데레사님.

    데레사님한테 딱인데..

    나이가 들수록 모자를 꼭 써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머리를 따뜻하게 보호하라구요…

    데레사님 다니실 때 모자 추운날은 꼭 쓰세요.   

  4. Lisa♡

    2009년 12월 30일 at 12:08 오전

    흙둔지님.

    제 머리모습 상상하기 없끼..

    대구 납작만두,,,,크크크..어캐 알았을까?
    내 머리통이 납작하거든요.

    리사님이 꿈꾸는 사랑요?
    저는 꿈꾸기보다는 실행을 하는 편이지요.
    언제나….후후후…아리송해~~~이은하!!   

  5. 뽈송

    2009년 12월 30일 at 12:31 오전

    연애얘기가 너무 재밌네요. 특별히 내게 공감이 가서겠지요.
    나이가 한참 들었는데도 끊임 없이
    그 원의와 느낌을 잊질 못하니 그것도 병이겠지요.
    그런 병자에게 약은 결국 없는 건가요..?   

  6. Lisa♡

    2009년 12월 30일 at 1:10 오전

    뽈송님.

    약 있어요~~

    사랑에 빠져 보는 겁니다.
    그 대상이 무엇이던 간에…요.
    하지만 인간이 제일 맛겠죠?
    짝사랑도 그런대로 괜찮아요.
    결국 우리가 모두 추구하는 게 사랑아니던가요?
    마음껏..더 늦기 전에.   

  7. Hansa

    2009년 12월 30일 at 1:11 오전

    라캉 말씀이, 사랑하지 않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하므로..
    누구든 진실한 사랑 중이라면 한 표! 하하

       

  8. Hansa

    2009년 12월 30일 at 1:12 오전

    맨 윗 사진, 쌓인 눈 결이 곱습니다.

       

  9. 벤조

    2009년 12월 30일 at 3:06 오전

    안돼, 리사…깨야 되.
    그게 울 아버지면 어쩔려구?
       

  10. 무무

    2009년 12월 30일 at 3:37 오전

    사진들이 죄다…완전 작품이네요!!
    두번재 색이 너무 고와요.^^
       

  11. 안영일

    2009년 12월 30일 at 4:00 오전

    LA 쪽에 식구의 친구들이 셋이있지요 여태모르던 이야기 한 친구가 한친구의 남편이 *꼭 자기전에 자기부인이 자러 들어오며는 꼭 일어나 어머님 오셨읍니까! 한담니다, 이유는 친구

    여자분이 자기전에는 가발을 벗는담니다, 아마 상당희 오래전부터 \시작된 일인데 ,여태
    모르다가 다른 친구가 친구의 비밀을 식구에게 이야기 했나봄니다, 스 이야기를 듣고서

    여태모르던 저희들도, 여자분들도 * 대머리가 ? * 속알머리가 ? * 주변머리가 빠지는
    분들이 많이도 있지안을가를 생각해보면서 당사자들의 안타까움을 생각해보았읍니다

    사람들은 건강 이외에도 *대머리에도 관심을 같여야 한다는것을 얼마전에야 알었읍니
    다,

    조그만 지식을 이야기해보았읍니다, 즐거운 연말을 지내십시요    

  12. 주주

    2009년 12월 30일 at 8:44 오전

    그 모자 아깝다는 생각이…
    추운 날 따뜻한 모자 하나만 있어도 엄청 푸근한데요.
    물론 눈 내릴때야 말할 것도 없겠지요

       

  13. 화창

    2009년 12월 30일 at 12:23 오후

    시시한 불륜과 진정한 사랑의 차이를 모르겠어요!

    당사자들에게는 거의 진정한 사랑 아닐까요?

    결혼 사람이던 아니던…. 새로운 사랑을 한다는 것은 축하할 일인 것 맞아요!

    나이들어서 사랑의 감정이 생긴다는 것은 고목나무에 싹이 트는 느낌일 것 같다는………..   

  14. 추억

    2009년 12월 30일 at 2:40 오후

    자유연애론을 주장하다가 마지막 줄에서 초를 치시네. 40넘어 새로운 사랑이 거의 더물다니요,,,   

  15. Lisa♡

    2009년 12월 30일 at 4:34 오후

    한사님.

    진일보하신 그 라캉의 사랑론요.

    정말 진실이죠?   

  16. Lisa♡

    2009년 12월 30일 at 4:36 오후

    벤조님.

    저는 울 아버지라면 더 축하할 겁니다.
    언제나 제 엄마가 최선이라고 생각지 않거든요.
    나름대로 생각하는 방향이 있다고 봅니다.
    제 친구가 빌딩을 갖고 있는 자기 아버지가
    그 빌딩에 세 든 아구찜 집 설겆이 하는 아줌마랑 그렇고
    그런 관계였다는 걸 알았어요..
    자기 아버지가 그렇게 바람기 있는 줄 몰랐다면서
    귀엽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그 친구 다시 봤어요.   

  17. Lisa♡

    2009년 12월 30일 at 4:37 오후

    무무님.

    두 번 째 사진 근사하죠?

    가늘게 얹힌 그 눈이 어찌나 곱던지.   

  18. Lisa♡

    2009년 12월 30일 at 4:37 오후

    안영일님.

    어째 이런 재미난 이야기를…

    자주 해줘요.   

  19. Lisa♡

    2009년 12월 30일 at 4:38 오후

    주주님.

    제게는 그 모자 말고도 약 30개의 모자가 있답니다.

    저 웃기죠?

    눈에 잘 띄지 않는 모자였던 거죠.   

  20. Lisa♡

    2009년 12월 30일 at 4:38 오후

    화창님.

    가만보면 소년 같아요.

    은근히 낭만적이세요.

    그러면서도 늘 가정적인….ㅎㅎ   

  21. Lisa♡

    2009년 12월 30일 at 4:39 오후

    추억님.

    사람 나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제 말에 너무 의식하지 마세요.

    저는 요~~~능력과 진실이 겸비되면 뭐든

    가능하다고 봅니다.   

  22. 오드리

    2009년 12월 30일 at 5:45 오후

    그녀가 사랑을요? 뭔진 모르지만 내 가슴이 다 설레네요.ㅎㅎ   

  23. 서영

    2009년 12월 30일 at 7:48 오후

    리사 !이번 겨울방학에는 얘들이 안왔나봐…
    날마다 기온이 급강하 털모자생각하니 포근한느낌이…
    지난한해도 늘신선한느낌으로사는소식잼있었고
    새해도 변함없이 건강과엔돌핀이 함께하소서……..   

  24. 동서남북

    2009년 12월 30일 at 8:20 오후

    리사님, 저는 게을러서 꼴등을 했네요. 수많은 댓글이 달리는 리사님 정말 부럽습니다.
    새해에는 리사님의 아따님들 모두 원하는 명문대학에 모두 입학 하시고 많은 사람들 더욱 사랑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쬐끔만 더 좋아해 주시고요.   

  25. 마음의호수

    2009년 12월 30일 at 9:20 오후

    나도 조만간
    사랑에 빠질겁니다~
    풍~덩~ㅎㅎㅎ
    기대해 주세요!!^^*   

  26. Lisa♡

    2009년 12월 30일 at 11:36 오후

    오드리님.

    가슴이 설레는 그녀…

    아름다죠이~~~ㅇ!!

    아—내 귀에 캔디~~   

  27. Lisa♡

    2009년 12월 30일 at 11:47 오후

    서영언니.

    애들 본래 겨울에 안나와요.

    아이들이 하나도 아니고 셋이니 항공료만해도

    엄청나 스스로 안나와요.

    아버지는 괜찮아요?

    판교로 이사갔다니 1월에 분당쪽으로 갈 일 두서번 있어…   

  28. Lisa♡

    2009년 12월 30일 at 11:49 오후

    동서남북님.

    저 마음 접었습니다.
    제 마음대로 안될 것 같고
    요즘은 대학가는 게 미국도 너무나 치열해서
    일 년 단위로 다르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아이비는 꿈도 못꾸고요..
    뭐 어지간한데 가면 되지요.
    비우고 나니 편해요.
    버클리만 가도 절을 할 정도지요.   

  29. Lisa♡

    2009년 12월 30일 at 11:49 오후

    마음의 호수님.

    사업과 함께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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