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숲길

토닥숲길표지

토닥토닥, 숲길 – 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박여진 지음, 백홍기 사진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0월

바야흐로 완연한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요즘이다.

아침저녁으로 찬 공기가 폐를 깊숙이 찌르면서 느껴지는 짜릿한 느낌의 가을 맛, 각 학교마다 소풍이다 운동회를 열고 있는 이때만큼 여행하기 좋은 계절도 없을 듯하다.

 

번역가인 아내와 기자인 남편인 부부가 경험하고 쌓아온 주말여행코스로 적합한 여행코스를 책으로 펴냈다.

 

누구나 그렇듯이 여행가지 전의 설렘은 그 무엇보다도 흥분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다.

그 전초전의 기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코스로 적합한 장소를 소개한 이 책은 그저 간편한 운동화만 갖추면 된다.

 

각 기분에 따른 코스를 따로 적어놓은 책의 구성은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테마여행으로써도 적합하고 각 지방에 펼쳐져 있는 장소를 찾아가는 기분은 책을 읽으면서도 그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숲길순서 숲길안내도

 

그렇다고 여행코스만 소개한 것이 아닌 여행을 일상의 삶처럼 느끼면서 할 수 있기까지의 부부들의 이야기, 교통체증을 느끼지 않고 갈 수 있는 법, 각 지역마다 유명한 음식들과 풍경의 소개는 국내 여행지를 여행하고자 계획하는 사람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도산서원

 

걸으면서 소박한 풍경을 통해 마음의 정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들, 책을 읽다 보면 당장 책을 집어 들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주저하게 된다면?, 아니면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더라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운동화에 의지해 훌쩍 떠나보면 어떨까?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1.2

크레이지[세트]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1~2 세트 – 전2권
케빈 콴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보통의 사람들, 평범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방식에는 대부분이 말 그대로 평범하다.

 

하지만 최강의 부유층들이란 사람들이 사는 세계에는 어떤 것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과 다른가 하는 궁금증은  방송의 드라마나 기타 가십거리에 오르내리는 갑질의 행동을 통해 공공연하게  아는 부분들이 있는 만큼 이 책에서는 그런 최상위층인 슈퍼 부자도 아닌 최 극강의 크레이지 리치란 불리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로맨틱 소설이다.

 

뉴욕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부교수로 일하고 있는 29세의 뉴요커 레이철 추. 그녀에겐 같은 동료 교수이자 남자 친구인 32세의 싱가포르인  닉이 있다.

 

어렵게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계 미국인인 추의 엄마는 한국의 이민 가정의 모습들과 비숫한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 새로운 땅에서의 적응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인다.

 

뜻한 대로 딸이 잘 자라줬고 대학교수까지 됐으니 이만하면 성공한 이민세대에 속하지만 닉의 경우엔 좀 다르다.

어느 날 싱가포르에서 여름을 보내기로 한  두 사람은 마침 닉의 친구 콜린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김에 자신의 가족을 레이철에게 소개하는, 서로 쌍방향의 소개를 하기로 한다.

 

그저 가볍게 남자 친구의 가족들을 만난다는 기분으로 떠난 레이철, 그러나 닉은 그녀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자신의 배경이다.

 

 

그야말로 타고난 금수저의 집안, 어느 날 뚝 떨어진 갑부가 아닌 조상 대대로의 부유함을 물려받은 집안이요, 이런 집안에서 보이는 온갖 휘황찬란한 모습들과 취향들은 레이철에겐 별세계다.

 

책은 두 남녀 간의 서로 층이 지는 생활의 차이, 부자들끼리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을 주고 자신의 것을 결코 남에게 주지 않고 지키려는 세습적인 생각의 토대 속에 이익과 타산을 계산해 합치고 어울리는 가운데 뒤에서는 서로가 다른 점을 비웃는 행동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눈이 그야말로 상상 속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쇼핑의 패턴과 자신이 원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비행기로 다른 나라로 떠나는 여유만만한 모습들, 그런 가운데 자신이 갖고 있는 배경에는 상관없이 진실한 사랑만을 택해 평범한(?) 보통의 사람과 결혼하는 커플의 모습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돈’을 통해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인다.

 

읽으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대리만족 비슷한 최고의 부자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것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저자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책이라 그런지 솔직하면서도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동양인들, 그것도 부자라고 일컫는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줄 책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아시안이되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다.

겉모습은 동양인이지만 사고방식은 서서히 서구식으로 물든 패턴을 가지게 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전통적인 동양 의식을 갖고 있는 부모와의 대립을 통한 견해 차이, 부에 대한 생각 차이들은  이 책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살아가는 데 있어 돈은 필요하다.

하지만 ‘돈’에 대한 생각이 어떤가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이는 각기 다른 부자들의 모습, 예컨대, 돈에 과시욕을 부리는 부자가 있는가 하면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의 부자가 있고, 돈을 통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 책,  특히 닉의 엄마 입장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평범한 이민자의 딸이 아들과 연인 관계란 사실에 뒷조사를 하는 것은 어디 가나 똑같은 동양의 정서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레이철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책의 결말은 로맨스 소설이 지향하는 부분들을 보여주지 않음으로 해서 이 책이 다른 책과 구별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영화로도 개봉이 되고 있는 만큼 책에 그려진 화려함의 극치를 영상에선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원작과 비교해 보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동트기 힘든 긴밤

                                                           동트기 힘든 긴밤

쯔진천 | 최정숙 옮김/ 한스미디어 2018.11.16

2013년  3월 2일 토요일 오후, 장(江) 시 지하철 문화광장 역에서 술에 절고 꾀죄죄한 행색의 한 남자가 트렁크를 끌고 지하철 검색대를 지나가려 한다.

 

 

통과 절차상 검색을 거쳐야 함을 거부하는 남자, 트렁크 안에는 나체의 시체가 들어 있었고 이 현장은 주위 사람들의 핸드폰에 의해 퍼지게 된다.

 

 

남자의 이름은 장차오, 전직 법대 교수이자 지금은 변호사다.

죽은 남자는 장양이란 이름을 지닌 그의 제자이자 검찰관 출신이었지만 도박, 성매매,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교도소에 갔다 온 사람이다.

 

 

둘은 돈 문제로 싸우다 우발적으로 죽였다는데, 장차오는 이 모든 것을 순순히 인정한다.

순리대로 법정에 선 순간 그는 모든 진술이 거짓이고 자신은 죽이지 않았다는데….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며 장차오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교도소행을 감행하면서까지  과감한 행동을 한 것일까?

 

 

공안당국은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수학교수인 옌량을 불러들이게 되고 그는 장차오를 맞대면하면서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자신의 입으로는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에 앞서 커다란 밑그림을 통해 사건 접근 방식을 하게 만드는 장차오 앞에서 옌량은 장양에 얽힌 관계, 10년 전에 판결이 난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법학과 학생으로서 지방에 자원교사로 지원한 허우구이핑은 자신이 가르치는 여학생 중 한 명이 성폭행을 당하고 자살로 마감한 사건을 통해 지방에 드리운 어두운 면을 보게 된다.

그 진실로 다가서게 된 과정 중에 뜻하지 않게 미성년 여학생 성폭행, 마을 과부를 성폭행했다는 죄목으로 자살로 마감하게 되면서 이 사건은 간단하게 마무리되지만 그의 애인이었던 리징은 결코 이를 용납할 수가 없었다.

 

 

동창 장양이 마침 허우구이핑이 근무했던 지역의 감찰관으로 가게 되자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혀줄 것을 부탁하게 되면서 10년 간의 끈질긴 장양의 수사는 지난한 과정을 보인다.

 

 

책은 장차오가 그간 이 모든 사건의 내막에 감춰졌던 고위급 관계자와 성 상납을 통해 경제적인 이익을 취해 한 지역의 거물급 경제인으로 거듭나는 정경유착의 관계, 이들의 관계를 밝혀내길 원치 않았던 그들의 무자비한 살인과 협박들이 스로의 입을 통해 밝혀내는 것이 아닌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주는 방법이란 것으로 현직 수사관과 옌링으로 하여금 진실에 다가서게 하는 과정을 그린다.

 

 

 

 

누구나 자신의 목숨은 하나다.

그런 자신의 목숨을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담보로 10년 간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 증거 인멸의 과정과 훼방에 이은 진실의 문은 턱없이 높음을 절감하며 절망과 희망, 원치 않은 삶 속으로 들어가는 장양의 신념과 그런 과정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장차오,  그는 왜  쉽게 자신이 이런 일을 하게 된 경위를 말하지 않았을까?

 

 

장차오는 말한다.

“빌딩 앞을 지나는 여행자들 중 그 외관에 흥미를 느낀 사람만이 안으로 들어와서 둘러볼 테니까요.빌딩 외관만 보고 겁에 질린 여행자는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두려워합니다. 어쩌면 못 본척하고 그래도 도망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빌딩의 내부 구조는 안으로 들어오려는 방문자만을 기다리며 계속 그대로 보존 되겠지요.”

 

 

자살로 마감한 장양의 사건을 통해 과거의 사건을 다시 회자시키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그들의 눈물겨운 투쟁이라고해야할까?

 

중국의 사회파 미스터리를 처음 접한 책으로 처음 대한 이 책에 대한 흡입력은 높다.

쉽게 손에서 놓을 수없을 만큼의 우리들의 지난했던 어떤 시절들을 떠올리게도 되고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와는 또 다른 느낌의 비슷한 정서로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모두가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진실을 밝히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사회 초년생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장양의 노력과 그의 곁에서 조력을 함께 했던 사람들의 진실성은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막아서는 권력 앞에서 허무함과 절망감, 통렬한 비애감을 독자들로 하여금 모두 느끼게 만든다.

 

 

현재와  과거를 오고 가며 그리는 진행상황은 독자들은 한눈에 모든 정황을 알면서 읽게 되지만 정작 옌랑과 수사관들은 조각들을 모아서 전체적인 윤곽을 느껴가는 형식이라 진실을 알게 되면서 밝혀지는 과정들은  서로 상반되는 설정이 더욱 재미를 준다.

 

 

여기서 말하는 동트기 힘든 긴밤이란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부정부패의 어둠을 그리고 있기에 과연 찬란한 해는 떠오를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제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진실은 결코 감추어진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닌 언젠가는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결국 진실의 해는 떠오른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이미 유명한 작가라고 하는데, 다음 작품을 통해서 꼭 만나보고 싶게 한 작품이었다.

 

 

 

청소해부도감

청소해부도감  청소해부도감 – 너저분한 삶을 반짝이게 해줄 청소의 기술 해부도감 시리즈
NPO법인 일본하우스클리닝협회 지음, 김현영 옮김 / 더숲 / 2018년 10월

집안 청소라는 것이 매일 깨끗이 쓸고 닦는다고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까지 제대로 청소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기에 청소하고 난 후에 기분이 상쾌하고 개운한 것은 기본이겠지만 모르고 지나면 몰라도 알고 있는 먼지에 대한 것이 보인다면 그야말로 낭패~~

 

그렇다면 제대로 된 청소법에 대해 알고서 실천해본다면 어떨까?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초보부터 경력이 붙은 주부들까지 모두 유용한 정보로 가득 찬 책이다.

 

책의 구성은 우선 단계별 청소법으로 시작된다.

 

1. 단계별로 청소하는 방법

2. 효과적으로 청소하는 방법

3. 청결함을 유지하는 방법

 

이런 단계까지 가게 된다면 집안 구석구석에 먼지가 않을 자리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미 알았던 것들도 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정보를 토대로 청소의 노하우를 경험할 수 있다.

 

청소의 가장 기본인 세제 선택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천연소재의 세제를 사용하는 것부터 시작이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전문 청소용 세제도 있지만 이 세가지만 우선적으로 집에 구비해 놓는다면 웬만한 청소의 찌든 때들은 쉽게 제거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베이킹소다, 탄산수 소다, 구연산은 적절한 물과 섞어서 사용하게 되면 굳이 힘을 들이지 않고 몇 분이나 몇 시간의 차이를 두고 기다리는 여유를 통해  뽀득뽀득 윤이 나는 집안으로 바뀌게 된다는 사실!

청소용

 

하기 힘든 구역인 부엌 환풍기 청소나 화장실 환풍기, 창틀 청소의 경우 집에 흔한 청소 도구를 이용하는 센스, 또한 쉽게 손에 잡히기 쉬운 장소에 걸레를 배치함으로써 보다 쉽게 청소하기 쉬운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사실은 좁은 장소의 이용을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청소업

 

 

부엌 개수대에 있는 거름망 안에 알루미늄 포일을 탁구공 크기로 만들어 둔다면 찌꺼기에 함유된 오염이 포일의 특성을 이용해 걸러내므로 냄새와 깨끗함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아주 좋은 예시하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좀 더 전문적이고 빠른 시간 안에 보다 깨끗함을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청소법을 익혀가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청소 시간에 대한 부담감도 점점 줄어들게 된다는 점,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웃집 아이를 차로 치고 말았어

 이웃집아이이웃집 아이를 차로 치고 말았어
그렉 올슨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0월

살면서 뜻하지 않게 당황한 일들을 겪어 본 적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타의든 자의든 간에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란 나가 생각하는 바대로 흐르지 않기에 더욱이  책 제목처럼 일을 겪는 경우라면 우선시되는 행동은 무엇일까?

 

제목 그대로 뜻하지 않게, 실수로 저지른 일이 커다란 사건으로 번져버렸다.

변호사 시험을 치르기 위해 집을 나선 리즈, 전날 밤늦게 잔 탓에 아침에 시험을 치르기 위해 먹은 각성제는 옆집 네 살 아이 찰리를 차로 치는 사고로 발생하게 된다.

 

뜻밖의 사고, 경황이 없던 그녀에게 남편 오웬은 방수포에 아이를 함께 쌓고 유기해 버린다.

사건을 죽는 날까지 함구할 것을 맹세하게 된 부부-

 

반면 아이의 엄마 캐롤은 잠깐의 행동 때문에 자신의 아이가 실종된 것을 죄책감으로 여기며 실종신고를 하게 되면서 두 여인의 감정, 아니, 정확히는 두 부부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진행을 보인다.

 

가까운 이웃이었기에 더욱 마음의 죄를 지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리즈에게 오히려 남편이란 작자 오웬은 자신의 성공에 영향을 끼칠 이 사건에 대해 리즈를 협박하게 되고 캐롤의 남편은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신경을 씀으로써 캐롤로 하여금 서운한 마음을 들게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땅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열 달 배 아파 낳은 생명인 자식이 내 눈 앞에서 잠깐 한눈 판 사이 없어졌다면, 그것도 자신의 잘못 때문이란 사실이라면, 엄마 된 입장으로서 하루하루가 지옥일 것이다.

 

그 절절한 심정,  오죽할까 싶은 마음이 책의 구석구석 보이고 그런 감정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같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리즈 또한 자신이 저지를 죄, 그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마음의 짐을 진 것은 물론이고 아무도 몰랐다고 생각되던 그 사건이 목격자가 나타나면서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는 과정은 점차 약과 알코울에 의존하게 되는, 그러면서 부부 사이도 점차 벌어지는 과정이 심리 스릴러로써의   느낌을 충분히 느끼게 해 준다.

 

각자가 서 있는 위치에서 자신의 이점을 따지는 남편들, 읽다 보면 리즈보다 남편 오웬이 더 미운 것은 아마도 이 사건 자체가 불러온 파장의 근원지 확대 제공자란 생각이 더 컸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벌어진 사건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리즈의 선택은 책의 말미에 드러나지만 인간인 이상 결코 완전무결함은 없기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이를 만회할 기회가 생겼을 때의 처신은 인간이기에 행할 수 있는 결정이란 생각이 든다.

 

저자가 그린 인간 심성의 내면을 통해 각각 개인들의 마음들을 마치 들여다본 듯한 글이 인상적이면서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아픔이 있게 한 책이었다.

골든아워 1

골든아워골든아워 1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3 골든아워 1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외과 의사이자  중증외상센터 센터장 이국종 교수의 17년 간 기록한 삶과 죽음의 보고서란 이름으로 출간된 책, 1.2권 중 우선 1권을 만나봤다.

 

병원의 응급실을 향해봤던 사람들은 알겠지만 자신이나 가족들이 위급한 상황에 닥치면 정말 앞이 캄캄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체감하게 된다.

119구급차가 오기까지 남들은 빠른 시간이라고들 말은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가족들이나 본인은 피를 말리는 그 시간이 정말 한없이 흐른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

 

이처럼 위급 상황, 흔히들 골든타임이라고 말들 하는 것, 정확히는 골든아워라고 한다.

 

– 사지가 으스러지고 내장이 터져나간 환자에게 시간은 생명이다. 사고 직후 한 시간 이내에 환자는 전문 의료진과 장비가 있는 병원으로 와야 한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골든아워’다.-p 149

 

하지만 현실은 이리저리 돌고 돌아 겨우 도착해서 시간 타임은 놓쳐 생을 저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선진국 기준으로 ‘예방 가능한 사망’이란 말이다.

 

1권은 2002~2013년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처음 의학과에 적을 두고 공부하며 의사로서 출발하는 과정에서 맡게 된 중증 외과 의사라는 직책은  여러 사연을 갖고 마주치는 다양한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이야기, 공사장에서, 선박일을 하다가, 배로 고기를 잡다가, 아니면 조폭들끼리 칼부림, 가정 폭력에 노출되어 실려온 부인, 어린 자녀들을 두고 생을 마감하는 가장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아프지 않은 사연들이 없다.

 

처음 중증외상이란 말을 듣게 된 것은 아마도 소말리아 해적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석해균 선장의 생명을 다루고 그 이후 북한 병사의 수술까지를 연일 기사로 접하면서 외과의사로서 그가 행한 의술은 신이란 존재를 생각하게 했다.

 

하지만 책에서 보는 현실은 너무나 힘들다는 것이 첫 느낌이다.

해외 연수를 가서 보고 배운 것을 토대로 한국에도 정말 필요한 의료정책임을 통감하지만 정작 실행에 있어서는 여러 난제들이 쌓여있고, 읽다 보면 의사란 직업에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겠단 생각마저 들게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얼마 전 끝난 병원 드라마 ‘라이프’가 생각난다.

병원도 사설 기업체이고 이윤을 창출해야 병원을 운영해 나갈 수 있다는 사실, 그런 기타 여러 압박감들이 의사들에게 전달되고 그런 가운데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입장, 특히 시간을 다투는 중증외상 환자들을 수술하는 의사로서 느끼는 이러한 행정적인 문제점들은 사각의 지대를 연상하게 했다.

 

서양에서 이미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독립적인 중증외상센터의 존재는 그래서 더욱 필요함을 통감하게 된다.

 

위급환자 발생에 따른 절차의 빠른 운송과 바로 수술할 수 있는 의료진 확보, 무엇보다 중환자실이 그렇게 부족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국내의 현실 여건이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게 한다.

 

수술하면서 의사는 오로지 환자의 생명 살리기에만 신경 써도 모자랄 상황에 중환자실이 있는지를 확인해야만 하고 없다면 응급실 한편에서라도 환자를 돌보아야만 하는 현실, 물론 병원 사측의 입장도 있겠지만 적어도 생명의 위급함을 다루는 의료계의 현실은 녹록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없다.

서양의 체계적인 것을 그대로 옮겨와 실행하다 보면 한국형 중증외상센터로써 자리를 잡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느낄 수 있는 대목들이 있는데, 의사로서 곳곳에 좋지 않은 시선을 감내하며 의사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실로 존경스럽다.

 

–  이제 나는 외과 의사의 삶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뼛속 깊이 느낀다. 그 무게는 환자를 살리고 회복시켰을 때 느끼는 만족감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터진 장기를 꿰매어 다시 붙여놓아도 내가 생사에 깊이 관여하는 것은 거기까지다. 수술 후에 파열 부위가 아물어가는 것은 수술적 영역을 벗어난 이야기이고, 나는 환자의 몸이 스스로 작동해 치유되는 과정을 기다려야만 한다. 그 지난한 기다림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각종 인공생명유지장치들을 총동원해 환자에게 쏟아붓는 것뿐이고, 그것은 치료를 ‘돕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직접 환자를 온전히 살려낸다거나 살려냈다고 할 수 있는가. 나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외과의사로 살아가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외과 의사로서 나의 한계가 명백히 다가왔다. -p 34-35

 

요즘은 외과를 전공하려는 지원자가 적다고 한다.

갈수록 인기가 없는 ‘과’이고 노동에 가까운 수술의 현장이라는 말도 있던데, 인간의 생명을 작은 메스에 의지해 살린다는 직업, 그 소명을 끝까지 놓지않고 있는 분들이 있기에 그 고마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인간이기에 힘든 과정이 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책, 미처 몰랐던 긴박한 생명을 다루는 그 시간들을 알려주고 왜 중증외상센터가 존재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 준 교수님께 힘 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메르타 할머니의 우아한 강도 인생

메르타강도메르타 할머니의 우아한 강도 인생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1.2편을 통해 노익장을 과시한 그들이 다시 떴다.!

 

메르타 안데르손 할머니를 비롯해 다른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합심하여 은행을 털려는 계획은 이제 전편에 이어서 손쉽게 행동에 옮길 수가 있는 지경에 이른다.

 

그들이 은행을 털려는 목적은 노인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마을을 만들려는 것인데, 정부와 사회가 행하고 있는 실행들과 노인들에게 대하는 자세들이  그들의 눈에 못마땅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구체적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돈이 턱없이 부족하기 마련, 그래서 은행을 털려는 것이고, 2편에서 그랜트 호텔에 감춰 두었던 돈 5백만 크로나를 회수하기로 한다.

그러나 프로 도둑은 아니었기에 cctv에 메르타 할머니가 노출되고 은행 강도를 쫓는 곳마다 메르타를 목격한 경찰은 의심하기 시작, 추적은 시작된다.

 

 

그들은 과연 자신들의 계획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

1.2편에서도 통쾌하고 유쾌하면서도 생각할 부분들을 던진 책답게 이 3편에서도 여전히 활력이 넘치는 메르타 할머니를 만나볼 수 있다.

 

5억 크로나에 달하는 요트를 훔치는 일을 실행하는 과정은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자신들이 묵고 있는 펜션의 이웃이 바로 조세 포탈범이자 사기꾼인 비엘케가 란 사실을 알고 지중해의 생트로페에 있는 그의 요트를 훔치는 계획은 이 요트를 두고 또 다른 헐값에 뺏으려는 올레크아 보리스와의 한판 대결도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복지국가 중 한 나라인 스웨덴에서 출간된 이 책은 아무리 잘된 복지국가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노인들의 삶은 모두가 행복한 것만을 아님을 꼬집는다.

 

비단 이 나라뿐만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 ‘노인’이란 칭호에 맞는 세대를 이루게 마련인 것을 자신들은 언제까지나 청춘인 것처럼 노인들을 대하는 자세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들은 여전히 건장함을 드러낸다.

 

– 우리 같은 노부인들이 없으면 세상은 돌아가질 않아.
그냥 무너지고 말 거야.
문화도 예술도 사라지고 남는 것은 오직 축구와 게임뿐이겠지 – p 517

 

인생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식과 지혜는  젊은 세대들에게 귀감이 된다.

복지국가의 실현을 이루기 위한 정책 안에서 그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절차들은 짧은 장마다 벌어지는 좌충우돌 행동 속에 생각을 던지게 되고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메르타 할머니의 사랑을 통해서도 여전히 심쿵하게 느낄 수 있는 요소로 드러낸다.

 

밀당의 사랑도 나이에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젊은 청춘들의 밀당과는 또다른 생생한 ‘러브’를 보는 듯한 느낌 속에 이들의 강도행각이 눈살을 찌푸리지 않게 글 구성을 다룬 저자의 글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팔팔하고 긍정 마인드의 메르타 할머니와 그 외의 친구들, 그들이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우리가 추락한 이유

우리가추락한이유우리가 추락한 이유
데니스 루헤인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0월

 – 서른다섯 살이 되던 해 5월의 어느 화요일, 레이철은 남편을 총으로 쏘아 죽였다.

 

첫 프롤로그에서 드러난 문장에서 강한 임팩트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문구다.

 

여 주인공인 레이철은 왜 사랑하는 남편을 죽였을까?를 궁금하게 하는 첫 도입부 이후 책은 레이철이란 여성의 시점으로 그려낸 그녀의 전반부 인생, 그리고 브라이언의 이야기를 통해 사건의 흐름을 진행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심리학 교수인 엄마 밑에서 자란 레이철은 아버지를 모른다.

어린 시절 어렴풋한 기억 속에 남은 아버지의 이름이 제임스란 것만 알려줄 뿐  정작 그녀가 아버지의 존재를 알기도 전에 엄마는 교통사고 사망, 남은 유산으로 아버지의 존재를 찾기 시작한다.

 

사설탐정 브라이언으로부터 미련을 갖지 않는 게 좋겠단 충고를 받아들인 레이철, 이후 가까스로 제임스를 찾게 되지만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아님을, 엄마의 외유로 생긴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공황발작을 일으키게 되고 친부에 대한 포기를 하면서 메이저 방송 진출을 하려 노력한다.

 

마침 아이티에서 벌어진 지진은 그녀를 그곳에 특파원으로 파견하게 되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실상, 강간, 폭력, 약탈을 목격하면서 어린 소녀를 강간과 살인으로부터 구해내지 못했단 죄책감에 휩싸이면서 방송 도중 공황발작을 생방송으로 보이게 된다.

 

결국 모든 매체에서 레이철이란 이름은 유명인사가 되고 그녀는 방송을 떠나게 된다.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자 애를 쓰지만 공황발작으로 인한 세상 밖으로의 발을 내딛기를 거부한 채 칩거하는 레이철, 우연히 다시 만난 브라이언의 따뜻한 심성과 그녀를 이해하는 마음은 그녀에게 또 하나의 사랑으로 다가온다.

 

책은 전반부가 레이철이란 여성의 성장과정, 왜 그녀가 공황발작을 가지게 됐는지에 대한 진행을 보임으로써 그녀 안에 잠재되어 있는 위축과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마주칠 용기를 가지게 되지 못한 과정을 보였다면 후반부는 브라이언을 만나고 부부가 되면서 그녀가 점차 공황발작을 이기고 조금씩 바깥세상으로 나가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을 부부의 사랑으로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다.

 

하지만 어느 날 거리에 나선 그녀의 눈에 외국에 출장 간다고 나선 브라이언이 건너편에 있다면?

자신의 눈을 의심하기 시작한 레이철은 이후 정작 3년간 부부로서 살아오면서 자신이 브라이언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책의 진행은 전반부가 통속적인 한 여인의 심리 위축을 그린 과정이었다면 후반부는 이로 인해 결혼이란 안전을 통해 자신을 이해해 준 한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한 결실이 뜻하지 않게  남편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과정 속에 그려지는 사기, 사랑, 음모, 배신, 추악한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을 보인다.

 

전작인 [살인자들의 섬], [미스틱 리버] 외에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 있게 읽은 갱스터 소설 커글린 가문 3부작 [운명의 날], [리브 바이 나이트], 이후 후속 작품들이 남성 위주의  다양한 스릴의 장르를 다룬 책이라면 이 책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책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레이철의 공황발작을 충분한 개연성 있는 사연을 들려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녀가 브라이언에게 빠질 수밖에 없었던 환경을 수긍하게 한 점, 그 이후 브라이언의 실체를 통해 또 다른 인생으로 빠져들게 되는 과정들이 저자의 특허인 심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스릴이 가질 수 있는 느낌을 후반부에 비로소 드러내는 과정들이 충분한 흡입력을 느끼게 해 준다.

 

왜 그들은 추락을 해야만 했을까?

평범한 삶을 원했던 레이철과는 다르게 자라온 환경에서 느낀 불합리에 대한 불만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다져온 브라이언이란 상반된 두 인물들의 대화를 읽고 있노라면 과연 브라이언은 레이철을 사랑하기는 할 것일까? 그저 연기에 능숙한 그만의 표정으로 그녀를 끝까지 속인 것은 아닐까?

적어도 고백이란 부분에서만은 두 사람 모두 진실을 말했다는 것만 느끼게 될 뿐 모든 것이 거짓으로만 볼 수밖에 없게 만든 브라이언이란 인물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된다.

 

서서히 조여 오는 범죄 무리들과의 대결은 촘촘히 다가오는 심리 압박의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하며 영화 속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연상 시키는 듯한 배경들이 인상적이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책인 만큼  전반부의 느림을 이해하고 읽는다면 후반부는 저자만의 탁월한 추리 스릴을 만끽하며 즐길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스릴이란 장르 속에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려낸 듯한 작품, 하지만 결국 이 책은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던진 한 여인의 아픈 이야기란 생각도 들게 한다.

 

                                                                                                                                

네 명의 의인

네명의인네 명의 의인
에드거 월리스 지음, 전행선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9월

영국 추리작가협회 ‘100대 추리소설’ 선정작이며 TV 시리즈로도 제작 방송된 화제의 소설이라고 한 이 작품은 영화 킹콩을 쓴 원작자의 작품이다.

 

배경이 되는 것은 영국, 첫 시작은 자국민의 안전을 위한다는 구실로  정치난민을 본국으로 강제 송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외무부 장관 필립 레이면 경 앞으로 협박편지가 오면서 시작이 된다.

 

강제 소환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만일 자신들의 뜻을 따르지 않을 경우 외무부 장관을 암살하겠다는 뜻을 전하는 이들의 의사를  필립 레이면 경은  무시하고 법안 제출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의인들은 본보기로 국회의사당에 폭탄 설치를 했다는 것을 알리고 경찰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 대대적인 수사를 하면서 필립 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현상금 1천 파운드를 걸어 범인을 쫓는데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다른 국외적으로 올바른 일을 하지 않은 인물들을 처단한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 과연 네 명의 의인들은 누구일까?

 

책 속의 주인공들은 사회적으로 정의에 반하는 사람들을 처단하는 일을 한다.

일명 자경단이란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데, 법에 의해서 올바른 처단을 받지 않은 자, 억울한 사정을 법이란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고자 하나 그렇지 못한 억울한 심정을 지닌 사람들을 대변해주듯 실행에 옮기는 이들의 행동을 보면 시원함 감정이 들게 되면서 정의는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자신들의 배경이 결코 가난하지도 않은, 부유한 삶을 누리고 있는 자들이기에 이렇듯 일을 행한다는 사실이 또한 다른 점으로 느낄 수가 있는데, 과연 의인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법안을 폐기하고 자신의 목숨을 보전할 것인지, 약속은 약속이기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저버리지 않고 실행에 옮길 것인지에 대한 결과의 진행도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한다.

 

과연 의인들은 그들이 내세운 정의의 실현, 그들을 잡기 위해 몰려든 경찰의 눈을 피해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책을 읽는 내내 음지에서 그들이 행한 일들은 현대에 있어서도 안하무인의 몰상식한 행동을 일삼는 이들, 권력과 부패에 취해 정작 돌보아야 할 사람들은 뒷전인 채로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충족시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릴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연작시리즈로 나온 책인 만큼 시대를 앞서 간 구상이 지금 읽어도 전혀 낯설지 않은, 오히려 액션이 가미된 유명 영화 주인공의 본보기로 참고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사양

사양앞

[도서]사양다자이 오사무 저/유숙자 역
민음사 | 2018년 09월

 

‘인간실격’으로 잘 알려진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 이번에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왔다.

 

문학이란 것이 시대의 흐름에 영향을 받음으로써 그 시대를 작가의 필치로 그려낸 장르 중 하나라고 한다면 이 작품은 다자이 오사무의 생애를 근접해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유명 작가들이 있지만 이 작가의 생을 다시 더듬어 보고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느끼는 과정들은 시대의 변혁 속에 과연  지금까지 갖고 있던 기성의 무게를 훌훌 던져버릴 용기가 있을까를 나 자신에게 물어보게 된다.

 

 

일본의 폐전 후 몰락해가는 귀족 출신의 한 집안을 소재로 다룬 이 책은 천생 귀족인 엄마와 그녀의 자식인 이혼녀이자 책의 화자인 가즈코, 그리고 전쟁에 나가 있는 남동생 나오지가 주인공들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외삼촌에 의지해 자신들이 살던 집을 팔고 한적한 별장으로 이사 오게 된 모녀, 점점 병약해가는 엄마를 두고 집안의 가장이자 이혼녀인 가즈코는 밭일을 하면서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여인이다.

 

엄마의 귀족다운 품위 속에 아편에 중독되어 전장에 나간 동생 나오지의 귀환은 또 다른 집안의 걱정거리로 남지만 정작 그녀 자신도 ‘사랑’이라고 믿는 유부남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책은 전장의 패잔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의 귀족이란 신분 때문에, 사회의 변혁에 동참하지 못하는 자신의 신분적인 한계로 인한 고뇌,  삶에 대한 애착과 불행, 당시 퇴폐적인 성향의 유행으로 인해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나오지, 그런 나오지 와 가까운 소설가 우에하라가 시대를 겪어가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삶의 방식들이 그들의 행동과 말을 통해 시대를 투영한다.

 

 

가장으로서 집안을 살리겠다는 의지조차 없었던 나오지의 행동과 말은 저자와 가장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흡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가 이 모든 것을 포기함으로써 자살을 택하게 된 유서의 내용들은 당시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들의 고통을 대표한다는 느낌, 자살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작품을 쓰면서도  도저히 시대에 부합되는 창작을 할 수없다는 한계를 느끼는 우에하라, 그런 우에하라를 사랑하는 가즈코의 연관관계들은 우울한 시대를 겪는 사람들을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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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이렇듯 시대를 함께하지 못하는 미약함을 보인다면 가즈코는 그와는 반대로 자신의 귀족이란 신분을 벗어던질 각오를 한다는 점에서 강함을 보인다.

아기를 낳고 싶어 하는 마음, 결국 우에하라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자신의 혁명이자 새로운 삶을 위해 꿋꿋이 살아갈 것을 맹세하는 내용들은 새로운 시대에 적극 수긍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단 점에서 희망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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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로 생을 마감한 저자의 삶, ‘사양족’이란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란 점에서 이 작품은 그 시대를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