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4

한자와나오키4한자와 나오키 4

이케이도 준 저/이선희 역/인플루엔셜 | 2020년 03월

지금까지 시리즈로 나온일본문학 소설  한자와 나오키 4를 만났다.

 

 

이번엔 전 작품에서의 활약에 이은 한자와의 어떤 행동들이 독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할까에 대한 궁금증, 기대 반으로 가득한 작품이기에 읽으면서 역시나~였다.

 

 

전편에서 도쿄 센트럴 증권’으로 좌천되었던 ‘한자와’가 다시 ‘도쿄 중앙은행’의 ‘영업 2 차장’으로 돌아오면서 진행된다.

 

 

바로 ‘심사부’에서 맡고 있는 ‘TK항공’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른 부서가 맡은 일을 이어받게 된 것이다.

 

 

정부가 관여하고 있던 회사였던 만큼 이에 대한 조정을 통해 다시 검토를 지시한 위선의 명령에 따라 충실히 자신의 정직을 기조로 삼아 합당한 결과를 제시하는데 이는 곧 정부가 설치한 ‘TK 항공 회생 테스크포스’에 의해 거절당한다.

테스크포스’의 ‘노하라 쇼타’ 변호사의 요구인  ‘TK 항공’의 신속한 재건을 위해 은 행들에게 채권의 70%를 탕감해 달라고 일방적으로 요청한 것인데 이는 한자와에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전작에서의 싸움이 기업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엔 정부와의 의견 충돌, 그 안에서 자신조차 모르던 비밀을 파헤쳐가며 일을 처리하는 한자와의 활약이 돋보이는 책이다.

 

결국 정치를 하는 사람들, 공무원의 신분을 이용한 사람들의 이익을 도모한 일을 무마시키고 사임을 통해 마무리되지만  왠지 읽으면서도 국가 공무원이란 신분을 이용해 무소불위의 행동을 하는 모습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얼마 전 드라마 ‘머니 게임’에서도 재경부가 은행을 처리하는 과정과 대기업에게 압박을 가하며 그들 나름대로 국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들이 보였던데 드라마에서도 양분된 모습의 공무원 모습들이 떠오르게 한 작품이었다.

 

이미 드라마로 나와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라 이번에도 책을 읽는 순간 한자와의 활약은 직장인으로서 느꼈을 감정들을 통쾌하면서 시원하게 날려준 사이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자와를 괴롭혔던 주위 사람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를 지지하는 회사 동료들의 우애와 끈끈한 우정들은 총성 없는 전장의 생생한 모습들을 함께 보임으로써 더욱 재미를 느끼며 읽었다.

 

저자의 경험담이 담긴 책 시리즈라서 더욱 실감 있게 와 닿았던 책이다.

 

 

 

 

영혼의 집 짓기

영혼의집짓기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제목부터가 심금을 울렸다.

우리는 흔히 말하는 죽음 뒤에 영혼이 있을 것이라고, 비록 육신은 이승을 떠나가지만 영혼만은 그 사람의 정신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믿고 싶다.

 

그런데 죽음이라는 것은 어느 날 통고를 하지 않는 불청객이다.

그런 만큼 이런 죽음, 특히 가까운 지인이나 부모님의 죽음을 실제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책 제목이 주는 울림 성이 다르게 받아들여질 듯하다.

 

이 책은 실제 저자가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기자이자 작가로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언젠가 맞을 자신의 죽음을 대비해 관을 짜기로 계획하면서 느낀 여러 감정을 쓴 에세이다.

 

은퇴한 이후에도 꾸준히 당신에 대한 몸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던 아버지는 집 안 곳곳에 자신의 작품(?)을 설치했고 그런 가정의 분위기는 저자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우연찮게 자신의 관 짜기 돌입 프로젝트를 하겠다는 발상은 일률적인 관의 형태나 소재를 떠나 온전히 자신만의 영혼이 들어갈 관을 생각했기에 가능했고 이는 총 1095일 동안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진행하면서 일상생활 속의 변화를 담담히 풀어놓는다.

 

암의 재발에도 불구하고 거뜬히 이겨낸 아버지, 그런 아버지였지만, 엄마의 친한 친구분이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연이어 세 번째 암이 발생한 이후 아들이자 한 남자, 한가정의 가장인 저자가 아버지를 통해 느낀 삶에 대한 사랑, 용서, 후회를 진솔하게 풀어낸 부분들이 먹먹하게 다가온다.

 

내 곁에 항상 계셔줄 것만 같았던 부모님의 존재, 어느 날 갑자기 이별이란 말이 서툴게 받아들이기도 전에 갑자기 돌아가신다면 그 당황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특히 저자의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저가가 관 만들기 프로젝트에 동참을 구했을 때 자신의 노하우와 곳곳에 인생의 지혜를 담아낸 모습들이 저자의 섬세한 기록을 통해 보인점이 감정의 파고를 넘나들게 한다.

 

동양인의 시선으로는 선뜻할 수 없었던 프로젝트였지만 이를 떠나 관을 만들기 위해 설계를 하고 진행을 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깨달은 점들은 우리 모두에게 공통으로 받아들여지게 하는 감정이 아닐까 싶었다.

 

– 나 자신의 관을 만든다는 것은 한 때는 매우 매혹적인 은유처럼 보였지만, 다 만들어진 관의 모습은 자신의 진실을 가식 없이 드러내 보였다. 아버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진실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상자일 뿐이었다.- P335

 

 

차근히 풀어낸 글의 감정도 좋았고 책을 덮고서도 한동안 뭉클함이 가시질 않은 책이었다.

                                                                                                                                

환야 1.2

환야[세트] 환야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모두 읽은 것을 아니지만 대체로 출간된 책들은 거의 읽은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왠지 읽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더군다나 개정판으로 새롭게 만나는 책이란 것에 궁금증이 더욱 생긴 작품이기도 하다.

 

 

저자의 백야행을 접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또다시 그의 진가를 느낄 수가 있을 것 같다.

 

배경은 대지진이 일어난 일본의 그 후를 다룬다.

대지진이란 재해 속에 부모를 잃은 여자 주인공 미휴유는 계획된 살인이 아닌 우연한 살인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건물 더미에 깔린 고모부를 죽인 마샤야를 보게 되고 마사야의 사연은  오로지 아버지 생명보험금을 노린 고모부의 존재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저지른 살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의 운명을 함께하는데…

 

사건을 두고 모든 일을 해결해주겠다는 그녀, 가녀린 외모에 위험함을 느끼게 하는 여자, 이런 여인에게 빠져드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긴박함을 유지한 채 진행된다.

 

자신들이 위험을 알아주고 함께하며 풀어나가려는 그녀를 어찌 마다할 사람들이 있을까? 바로 이런 점을 노린 그녀의 교묘한 계획은 역시 마사야를 이용했음이 드러난 장면들이 기막히게 다가온다.

 

그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뿌리치지 못한 남자 마사유, 그렇다면 그녀는 진정 자신의 계획 때문에 그를 이용한 하려 했을까? 아니면 마사유처럼 어느 정도 그에 대한 감정이 있었을까?

 

유일하게 그녀를 의심했던 형사 가토는 그녀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지, 후반부에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다가오는 내용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녀를 사랑했던 남자들, 아니 마사유에 대한 아련한 감정이 몰려오는 것은 팜프파탈인 줄 알면서도 그녀를 놓지 못했던 순정남에 대한 사랑이 내내 안타깝게 느꼈던 책이다.

 

도쿄 타워

 

도쿄타워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소담출판사 / 2020년 3월

국내의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작가들 중 심리를 뛰어나게 그린 작가인 에쿠니 가오리의 책이다.

출간된지는 오래됐지만 이번에 새롭게 개정판으로 옷을 갈아입고 출간이 됐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대한 작품은 아니었고 이 책 또한 처음 접한다.

하고많은 작품 중에 유독 이 작품과는 인연이 없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개정판을 통해 접한 기분이 남다르다.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여러 가지 느낌을 그리는 작가, 보통의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패턴이 아닌 정상에서 벗어난 사랑을 그렸음에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전혀 어색함을 못 느끼는 작가의 글은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다.

 

그동안 읽어왔던 작품들을 보더라도 헤어진 남자 친구의 연인과 동거생활, 유부남을 사랑하는 불륜의 사랑, 세상의 잣대로 보면 결코 정상의 사랑법이 아님에도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비관적인 모습이거나 다른 감정의 모습을 그리지 않는다.

 

이 책에서 나오는 인물들 또한 정상의 범주에서 생각하는 사랑을 하지 않는데, 읽다 보면 어느새 그들의 사랑이 상대방을 어떤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들의 사랑 형태가 온전한 사랑이 아닐지라도 ‘사랑’이란 말 그대로의 모습을 투영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의 등장인물들의 사랑은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다가도 어느샌가 그들의 사랑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넘치는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저자의 사랑이야기는 읽을수록 새롭다.

 

주된 내용인 마흔 살 여인과 스무 살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책은 아들뻘에 해당되는 연하의 남자와의 사랑이야기지만 두 남자의 사랑 방식이 다르다는 데서 비교해 볼 수 있는 차이점이 재미를 준다.

 

토오루와 코우지라는 이름을 가진 두 청년, 이들의 사랑은 정반대, 즉 토오루는 사랑을 기다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방식이 함께 있고 싶고 함께 살아가기를 원하는 방식이라면, 코우지는 양다리 걸치는 식의 사랑법을 취한다.

 

어느 쪽이 진정한 사랑의 형태라고 말할 순 없지만 등장인물들의 사랑법이 특정 인물들에 한한 것이 아닌 그저 평범한 그 누군가의 사랑법도 될 수 있다는 설득력 있게 그린 점이 저자의 글솜씨로 발휘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작품, 다시 한번 그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작별 인사

작별인사  작별인사/김영하/밀리의 서재/2020년 02.12

 

 

 

김영하 작가의 신작을 만났다.

보통 신작이 나오면 인터넷 서점에 검색이 되는 것이 당연함에도 어디에도 검색이 되질 않아 처음엔 당황이 됐었다.

알고 보니 밀리의 서재에서 밀리 오리지널 에디션으로 출간된 자체 작품이라 검색이 안됐던 것-

 

 

다양한 인간의 삶과 모습들, 에세이를 통해 작가의 글을 접한 독자로서 이번에 접한 이 작품을 SF라는 장르에 도전한 작가의 또 다른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미래를 그리는 이야기지만 어떻게 보면 영화 속에서 그린 장면들처럼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단면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닿게 한 책이다.

 

과학자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자란 철이는 어느 날 어디론가 잡혀간다.

 

자신이 인간으로 알고 살았지만 그를 붙잡아간 사람들은 그를 인간이 아닌 등록되지 않은 휴머노이드로 알고 있었던 것, 알고 보니 자신의 정체는 과학자가 만들어낸 휴머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게 된다.

 

이후 그는 진짜 인간인 ‘선’, 휴머노이드인 ‘민’과의 만남을 통해 휴머노이드 연옥이란 곳을 탈출하기 위해 애를 쓴다.

 

영화에서 보면 먼 미래 뇌 부분만 있는 형태가 전시실 안에 올려져 있고 그 뇌와의 상호 대화를 통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 장면들을 볼 때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책을 통해서 본 이야기들은 삶과 죽음에 있어서 무한의 생명을 가지고 있지만 육체는 없는 경우, 이와 반대되는 경우들을 생각해보게 한다.

어떤 삶이 온전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생각들은 저자가 그려낸 캐릭터들을 통해 다양한 모습들을 보인다.

 

문학작품 속에서 만났던 인물들이 연상될 만큼 비슷한 것들이 느껴졌고 SF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이 연상되기도 해서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것이 저자가 도전한 SF문학의 첫 발로서 가벼움을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독자들과의 만남을 시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동안 SF계열 책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특히 김영하 님의 노트가 별도로 부록으로 들어있어 그 안에 책의 내용과 부합된 일러스트는 또 다른 이해력과 감성을 느끼게 한다.

 

김영하노트

김영하노트문장

 

두껍지 않은 책이라서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과, 군더더기 없이 부드럽게 읽을 수 있는 문장들이 돋보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이름 없는 여자들

이름없는 여자들이름 없는 여자들 스토리콜렉터 82
아나 그루에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20년 3월

북유럽의 코지 미스터리 작가로 알려진 덴마크의 아나 그루에 작품이다.

 

덴마크 지방도시인 크리스티안순이란 곳에서 광고대행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단 소르메달은 고교 동창이자 수사관인 플레밍 토르프, 아내 마리아네와 함께 식사를 하던 중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스트레스성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잠시 회사를 쉬고 있던 바로 자신의 직장에서 청소부 업체에서 파견된 릴리아나란 여성이 살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단은 사건 현장으로 플레밍을 돕기 위해 함께 간다.

 

죽은 그녀에 대한 정확한 신원과 거처를 알지 못하던 그들은 그녀와 함께 파트너로 일하던 벤야민을 추궁하게 되고 이후 사건은 릴리아나와 함께 동거하던 또 다른 나이지리아 여성 샐리가 참혹하게 죽은 모습으로 발견이 되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도대체 누가, 왜, 무슨 이유로 이들을 죽인 것일까?

 

책의 내용은 사회복지국가의 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북유럽의 속살들을 파헤쳐 그 안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이민자들의 어려움을 드러낸다.

 

정당한 절차대로 이민자의 자격이 아닌 불법체류자 출신들, 그것도 자신들이 꿈꾸던 직업을 갖게 해 주겠다며 접근한 사람들이나 가족들의 몰염치한 행동의 결과물로 성매매를 전전하는 여성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여인들의 실상을 드러낸다.

 

경찰의 도움을 받고자 하나 이 역시도 법망의 테두리에 걸려 다시 고국으로 소환되는 악순환, 고국에서조차 관습이란 형태로 돌팔매나 또 다른 제3 국으로 다시 팔려가는 악순환의 고리는 불법체류자로서의 생활이 차라리 낫다는 희망마저 갖게 되는 모순을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을 돕는다는 취지로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임금의 일부를 가로채는 복지국가의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진실되게 그들을 돕는가?

 

일부이긴 하겠지만 이 책에서 보인 그들의 모습은  불법체류자들의 상호 묵인하에 법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모습들이  겉에서 보는 빛나는 이면 뒤에 감춰진 어둠을 보이는 글이라 씁쓸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현재 위치와 안위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비정함과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냉정함,  반대로 그들로 인해  죽은 여인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실명조차 불릴 수없다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여실히 보인 작품이다.

 

‘단 소메르달’ 시리즈로 불리는 첫 신호탄이라는 이 작품을 통해 복지국가의 감춰진 우울한 진실을 드러낸 점, 그 안에서 전문 수사관이 아닌 평범한 회사원인 단의 활약이 돋보였던 책인 만큼 다음 시리즈도 기대가 된다.

파도가 지나간 후

파도1
파도가 지나간 후

상드린 콜레트 지음, 이세진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3월

자연의 힘은 위대하다 못해 두려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여기 거대한 자연의 힘에 압도되어버린 가족이 있다.

 

 

화산이 폭발한 후 파타의 집은 무사히 위험을 피했고 다행히도 이 집에 살고 있는 가족들 11명 모두 무사하다.

한없이 쏟아지는 비와 바람이 연일 불어대자 집마저 안전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은 파타의 가족들은 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결심한다.

 

문제는 보트는 한 쳑 뿐이고 8명만이 탈 수 있다.

가족은 11명, 그렇다면 누구를  남기고 타야 할 것인가? 에 대한 문제에 직면한 아빠는 결국 3명의 아이들과 먹을 것과 물을 남긴 채 떠난다.

 

엄마의 결렬한 반대에도 아빠는 그럴 수밖에 없었고  엄마 또한 현재의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편을 용서할 수 없는 이중 감정에 휩싸인 채 떠난다.

 

그렇다면 남겨진 아이들은 어떤가?

 

 

11살의 루이는 잠자고 눈을 떠보니 자신과 동생 두명만 남겨진 채 가족들은 곧 돌아오겠다는 편지만 남기고 떠나버렸다.

 

막막하고 암울한 시점에 여전히 동생들은 희망적인 마음을 갖지만 11살 루이의 눈에는 결코 믿을 수가 없는 현실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책은 떠난 가족들의 생사기로에 선 사투와 남겨진 아이들의 사투를 그린다.

그 어떤 재난영화와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긴박한 상활 속에서의 가족애, 사랑, 자연과의 싸움을 그린 이 책은 한 가족에게 벌어진 일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그린다.

 

가장 잊을 수없는 장면은 어린 루이가 동생들과 자신이 살기 위해 선택해야 했던 장면이다.

점점 떨어져 가는 식량과 물 앞에서 자신들도 곧 떠나야 함을 알지만 뗏목조차 만들 수 없다는 한계를 느낄 때쯤 나타난 그 누군가도 결코 믿을 수없는 존재임을 알았을 때의 일이 잊히질 않는다.

 

 

떠난 가족들 또한 순탄치만은 않다.

남겨진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자연의 끊임없는 도전들이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어느 재난영화처럼 평화롭고 행복한 결말이 아닌 열린 결말의 형태로 끝난 것이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면 괜찮을까? 싶을 정도의 극한 상황이 잘 그려진 책이다.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조건에서 몰려오는 불안과 공포,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단을 선택한 모습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하는 책은 아니었지만 만약 이처럼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과연 어떤 결단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 책이다.

 

긴박감과 긴장감, 그 어느 영상보다도 훨씬 체감 있게 다가온 책이다.

 

                                                                                                                                

인삼의 세계사

인삼의 세계사  인삼의 세계사 – 서양이 은폐한 ‘세계상품’ 인삼을 찾아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2월

각국에서 나는 특산물들은 쉽게 구입하기도 쉽고 선물하기도 쉬워 그 중요성을 그다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 하나가 방송에서도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면 선물용으로 찾는 인삼이 아닐까 싶은데 인삼은 인고의 세월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특산물이다.

 

어느 정도 자랐다 싶은 것이 대략 5~6년을 지나야 가시적인 시각에 잡혀서 느낄 수 있는 존재, 이런 인삼의 역사에 대해선 막연히 고려 인삼이란 이름이 따라붙기에 당연시되던 것들을 살펴볼 책을 만났다.

 

인삼의 효능이야 대중들도 익히 대강 알고 있을 만큼 그 효능이 탁월하기도 하지만 인삼의 역사를 세계적인 관점에서 살펴본 이 책은 역사 안의 부대끼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인삼이란 그  자체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의 구성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동양에서 재배되는 인삼에 관한 관심을 기울인 서양의 인삼 유입사와 연구, 그에 대한 활용사를 다룬 1부에 이어 세계의 시점으로 돌아본 인삼의 역사를 다룬 2부, 서구에서 바라본 인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반응에 이은 대처를 다룬 3부, 그리고 인삼에 대한 편견을 다룬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인삼에 대해 관심을 둔 사람들은 예수회 소속 선교자들이었다.

중국에 파견되어 서양이 지닌 학문의 지식을 전파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 황실과도 연관이 이어지고 이를 본국에 알리게 되면서 서양인들의 관심을 두게 된 인삼은 그 후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거치게

 

 

 

 

 

인삼유래1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진 인삼을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까지 당시 강대국들의 세계 패권을 향한 역사와 맞물리면서 재배에 도전하기도 하지만 성공을 하지 못한다

 

 

인삼유래2

 

 

이후 영국에 이어 미국이 인삼에  대한 관심을 두게 되는데 4부에서 다루는 인삼의 오리엔탈리즘 부분은 인삼이 왜 서구에서 차, 커피보다 못한 인식을 두게 되었는지에 대한 총합적인 사례를 들려준다.

 

인삼유래3

 

단순히 서양인들 눈에 비친 인삼을 무역상품의 한 부분으로 생각되었고 의약품이나 생필품이란 부분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점들이 아쉬움을 남긴다.

 

중국인들의 약재 활용도로써의 인삼을 이해하지 못헸던 서양인들은 이들이 행한 것들을 오히려 미신적인 풍습으로 인식하는 결과물 속에 심마니에 대한 부분들을 다룬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미국 내의 심마니에 대한 영향은 ‘유비(Analogy)’와 ‘배척’이라는 두 용어로 풀어내고 시대적인 영향의 흐름에 따라 인삼의 인식도 변화를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인삼의 세계사를 통해 유럽중심주의적인 사고방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던 서양인들의 자만심과 인삼에 대한 탁월한 효능을 인지하지 못한 점들을 통해  오리엔탈리즘과 유럽의 상호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던져준 책, 여러 관점에서 다룬 책이라 저자의 자료수집과 노력이 많이 엿보인 책이다.

 

 

중국 플랫폼의 행동방식

플랫폼의 표지  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 – 세계 비즈니스 판도를 뒤바꿀 발칙한 전략과 혁신
이승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0년 2월

 

 

 

 

용어는 정확히 모른다 해도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오는 플랫폼이 모든 곳에 거의 정착된 것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일 것이다.

 

어느 특정 플랫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러한 행동방식은 미국이 첫 시작이었지만 중국 또한 자신들만의 플랫폼 형성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알게 해 준 책을 만나본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싸이월드 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국내 플랫폼 기업의 초기 멤버였다고 한다.

이후 대학에서 강의를 통해 플랫폼에 대한 것을 알려주었고 이 책을 통해 중국의 플랫폼 형성과 이를 이용한 각 생활 전반에 이루어지는 그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시간을 준다

 

프랫폼1

 

미국이 자유주의 형태의 플랫폼을 지향하고 이를 토대로 생활 전반에 이르는 부분들을 실천해가고 있다면 중국은 사회주의를 토대로 국가 주도의 플랫폼 형성을 주도해왔다.

 

특히 정부 주도 속에 개방과 공유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계획은 다른 면을 보는 것과 동시에 자유경제 시장에서의 활용도를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을 준다.

 

플랫폼2

알다시피 우리 생활 곳곳에 포착되는 플랫폼의 형태는 카카오톡.  카카오 택시, 카카오 페이, 카카오 뱅크, 더 나아가 많은 팔로워를 이끌고 있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도 있다.

 

생활 속에 이르는 온라인 쇼핑몰의 배달 행태, 배달음식의 어플들, 알고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용을 하고 있는 이러한 형태의 플랫폼은 중국식의 플랫폼은 어떻게 다른지를 알게 해 준다.

 

아무래도 자유경제시장은 아니다 보니 공유보다는 폐쇄성이라는 특성을 가진 중국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는 플랫폼의 형식은 생활밀착형의 주도적인 형성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통적인 플랫폼과 새롭게 도전하는 플랫폼 기업들의 이야기는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플랫폼3

 

막연히 폐쇄성만 생각했던 부분들에서 가히 자유주의 시장체제와도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그들만의 이용도는 다른 변화의 모색을 요구한다.

 

일례로 중국 AI 산업 같은 경우도 중국 정부 주도의 인공지능 플랫폼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어서 놀라움을 느끼게 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 이상으로 플랫폼을 충실히 이용하면서 주도적인 자신들만의 정책을 이어나가는 중국의 모습을 보게 한 책,  세계시장의 흐름을 주시하며  살펴볼 필요도 있겠단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캐서린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제목이 특이하게 다가온 작품-

 

이미 국내에서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으로 유명한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와 함께 존 그린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라는데,  2014년도에 <이름을 말해줘>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던 작품을 다시 새롭게 선보이면서 출간된 책이다.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살의 주인공 콜린은 이성에게  차인 것만 해도 이번이 19 번째다.

그것도 캐서린이라는 이름만 가진 여성에게 차이다 보니 아무리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라 해도 자존감이 떨어진 것은 당연할 듯도 싶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명색 한 뇌를 갖고 타고난 콜린, 영재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 그에게 가장 취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이성과의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 못한 것, 특히 캐서린에게 차인 후 의기소침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보다 못한 친구 하산이 하나의 제안을 하게 된다.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자고 하는 제의는 콜린에게 있어 하나의 기분전환이 될 수도 있었을 터, 이들은 자동차 여행을 떠나면서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새로운 환경 속에서의 또 다른 인연은 두 사람에게 뜻깊은 감정을 선사한다.

 

 

책의 거의 대부분이 차를 타고 다니는 여정을 그리는데, 특히 린지라는 여성과의 만남은 콜린에게 다른 새로움을 선사하고, 콜린이 드디어 깨달아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연애라는 감정이 상대적인 것이고 그 어떤 것보다 쉽게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콜린이 당하는 처사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겠지만 감성보다는 이성이 앞서는 콜린의 방식은 사뭇 엉뚱하게 다가온다.

 

즉 사랑의 감정, 연애라는 것을 감성이 아닌 통계에 의해 의지한 ‘유레카의 순간’을 구성하고 있는 세 가지 요소를 설명하고 있는 부분들을 보인 장면들,  수학 시간을 연상하게 하는  , X축과 Y축, 그래프와 도표, 함수(아~ 머리가 아프오지만^^)를 통해서 대화를 분석하고 있는 것들을 보면 작가의 위트를 짐작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자로 잰듯한 통계의 획일성도 좋지만 때론 감성에 어린 사람 간의 느낌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책이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곳곳에 위트가 넘치는 부분들은 자칫 엉뚱함이 지나쳐 말도 안 되는 설정이라는 생각도 들게 하지만  작가의 노련함 속에 귀엽고 가벼움을 느끼며 읽을 수 있게 한다.

 

 

 

사랑이 이제부터 시작~하고 끝나는 결승점이 정해져 있다면 위의 통계수치 시도에 대한 부분들을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은 그렇지 않기에 콜린의 노력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다.

 

로맨스에 대한 성장소설을 읽고 싶다면 콜린이 선사하는 사랑스럽고 유쾌하면서 엉뚱한 모습을 통해 잠시 기분전환을 해보는 것을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