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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법만 알면 정수할 수 있다’ 한양대 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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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한양대 HIT관 글로벌기업가센터에서 4일 오후 자전거에 올라 탄 김명성(25·화학공학과 3년)씨가 “좌석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 정수통을 설치하는 게 좋을까?”라고 묻자 허인석(25·정보시스템학과 3년)씨는 “10~15㎝ 정도 공간을 둬야 자전거 타기에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아”라고 말했다. 자전거 옆에는 두 사람이 지난해 11월 개발한 ‘자전거 부착식 정수펌프’의 설계도면이 놓여 있었다.

이 대학 벤처동아리에서 만난 두 사람은 지난해 8~11월 학부 수업 시간을 제외하고 일주일에 3~4일 합숙하며 이 기술을 만들어냈다. 원리는 간단하다.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 생기는 압력을 이용해 정수통 윗부분에 담은 물을 정수 필터쪽으로 밀어내면 필터를 통과한 깨끗한 물이 정수통 아랫부분에 모이게 되는 원리다.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 사는 주민들이 자전거 타는 법만 배우면 우물에서 퍼올린 오염된 물을 손쉽게 정수할 수 있는 것이다. 1㎞ 자전거를 타면 10L가 정수되고 한 번에 최대 15~20L를 정수통에 담을 수 있다.

김씨가 펌프 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7~8월 어학연수·봉사 차 필리핀에 갔을 때 물 부족 상황에 직면한 빈민층을 접하면서부터다. 그는 “물부족은 아프리카에만 있는 일인 줄 알았다”면서 “현지 주민들이 오염된 우물물을 그냥 마시는 것을 보고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힘든 개발 과정 때문에 처음 5명으로 시작했던 팀은 현재 2명으로 줄었다. 허씨는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전국 대학생 기술 사업화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2등)을 받았을 때 고생한 보람을 느껴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 정수 펌프는 시장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수자원 전문가들은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 절반이 물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에 따르면 이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1년에 약 7만5000대 판매가 가능하고 시장점유율 5%를 달성하면 순수익이 10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변리사 김웅씨는 “이 기술로 지난해 11월 특허 출원했다. 심사를 거치겠지만 특허 받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대학과 기업 등에 문의해 개발 자금을 모금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시제품을 완성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김강한 기자 kimstr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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