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내 것이었던

원래 내것원래 내 것이었던
앨리스 피니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올여름 유난히도 무더웠던 탓에 추리 스릴러물을 많이 접하게 됐다.

서늘한 뭔지 모를 기분이 등을 타고 내리는 느낌, 어떤 특별한 행동을 크게 취하지는 않았어도 이런 심리에 관한 추리 스릴러들은 여전히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라디오 서브 진행자로 일하는 엠버는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고 주위의 말들을 종합해보면 자신이 코마 상태란다.

몸은 움직일 수는 없어도 듣고 이해하는 데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태, 왜 자신이 이런 모습으로 병원에 오게 됐는지를 기억하려고 애를 쓴다.

 

내 이름은 앰버 레이놀즈다.
  나에 대해 알아야 할 세 가지가 있다.

 

  1. 나는 코마 상태다.
  2. 남편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3. 나는 가끔 거짓말을 한다.

 

위의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현재의 코마 상태를 가진 엠버, 이런 일들이 벌어지기까지의 현재, 그리고 1991년에 쓴 일기장의 내용인 과거를 통해 서로 번갈아가며 이야기 흐름은 이어진다.

 

찰떡궁합 같던 그녀 자매들, 엠버와 클레어와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정말 남편은 자신을 버리고 클레어와 모종의 관계를 이어가는 것인가?

 

독자들은 세 부분을 읽으면서 전체 이야기의 흐름에 빠지게 되고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일기장에 담긴 내용을 통해 엠버와 클레어의 관계를 알아가지만 반전의 맛은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내용을 담았다는 데서 심리 스릴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다 보면 일기를 쓴 것은 클레어가 맞다고 생각되지만 뒷부분에 이르는 엠버가 행한 행동들을 본다면 일기도 엠버가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되고 여태까지 책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도대체 무엇을 이해하고 읽었던 거지?라고 하는 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원 제목인 《SOMETIMES I LIE》보다 더 강렬한 제목인 이 책은 내용상으로도 표지로 보나 한국에서 출간된 제목이 훨씬 강하게 와 닿는다고 느낀다.

 

등장하는 인물들과의 관계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진행되는 엠버의 행동과 그런 행동을 행할 수밖에 만든  클레어의 말들, 누가 선의의 행동을 한 것인지조차 모호하게 만든 이야기들은 심리 스릴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무척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이런 심리 스릴의 내용들을 읽다 보면 반전의 맛이 어느정도 예상되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런 나의 예상을 뒤집는 또 다른 이런 반전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1. 난 코마 환자였다.

2. 내 동생은 비극적인 사고로 죽었다.

3. 가끔 나는 거짓말을 한다.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책 앞. 뒤를 되짚어보게 하는 책이다.

                                                                                                                                

리얼 라이즈

리얼라이즈리얼 라이즈
T. M. 로건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거짓말 속에는 상황에 따라서 선의의 거짓말이 있을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정 반대 개념의 계획적인 거짓말이 있다.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부딪치는 상황 속에서 돌발적인 말 한마디가 거짓으로 일관하게 된다면, 그 거짓 속에 진실은 무엇이며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처음 접한 작가의 작품이지만 심리 스릴 면에서 긴장감을 끌어모으는데 독자들을 현혹시킨다.

 

평범한 중등교사인 조셉 린치는 아들 윌리엄을 태우고 집에 가던 중 아들이 발견한 아내의 차를 보고 아내의 차를 뒤따른다.

퇴근 후 테니스를 친다고 알고 있던 아내, 그런 아내가 무슨 일로 이 시간에 호텔의 주차장에 들어가는 것일까?

 

놀라게 하여줄 마음으로 따라 들어선 조셉, 하지만 현장에선 아내와 아내의 친구 베스의 남편인 벤이 만나고 있었고 둘은 심각한 상황을 보인다.

 

이내 다시 주자창에서 기다리던 조셉은 벤과 마주치게 되고 벤의 일방적인 폭력에 당하던 조셉은 벤이 우연찮게 쓰러지면서 현장에서 피를 흘리자 당황하게 된다.

 

더군다나 이 현장에서 아들 윌리엄이 천식을 호소하자 다급하게 다시 집으로 가게 된 조셉은 응급상황을 마치고 다시 호텔로 가보지만 벤은 그 현장에서 이미 보이지 않는다.

 

잔잔한 일상에서 던져진 뜻하지 않은 불협화음의 발생 시작, 책의 시작은 우선 독자들로 하여금 벤은 무사한 것인지, 조셉의 양심적인 행동에 호응을 하게 되지만 이후 벤의 집요한 괴롭힘은 갈수록 조셉을 괴롭히게 된다.

 

아내와의 불륜을 알게 된 그 사실 이후, 진정으로 자신은 아내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던가?  불륜을 인정함으로써 부부간에 쌓아온 10년 이상의 결혼 생활은 아들 윌리엄이 있음으로 해서 용서와 화해를 모색하려 노력을 하지만 벤이 아내에 대한 집착은 조셉을 사건의 살인범으로까지 몰고 가게 한다.

 

여기엔 현대의 발전한 이기 문명의 혜택의 부작용을 같이 보인다.

생활의 편리성 이면에 감춰진 한 개인의 사생활 모두를 들여다볼 수 있는 페북이나 이멜, 실시간으로 보게 되는 생생한 현장들을 이용한 범인의 계획은 조셉이 통화를 했거나 보았던 현장들, 사람들로 하여금 조셉의 진실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허점들은 섬뜩함을 지니게 한다.

 

만일 그때,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아내를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봤어도 그냥 지나치고 집으로 돌아왔더라면 예전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읽으면서 누가 범인일까를 염두에 두고 읽어 나가려 하지만 뒤에 가서 밝혀지는 반전의 맛은 허를 찌른다.

 

벤, 베스, 아내 멀, 그리고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 만의 방에 갇혀서 이 모든 사건을 자신의 머리 속에 짜고 만들고 계획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심을 하게 만든 조셉의 말과 행동들은 저자의 교묘한 글 술수에 여지없이 흘러들어가게 만든 장치들이 심리 스릴의 전형적인 맛을 느끼게 한다.

 

거짓말을 하려면 기억력이 좋아야 한다는 말, 이 말에 담긴 모든 뜻을 제대로 짚어 사건의 흐름을 만든 책, 특히  부부로서 살아가는 데에 있어 선의의 거짓말 속에 담긴 진실은 어디까지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며   가정과 부정(父情)에 대한 애틋함을 지닌 조셉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궁금해서 읽다가 마지막 장을 먼저 볼까 유혹하는 책, 이런 전형적인 심리 스릴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만족할 것 같다.

400년 전, 그 법정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400년전 법정400년 전, 그 법정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다나카 이치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8년 8월

유명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관한 이야기 중 가장 알려진 것이라고 하면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과학의 발전과 인간의 생각이 갈릴레오가 살았던 당시보다 많은 진전과 발전이 있기에 오늘날 태양과 지구의 관계는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지는 사실들이  있지만,

당시엔 쉬운 문제가 아니엇음을, 갈릴레오의 재판 과정을 살펴보는 것으로 다룬 책이다.

 

게몽주의를 선봉했던 나폴레옹은 갈릴레오를 사랑했고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다루었던 여러 행정들에 대한 비판을 가하던 중 로마 교황청의 바티칸 서고와 이단 심문소에서 총 3,239상자, 책 10만 2,435권 분량의 문서를 약탈해간다.

 

이 문서들 중에는 갈릴레오가 받았던 재판에 대한 문서도 포함이 되어 있었고 라틴어와 이탈리아어로 기록된 재판 기록을 프랑스어로 번역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하지만 그의 권력은 그가 실각함으로써 성과를 이루지 못했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교황청의 문서 회수의 노력 끝에 상당한 소실 부분을 제외하고 재판에 관한 이야기는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이 책은 바로 1615년에 고발되어 1632년에 받게 된 심문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과 그 안에서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생각했던 생각과 갈릴레오가 주장했던 지동설에 대한 반박의 내용들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다룬다.

 

지금도 여전히 종교와 과학의 미묘한 신경전은 진행 중이다.

당시만 해도 종교 지도자들이 생각했고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던 기준은 성서였다.

갈릴레오도 같은 종교인으로서 성서에 담긴 내용을 믿었지만 자신이 생각하고 증명했던 자연의 증거는 성서 속에 또 다른 범위로 확장해 생각할 수 있었던 문제임을 자각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일부 종교인들 가운데는, 특히 갈릴레오가 받은 재판이 종교재판이란 점을 염두에 둔다면 두 가지의 상반된 주장에는 결국 갈릴레오를 포기하게 만드는 과정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누가 나쁘고 옳다는 주장보다는 갈릴레오가 받았던 당시 시대상의 주요  생활권을 다스렸던 종교와 그 종교 안에서 다른 해석을 가짐으로써 벌어진 쟁점들을 다뤘다는 점에서 갈릴레오가 주장했던 과학의 발전이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게 된 계기를 알게 해 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많은 중요한 부분들이 소실되었고 남아 있는 문서들을 중심으로 당시의 재판을 그려 본 책이라 과학의 진보적이 발전과 종교와의 관계, 이해들을 시대의 분위기에 맞게 알아가는 재미, 특히 이런 분야에 관심을 둔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제인 오스틴 지음, 박희정 그림, 서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이름만 들어도 너무나 유명한 고전 중에 고전!

특히 사랑과 결혼에 관한 책이라면 이 책을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역시나 이번에 출간된 이 책은 우선 겉표지가 무척 아름답다.

 

마치 어린 시절 꿈꾸던 로맨스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보인 등장인물들의 그림이라서 그런지 이미 책이나 영화로도 만나봤지만 다시 읽어보고픈 유혹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박희정 작가님의 일러스트가 콜라보 된 위즈덤하우스의 비주얼 클래식 버전으로 출간된 책답게 책 내용 곳곳에는 내용에 맞는 삽화가 들어있어 더욱 친근감을 높인다.

 

 

오만1

 

알다시피 제인 오스틴은 평생 독신주의자로 살다 간 작가라고 한다.

물론 사랑했던 연인도 있었겠지만 그녀가 그린 이 책의 배경은 19세기, 주인공인 엘리자베스처럼 당찬 자신만의 생각과 행동을 하는 여인은 드물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책 문장 첫 구절이 유명한 글귀로 남았겠는가?

여인은 좋은 배필 만나서 평생을 남편의 그늘 밑에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여긴 엄마의 마음도 지금이나 그때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디아시처럼 도도하고 편견에 사로잡힌 남자의 마음을 잡은 엘리자베스의 행동과 말은 그녀 또한 오만과 편견에 어울리는 한 쌍답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사랑의 결실을 맺은 결과물을 낳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만과 편견그림2

 

여기엔 또 주목할 만한 것이 있으니 주인공의 형제들이 선택한 사랑과 결혼의 과정들, 그리고 당시 재산 분배의 문제라든가, 사촌 간의 결혼문제들까지,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이 있어서 많은 참고 자료가 되는 책이다.

 

이미 다른 출판사에서도 출간된 책이기에 첫 문장을 비교해 보는 맛도 재미를 준다.

 

번역의 맛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은 같은 뜻이지만 읽어 나가는 문맥에 있어서 골라 읽는 매력을 지녔다고나 할까?

 

참고로 알고 있는 출판사별 번역 내용을 적어본다.

 

***** 열린 책들

재산이 많은 미혼 남성이라면 반드시 아내를 필요로 한다는 말은 널리 인정되는 진리이다.

 

***** 시공사
부유한 독신 남성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이다.

 

***** 위즈덤
재산이 많은 남자가 미혼일 경우 사람들은 누구나 마치 당연한 진리처럼 그에게 아내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각 개인별 취향별로 선택해 읽어도 무방한 고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위즈덤에서 나온 요번 이 책이 초보자가 접하기엔 부드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고백

고백

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처음 미나토 가나에란 작가의 이름을 알게 해 준 작품이다.

벌써 시간이 흘러서 이제 개정판으로 다시 만난 책이지만 여전히 그때의 흥분은 쉽게 잊히지 않는 충격과 가슴이 시린 이야기로 기억이 된다.

 

표지 자체도 당시에 읽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색채도 눈에 들어오고 여전히 해바라기 사진을 이야기의 심금을 울리게 만든다.

 

정말 잘 짜인 한 편의 드라마를 본 것 같다.

 

촘촘히 짜인 그물망에서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는 인간들의 심성을 잘 파헤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고백이라?

 

맨 처음 제목부터가 나를 이끌었지만 이 책 내용에선 한 사건을 두고 그 사건에 연관된 사람들이 그 사건에 대해 받아들이는 기준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그 받아들인 감정을 고백이란 형식을 빌어서 쓰이고 있다.

 

싱글맘이자 학교 교사인 엄마가 딸을 홀로 키우던 와중에 근무하던 학교 수영장에서 딸의 시신을 발견하고 수습하면서 마지막 종례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교사라는 직업적 윤리관에서 자유롭고 딸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퇴직한다는 솔직한 고백 앞에선 교사 이기전에 한 어린 딸의 엄마란 지위가 먼저임을 상기시키고 그 나름대로 복수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과 실현이 있었음을 학생들에게 알리면서 사건의 전개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길을 걷는다.

 

사건에 연루된 두 학생이 가진 생각하는 그 당시의 사건의 진행상황이 둘이 똑같은 시간에 실행을 했음에도 전혀 다르게 생각하고 결말이 예상치 못한데서 흘러간 심정에 대해서 그 맘을 고백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는 가정환경이란 무시 못할 무형의 존재감이 버티고 있고 나오키가 생각하는 여린 심성과 그 여린 심성 때문에 빗나간 행동이 끝내는 돌이킬 수 없는 살인이란 죄를 저지르고,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들 나오키를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이 또 다른 각도에서 이해를 하는 심정이 일기에 써지면서 그것을 읽고서 사태 수습에 애쓰는 딸의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애초에 엄마에 대한 애정을 정말 그리워하며 자랐지만 그 누구에게도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고 자랄 수 없었던 와타나베의 그릇된 해바라기식 엄마사랑이 결국은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마지막 고백 파트에서 교사가 허를 찌르는 고백을 읽고 나선  아! 하는 외침이 절로 나오지만 과연 이 사건이 실제로 존재한 사건이라면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정말 혼동이 된다.

 

알고 보면 와타나베를 바라보는 시각은 애정결핍에 따른 , 엄마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 보려는 생각 발상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자 사건이 점점 커져서 전개되고 , 읽다 보면 와타나베의 엄마란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서 정신적 성향에 대해 궁금해진다.

 

처음 낸 소설로서 이렇게 큰 문단의 영향을 받을 만 하단 느낌이 들었다. 피가 낭자한 스릴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심리적인 스릴을  그려낸 것이라 더욱 그렇단 생각이다. 읽기에도 책 두께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내용은 알찬 책이란 느낌이다.

 

원하던 바를 이루지 못하고 사는 결혼생활의 분풀이는 아들에게 퍼붓고 나중에 재혼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바라본 와타나베의 생각은 하고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린 청소년이기에 생각 자체가 어른처럼 깊지 못하고 충동적인 생각으로 옮긴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이어졌지만  이 소년을 바라보는 감정은 괘씸하면서도 뭐랄 말할 수 없는 인간적인 연민을 이끌어내게 한다.

 

 

싱글맘으로서 오로지 딸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엄마였지만 그 두 소년을 용서할 수 없었던 심정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죄책감이 엿보인다.

 

 

독특한 소재로서 시종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작가의 솜씨가 처음 낸 소설로서 이렇게 큰 문단의 영향을 받을 만 하단 느낌이 들었다. 피가 낭자한 스릴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심리적인 스릴을  그려낸 것이라 더욱 그렇단 생각이다. 읽기에도 책 두께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내용은 알찬 책이란 느낌이다

 

 

좀도둑 가족

좀도둑가족좀도둑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좀 특이한 가족이 있다.

남들이 보기엔 보통의 가족들로 인식되는  구성원, 할머니, 아버지, 엄마, 이모, 그리고 10살 난 쇼타가 바로 가족 구성원이다.

 

이들은 좀 남다르다.

좀도둑을 밥 먹듯 하는 집안, 아빠와 아들은 이인 일조가 되어 수요일마다 마트 이벤트가 열리는 것을 기회로 생필품을 슬쩍한다.

 

할머니는 어떤가?

연금을 받으며 생활하는데 실제 이들 가족의 큰 도움이 되지만 이마저도 파친코에 몰빵 하면 그야말로 도루묵이다.

 

세탁공장에 다니다 잘린 엄마, 가명으로 유흥업소에 다니는 이모, 그런 그들에게 어느 날 집에서 매 맞고 사는 유리를 만나게 된다.

 

엄마와 아빠의 결심으로 유괴가 아닌 불행한 집 안에 사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란 판단으로  암묵적인 동의하에 새 가족이 된 그들은 여전히 정상적인 가족의 모습들을 보이진 않는다.

 

일드나 일영을 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의 원작자인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영화화해서 제7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우리나라의 영화 수상작에 대한 아쉬움을 대신했었다.

 

통념상 가족이라 하면 혈연집단으로 맺어진 것을 말한다.

하지만 위의 가족들은 면밀히 파헤치자면 서로의 연관 관계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가족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을 수가 없었다.

 

틈틈이 할머니의 연금을 어디다 숨겼는지에 대한 연구를 그치질 않는 아버지의 모습이라든가, 아들과 함께 좀도둑질을 행하는 것을 볼 때면 혈연이기 전에 타인들이 필요에 의해 가족이란 허울로 맺어진 것임을 알게 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의 가슴속에 하나씩 갖고 있는 가족이란 의미에는 남다른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다.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해서,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아서.. 각기 저마다의 숨겨진 사연들이 책 속에 들어 있는 장면들은 유리의 존재가 등장함으로써 쇼타의 다른 방황을 그려내고, 이는 곧 다른 결과물로 번지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꼭 혈연으로 맺어져야만 가족인가? 에 대한 물음을 던진 책, 책 속에는 현재 이러한 혈연이 아니더라도 오히려 더 가족 같은 끈끈한 애정으로 맺어진 가족형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모습들을 보게 될 때 그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비록 그들의 관계가 깨어졌다 하더라도 아버지가 쇼타를 생각하는 마음, 엄마가 유리를 생각하던 마음, 할머니가 유리와 아키에 대해 생각했던 마음들은 타인의 눈에 비쳐볼 때 정상적이진 않았을진 몰라도 적어도 그들에겐 나름대로 가족유대란 것은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 준 의미였다고 생각된다.

 

철부지처럼 굴어도 밉지 않은 아빠, 그런 아빠를 보면서도 남편으로서 이해하는 엄마, 할머니, 이모, 쇼타, 유리가 생각한 가족은 자신들의 아픈 마음을 서로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하며 살아갔던 그 시절의 모습들을 그리워한 것은 아니었을지….

 

따뜻하고 유쾌하면서도 가슴 한편이 시린 마음을 갖게 한 감동적인 가족의 모습을 그린 책이다.

노베첸토

노베첸토노베첸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최정윤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실체에 대해서 표현을 하고자 할 때 정확하게 무엇을 어떻게 하면 나가 생각한 대로 제대로 맞을 수 있는 단어들이 있을까를 생각할 때가 있다.

 

마치 눈이 보이지 않는 장님이 손에  의지한 채 감각만을 동원해 그 감촉을 표현하듯이 이 책 또한 읽어나가되, 그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손에 잡히지 않은 미지의 음악 세계를 동경하게 만들었다.

 

이미 ‘이런 이야기’란 작품을 통해 저자의 필력을 인지는 하고 있었으나 이 작품 속에 드러낸 표현과 감정들, 피아노란 악기에 대해서, 그리고 재즈에 대해서, 무지에 가까운 나가 읽어도 좀 더 가까이하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몰라도 배를 타본 사람들은 아는 사람,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노베첸토다.

물 위의 작은 도시라 불리는 버지니아 호에서 태어난 그는 배에서 태어나 한 번도 육지를 밟은 적이 없는 연주자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그가 연주하는 음악 자체에 대해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인 그는 ‘존재한 적 없는 음악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그 이름을 수긍할 수밖에 없는 천재성을 인정한다.

 

배 안에서 대니 부드먼이란 선원에 의해 눈에 띈 아이, 누가 아이를 버리고 떠났는지는 모르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니 부드먼 T. D. 레몬 노베첸토라고 불리면서 배 안에서 성장한다.

 

그의 특징은 누구도 연주한 적 없는 음악을 피아노 88개 건반에 물 흐르듯 연주한다는 사실, 때문에 어떤 고위층 사람들은 일부러 3층 서민들이 머무는 객실을 자처하며 그의 연주 듣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책은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과 음악극 [노베첸토]로 이미 알려진 원작이다.

영화나 음악극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훨씬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지어진 글 속에서 독자들은 상상의 음악 선율을 기대하고 궁금해할 수밖에 없는 점을 유발한다.

 

책의 명 장면은 유명 재즈 연주가가가 노베첸토의 명성을 듣고 자신의 음악을 뽐내기 위해 배에 오르면서 시작되는 연주 경쟁이다.

 

그만 연주 경쟁을 할 뿐이지만 노베첸토가 그의 연주가 끝나고 자신의 음악을 연주하는 묘사 장면은 비록 책 속이지만 흥분과 감동, 마치 나가 그의 곁에서 직접 세상에서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음악의 향연을 즐기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장면의 묘사다.

 

오로지 음악을 즐기고 자신만의 선택을 통해 배 안에서의 유한의 삶을 피아노 연주라는 무한의 세계를 통해 드러내는 그의 인생관, 하지만 그 또한 육지에 대한 동경과 궁금증은 있었지만 결국은 하선을 하지 않는다.

 

책은 노베첸토가 격은 배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더 나은 미지의 공간인 육지에 대해 나아가려 했지만 결국엔 포기하고 다시 배 안에서 생을 마감하는 여정을 그린다.

 

자신의 선택에 있어서 욕망의 어느 부분을 포기하고 자신이 지닌 다른 것에 눈을 돌리며 생을 마감한 인물-

 

 

어떤 미지의 선망의 대상에 대해서 우린 항상 지금보다 더 나을 것이란 희망을 가지게 된다.

단지 그것이 행동에 옮겨져 실행을 하느냐, 포기하느냐에 따라 그  선택의 결정에 따른 책임도 따르게 마련이지만 노베첸토가 바라 본 육지 너머의 그 이상의 무한대인 공간은  미처 모두 보지 못한다면 지금의 배 안에서의 생활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를 비교했을 때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행보를 그렸다는 점이다.

 

이미 자신은 88개의 검고 흰건반을 통해 얼마든지 유한에서 무한의 세게를 표출해 낸다는 점, 그렇기에 밖의 세상이 아무리 그에게 별천지를 선사한다 해도 모두 볼 수 없다는 깨달음에 이른 점은 그에게 있어서 확실한 자신만의 인생관을 그려냈다는 생각이 든다.

 

배에서 태어나 배와 함께 죽음을 선택한 사람, 저자의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서 다뤄지는 인생의 갈림길을 노베첸토라는 인물을 통해 투영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조선정신과의사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이은소 지음 / 새움 / 2018년 7월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의 마음속에 갖게 되는 보이지 않는 병, 현대에 들어서는 정신적인 의미의 병으로 정신과라는 항목이 있고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들어주고 치료해주는 전문적인 항목이 있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시대인 조선에도 과연 이러한 병들을 치료하던 사람들이 있었을까?

 

상상의 나래라고는 하지만 읽다 보면 단지 부르는 명칭만 없다 뿐이지 실제로는 이러한 병을 치료하는 의사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궐에 드나들던 의원인 유세엽, 그는 아버지와 함께 전하의 위중한 병세를 고치고자 침을 놓았으나 전하는 승하하였고 그 원인이 자신이 놓은 침 때문이 아니었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마저 유배되고 그 자신은 아버지의 주선으로 가게 된 곳이 소락 마을 계지한이 운영하고 계수 의원에 몸을 의탁하게 되고 그곳에서 침을 멀리하되 환자들의 아픈 마음을 들어주는 의원으로서 자리를 잡는다.

 

시대적인 배경은 청의 침략으로 인해 화냥년이란 호칭으로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여인의 등장부터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환자들을 다루는 계 의원의 모습을 보면서 세엽 또한 세풍이란 이름으로 불리면서 진정한 의원의 길은 무엇인지를 깊게 고민하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책은 시종 유쾌하면서도 코 끝이 찡해오는 먹먹함, 당시의 한 많은 여인들의 삶과 신분의 제약과 그 허울을 벗어나면서 자신의 삶을 또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은우라는 과부와의 인연, 살인의 혐의를 받게 된 세풍의 처지, 그 안에서도 이루어지는 각양각색의 사연을 갖고 방문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들은 시대만 다를 뿐 현재 우리들의 마음의 병이 스며들게 된 배경들과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이 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여  수상한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의 2016년 우수상 수상작이다.

상상을 토대로 그렸다는 소재의 신선함, 그 안에서 다루는 진정한 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는 무엇인지, 자신이 진정 원하고 즐기면서 하고 싶은 치료는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는 세풍의 성장은 그 자신 또한 침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타 환자들을 보살피는 의지까지를 고루고루 보이는 책이기에 읽는 내내 즐거움이 크게 다가온 책이다.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이 또한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들게 되는데, 지금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세풍 같은 의사만 만난다면 모든 병은 물러갈 것이란 생각이 든다.

 

흐르는 편지

흐르는편지흐르는 편지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7월

며칠 전 광복절이 지나갔다.

그 세대를 살아온 어르신들은 광복의 기쁨을 무엇보다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고, 가족들 중에서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계신 가정이라면 일제시대의 만행과 아픔을 들을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삶에 대한 고통, 특히 나가 겪어 보지 못한 그 참혹하고 기억조차 하기 싫은 경험을 간직한 사람이라면, 하나 걸러 듣고 배우는 입장에서 이해를 한다고는 하나 당사자들이 겪었던 경험에 비춘다면 같은 공감을 느낄 수는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특히 이제 얼마 안 계신 위안부 할머니분들의 증언들은 처음 그 소식을 접했을 때의 충격과 함께 다시 역사 속의 개인의 삶, 죽음과 살아간다는 삶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나의 나이는 15 살, 대대로 머슴살이를 한 집안에 태어난 나는 금자란 이름을 가졌다.

하지만 그 금자란 이름은 후유코란 이름과 몇 개의 이름으로도 더 불린다.

 

 

어머니, 나는  아가를 가졌어요.

 

첫 문장의 충격,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는 태아를 품에 안고 글씨를 모르는 상태에서 흐르는 물에 써 내려가는 문장들은  심금을 울린다.

 

만주의 낙원 위안소에서 위안부로 살아가는 ‘나’의 시점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위안부의 삶에 대한, 각 개인들이 어떻게 위안부로 살아가야만 했는지에 대한 사연과 함께 아기가 태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의 심정이 아프게 다가온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먹고 싶은 것도 많았던 나이,  하나라도 집에 보탬이 되고자 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따라나선 그 길이 이런 무섭고도 허망한 삶에 바쳐질 줄이야 그 누가 알았겠는가?

 

배가 불러옴에 따른 생명의 태동부터 눈, 코, 심장, 귀, 그 어느 것 하나 자신이 당하고 있는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길, 밤마다 받아들여야 하는 지긋지긋하고도 무서운 공포, 두려움들은 차마 그 어떤 감정으로도 해석될 수 없는 고통의 심정을 드러낸다.

 

한 개인의 삶, 특히 생명에 대한 가치의 소중함을 ‘나’는 원치 않은 생명의 잉태로 인해 오히려 그 생명의 탄생을 주저하며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게 되길 바라지만 역설적으로 같은 위안부였던 은실의 죽음이나 에이코의 화장을 통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의 반대편인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되는 정반대의 마음을 가지게 된다.

 

책은 전쟁이란 테두리 안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상반된 시선을 그리되, 가해자 역시 피해자 못지않은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음을, 전장에 나가는 비장함 속에 살아올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는 두려움을 광기로 위안부에게 퍼붓는 행위, 그 안에서 ‘나’조차도 그런 병사들에게 연민을 보인다는 점은 인간으로서 갖게 되는 처절함 속에 삶에 대한 애착을 같이 보인다.

 

삶에 대한 애착, 특히 눈만 뜨면 널린 시체들과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갖게 되는 살고 싶다는 마음은 인간의 원초적인 마음이란 것을 ‘나’의 시선으로 그려냈기에 더욱 아픔이 배가 된다.

 

그렇기에 아기의 탄생은 곧 죽음을 바랐던 ‘나’의 심정이 살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동반된 또 다른 삶에 대한 애착으로도 보인다.

 

사실 이런 책들은 쉽게 손에 가지 않는 편이다.

이 책을 읽기까지 시간의 텀을 두었던 이유도 그분들의 아픔을 알긴 하지만 당사자만큼의 뼈저린 고통이 어떤 것인지를 같이 느낀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오히려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섰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저자가 이 책을 쓰기까지도 시간이 걸렸다는 점은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한다.

역사란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보고 미래의 계획을 세운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아픈 개인사는 결국 한 나라의 역사를 반추하게 되고 그 역사 안에서 죽기 싫기 때문에 받아들인 살아야 한다는 애착은 비난받을 일이 아닌 인간이라면 그 상황에서 누구나 가지게 되는 보편적인 감정임을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이 가슴에 모두 새겨진다.

 

아픔을 느끼면서 읽게 된 작품, 작가의 필치로 그려낸 이 작품이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요철

됴철

요철 – 사쿠라 마나 소설
사쿠라 마나 지음, 이정민 옮김 / 냉수 / 2018년 8월

 

 

 

 

 

18살에 결혼을 한 기누코, 평범한 가정이 아니었기에 선택한 것이 바로 결혼이었다.

10여 년이 넘어서야 태어난 딸 시오리가 태어나고  남편의 불성실한 가장으로서의 행동은 점차 이들 가정이 삐걱거리는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책은 등장인물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다.

14살에 바람을 피워 이혼한 가정 속에서 자라 온 시오리의 생활과 그의 16년 나이 차가 있는 연인 사토시와의 관계, 홀로 살아가는 기누코의 심정과 마사유키의 시선을 통해 그려낸 이 작품은 한 가정 내에서 일어난 불편한 삶들을 불안정하게 그려나간다.

 

올록볼록하게 마주함으로써 완성이 되는 블록의 세계, 그처럼 이 책 안에서도 시오리와 사토시의 관계도 위태위태하면서도 사토시를 통해 아빠의 모습을 그리는 시오리의 방황도 어느 때는 딱 맞는 듯한 한 쌍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홀로 행동하는 시오리를 통해 흔들리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는 장면들이 상반되게 보인다.

 

 

 

한 가정 내에서 일어난 아픔을 그린 작품,  그 모든 동반된 아픔을 뒤로하고 진정한 블록의 맞춤형 태인 사토시와의 관계를 통해  나만의 가정이란 울타리를 선택하기까지의 시오리가 겪었던 방황의 이야기 일수도 있는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짧은 분량 속에 많은 것을 드러내고자 해서 그런가, 아니면 일본 분위기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읽으면서 정확하게 무엇을 주지하면서 읽어야 할지 조금은 난해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