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내 생일인줄도 몰랐다.
ㅋㅋㅋ
웃음 밖에 나오질 않았다.
쉬지 못하는 주말의 내 생일이였다.
공교롭게도 그날따라 생일 선물을 고르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이 많았다.
우연치곤 …좀 그랬다.
내 생일인 낀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일주일 후 맞이하는 하루의 휴식 시간.
그렇지만 그것두 오전만이 내게 허락된 고요한 휴식의 시간이다.
남편이 출근을 하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는 나중에서야 알았다.
월차를 내고 내가 쉬는 월요일에 출근하지 않은 남편.
ㅇㅣ유는 고사하고 내 생일인 것 조차 까마득하게 잊고선,
월요일 아이들 학교 가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서
나는 잠이 들었다.
출근 하지 않는다는 남편의 말에 모든 긴장이 풀려 버렸다.
….
잠을 잤다.
긴 잠이였다.
좀체 눈을 뜨지 못할 것 처럼 잠을 잤다.
잠이라는 것이
이토록 사치스러운줄은 몰랐다.
이렇게 낭비성이 큰 것인 줄도 몰랐다.
나는…
잠을 잤다.
근 몇 년 만에 느껴보는 게으름의 포만감을 느꼈다.
…
그 것이 남편이 내게 주는 생일 선물인 것을 남편의 서투른
생일 밥상을 받고서야 알게 되었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일어난 나.
그런 내게 꼬들꼬들한 라면에
풀지 않은 계란 하나를 넣어선
생일 축하 한다는 말 한마디를 던지는 남편.
나는 풀어져 버린 계란이 들어간 라면을 싫어한다.
매번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라면을 먹을때면
계란을 풀어 넣어버려서
나는 늘 따로 끓어 먹곤 했었다.
그런 자잘한 것들까지 기억하고 있었다니
ㅎㅎㅎ
“시장 가자!”
퉁퉁 부어버린 얼굴을 하고 있는 나를 자꾸만 독촉한다.
“햇빛을 받아야지..뱀파이어도 아닌데..
지하 세계에서만 몇 년이야, 건강하게 늙어가자구..”
골다공증 걸린다며 비타민 D를 언급한다.
남편의 기막힌 생일 선물을 받은
올 해의 생일은 아마도 두고두고 나눌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나는 잠을 잤다.
길고도 달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