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의자녀들은아들게르하르트,딸일제,요한나,에파만,도테아가있다.그녀는1944년3월아우슈비츠수용소로끌려가기전카셀근교에있는브라이테나우노동교정수용소밖으로편지를빼내었고그리고아우슈비츠에서생을마감했다.그녀와그녀들의자녀들간의오고간편지가아들게르하르트가다른형제들에게도알리지않은채보관하고있던편지250통,나머지자매들이그사실을알고서로가알고있었거나모르는사이보낸편지를추려서찾은편지300통이합쳐져서이세상에우리에게로왔다.
1900년아버지요제프슐리히터러와어머니파울라사이에서태어난릴리는재학에서의대를전공했고,그와중에개신교신자이지만카톨릭에심취한독일청년에른스트얀과만남을갖게된다.이시기에두사람간의오고간편지로봐서는릴리는아주적극적이었고활달한성격을가진아가씨라는인상을받는다.첫사랑과의실패로우울해하던얀의감정을때론엄마처럼,때론누이같고사랑스런여인의심성으로보듬어안아준다.부모의반대가있었지만둘은결혼을하게되고연이어자녀가태어나면서두부부가공동으로임멘하우젠에서병원을차리게되고생활을하게된다.당시시대적상황은아돌프히틀러가제국총리로임명되는시기를거쳐서점차국민전선과좌파로나라의정당이갈리는시기가있던때였다.나치의집권으로인해서반유대주의가확산이되고남편은유대인과결혼했다는사실하나로병원보이콧을당하게된다.이와중에릴리의동생엘자는영국으로이주,약리학을공부하게된다.아이들의진학과해외송금도막히는사태가오고엘자의노력으로영국이주가가능해졌지만생업의보장이없다는이유로포기를하게된다.이후유대인들은연극.음악회관람을금지당하게되고남편얀은이와중에대리의사자격으로병원을돌봐주던리타와불륜관계를맺게되고리타가임신을하게되자나라의암묵적인강압에의해서릴리와이혼을결정하고리타와재혼한다.
한편릴리는아이들을데리고카셀로이주하게되고아들게르하르트는방공대로징집이되어나가게되고릴리는게쉬타포에체포되어브라이테나우노동교정수용소에갇히게된다.이후아이들은아빠와살길원하지만거절당하고아이들끼리만살게된다.
여기서부터삶을놓치게될때까지기나긴편지의서신들이오고간다.초기의편지엔금방돌아갈것으로생각했던내용들이들어있어서음식수급이부족함에따른책,푸딩가루,핀셋.거울등의실제생활에필요한품목요청을하는편지구절이나온다.시간이흐름에따라엄마노릇을하게된첫딸일제의고통스런마음과엄마를대신해서동생들을돌보는의젓한모습을보여주는편지의내용도나온다.아들또한엄마의바람대로독서하기를노력하게됬으며,끝마무리엔시구절을적어놓아서한결엄마의마음을놓이게만들어준다.
연합군의카셀대공습이후로임멘하우젠으로들어가서생활하게된아이들이리타와겪는심적고통과나치즘이정한인종계급서열에따른피해를받게됨으로써진학에애로를겪게된다.
릴리와주고받은편지의내용중엔집으로곧돌아가려면교통여비가없으니돈을보내달라는것과구두굽갈돈과기차역에마중나올수있는희망의말을주고받는다.이에일제는돈을보내게되고얼마후계획된대로엄마를석달넘어서만나게된다.
”’나의단정했던엄마가얼마나달라보였던지,엄마는거친옷감으로도니자루같은옷을입고맨발에나막신을신고계셨고,어금니가하나없었다."시간은십분입니다."라고간수가명령하고방에서나가지않았다.-일제가엄마를만나고처음본모습을적은구절
엄마가아빠에게석방될수있도록힘써달라고부탁한단말에일제가부탁을했지만얀은내켜하지않았고이후의편지에서도다시한번부탁을했지만성사되지를못했다.1994년3.17일카셀의게슈타포가그녀를아우슈비츠에넘기고가는당시에도릴리는편지에머리핀,바디파우더,치약같은생필품을부탁한다.편지에는얀에게다시부탁함을,아이들고모인로레에겐아이들돌봄에있어서의서운함을표시한다.이후어떠한일로사망하게되었는지조차모른채사망통보만받고릴리는그렇게아이들곁을떠난다.
몇년전아우슈비츠수용소를둘러봤다.말로만듣던유대인홀로코스트의현장을둘러본그때의기억이이글을읽어나가면서새삼또다시떠오르는것은인간의잠재적인기억속에내재된나쁜기억은쉽사리없어지지않는단사실을또한번이기회에일깨워준다.당시둘러본수용소의건물은유대인들의수용공간이부족해지자건물위로더지어서층을추가한흔적이여지없이보여주었고,유대인들의피골상접한모습이며,그들의머리카락을섬유처럼짜서옷감을만든사진은보는내내인간학살에대한극한광기를보는것같아서몸서리쳐짐을잊을수가없었다.
여기릴리또한평범한의사이자의사의아내로예술을즐기며자녀들과사랑하는남편과가정을일구고사는평범한주부였다.그런데유독유대인이란사실하나로가정이파괴되고심지어아이들마저도엄마와떨어져살아가야하는생이별은히틀러의광적인아리안인종에집착한광기에의해서시작되었단사실에말로표현못할역사의한면을여실히보여준다.
끌려간순간까지도여자로서추함을보여주고싶지않았던릴리의생필품요구품목을보고있노라면활달했던그녀의인생에어느누가무슨권리로한인간의삶을이렇게망쳐놓을수있는지에대해서도묻고싶어진다.비록편지일망정엄마곁에서자신의생활상,학교선생님얘기,학과목얘기,동생을보살펴야하는의무감에서오는일제의너무일찍세상을알아버린성장엔측은함이여지없이우러나온다.의붓엄마인리타와의화합될수없는얘기는엄마를두고불륜을저지른아빠에대한원망이섞여있는것도같아서한켠의가슴에울컥하는마음이일어난다.하지만릴리는그와중에도얀에대한원망을적은편지내용이없는것으로봐서이혼후에도아이들이생각하는아빠에대한원망만은갖지않도록애쓴마음도보이고자신또한법률적으로,그리고제2의여인이안방을차지하고당분간같이살았던시절이있었음에도원망을하지않는것을보면사랑의감정이남아있는듯해보였다.얀이노력을했었든하지않았었든초기의그가보인행동은한때나마부부로서살았던사람으로서는도저히이해할수없는행동을보였단점에서읽는내내릴리가당한처지가더욱안타까웠다.
그간홀로코스트에대한여러가지얘기가실존인물들에의해서책으로,영화로많이나왔지만이책은그녀의자녀들이엄마가죽은후수십년이흐른후에편지의내용을공개함으로써유대인특유의질긴생명력과그후에겪은그네들이살아온인생의후기를보는것이또다른의미를주고있다.릴리의죽음후엘자이모가있는영국으로이주하게되고다시독일로돌아온형제도있고정계에진출한아들도있고,그의자손들또한각기다른지역에서각기다른종교를갖고서생활하고있다는점에서이편지로역은이책은우리에게전쟁이남겨준상처와그치유과정에서벌어진그후손들의손에땀을쥐게하는어려운역경을극복하고삶의터전을이루고살아가는현재진행형모습을보여줬단점에서우리의가슴을잠시나마위로를받게해준다.유대인스스로의역사인식차원에서엄마의이름을기억하고노력하는일환으로행동하는모습을보고있노라면전쟁은끝났지만그사람들이받았던고통은잊혀졌을거란생각을하고있었던우리들가슴에소수의사란들에시행된전쟁이주는의미와그피해의식에시달리며살아가는사람들,그리고겪지는못했지만이런글을통해서다시는되풀이되지말아겠다는경각심을일깨워주는잔잔하면서도슬픔과희망이교차되는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