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그 자체로 홀로 있단것에 대해…
연속극을볼때누가극본가인가를보는것과연출가가누구인가에대한관심이쏠린다.
같은글이라도어떤패턴의극흐름을연주하는가에따라서보는시청자의감동이달라지기도하지만소위말하는"~표매니아"란말이나오고있고부턴나도모르게관심이가는것은시대의흐름일지도모르겠다.
그런의미에서솔직히노희경작가의극을싫어했다.
이유는각박하고저마다의고민을안고살아가는사람들에게카타르시스로서해방구역할을해주는tv란매체를통해서밝고명랑한,그러면서도뭔지모를감흥을받고싶은것을추구하는나자신의취향탓을무시할순없겠다.
그래서그간의도적으로보지않은극이여러편이되던차에"바람~이란극을우연히스쳐보게됬다.그다음부턴!!!
노희경표매니아가됬다.
아~하이작가에게도이런유머와끼를발산할줄아는역량이다분히있던것을나의일관된주장에눈이어두워서그의필력을놓치고있었구나하는후회와함께-
그의작품세계는하나같이어둡고외로운사람들의성향을드러낸아주우울한것들뿐이라고생각했던것이이제는그의성향을떠오르게하는긍정의모드로도알게됬지만극을통해서본드라마인"굳바이솔로"는드라마그대로나타내어진형태의책으로출간되었기에그느낌을좀더실감나게그려볼수있는계기가되었다.
각기처한환경상일반의가정과는달리그려낸이번의작품도그렇지만보다인간본연의심성으로어긋난환경과자신의이기심,어쩔수없이택해야만했던당시의결정,자신의의도와는달리자신이처한환경에서오는내몰림의처지에있는사람들의모습이모자이크식으로분리되었다가다시한그림으로모아지는그의발군의솜씨는다시봐도감동을준다.
사람은곁에사랑하는사람이있어도항상외로운존재,고독의실체라곤하지만이책에서보여지고있는각개성이뚜렸한사람들의고독은그곳에서벗어나고자각자의방식으로해결을해나간다.
엄마의외도로태어난민호-
자신의출생의비밀을알고서집을뛰쳐나오게되면서고등동창생이자한때사랑했던친구미리의카페에서바텐더로생활을해나간다.
그런그에겐친할머니와도같은말은할줄알지만벙어리처럼살아가는식당할머니미영,자신의아버지를죽이고자신마저버렸단생각에복수심에불타서그주위를맴도는의붓딸미자,깡패로서자기와결혼하길바라는나이차가많은미리를미처내치지못하고사는호철,자신의학력,배경을속인것이들통나서남편으로부터정신치료를받으라는권고로오피스텔에서별거생활을하는영숙,수십번남자를갈아치우는엄마의편력에못마땅한미리친구수희,그런수희와연애를하고있는벙어리부모와여동생을둔채민호의집에서살며민호아버지의회사에서일하고있는지안…
여기에등장하는모든인물들은평범한사람들이아니다.
제각기보듬어주고다독이면서서로의감정에충실한삶을살아가는사람들이지만그이면엔위에서처럼각기쓸쓸한솔로란존재로서살아가는사람들이다.
친구의여친일걸알면서도자신의감정을숨긴채곁에서카메라를통해서그녀를느껴보고있는민호의심정은우정과사랑이란갈림길에서고민에휩싸인젊은청춘의고뇌와어머니를사랑면서도끝내친아버지의존재를무시하고살아가고자하는모습을보여준다.
지안자신도민호와수희를속인채살아가는자신만이아는비밀을끙끙않고살아가는아픈상처의솔로모습을,미리또한가족의반대를무릎쓰고나이많은호철에대한사랑을적극적으로보여주는해바라기사랑도그린다.
미영할머니,또한매를피하다못해자신이결국집을나오게되면서친자식이라고생각했던미자에대한미안함때문에결국자신이스스로죄를뒤집어쓰고감옥행을원하는용서격의솔로의모습을보여준다.
하지만이모든것의솔로는결국진정한솔로가아닌서로간의이해와기본적으로따뜻한인간성을내포한솔로란자체에대해서영원을고하는것으로작가는희망을나타내보여준다.
민호의뒤를따라감으로써자신의사랑과지안에대한미안함을날려버린수희의행동,미영할머니의행복한감옥생활,미리와호철의부부같은생활,영숙의통쾌한남편에대한복수와유학간아이들과의소통을통해서각자의솔로탈출을보여준다.
엄마의불륜으로인해서서로가상처를받았던형과민호의화해는그런면에서또다른형태의솔로작별을보이고해바리기였던아버지의사랑을서서히받아들이려는엄마의모습에서도,지안의해외출국에서도그들만의인생사에서그간곁을지켜온솔로란존재와의영원을고함을보여주기에드라마가한층밝아졌단느낌을많이준책이다.
작가스스로가기존에썼던극의전개보다좀더밝은면을써보려고생각한단말을어디선가들었다.
매장면마다그때의감정과흐름을느낄수있단점에서이대본형식의책은일반책읽기와는다른느낌을주었고,역시탤런트는아무나할수있는것이아닌란생각도해본다.
쪽대본이라고일컬어지는우리나라막바지극의행태상각기맡은역할에충실하기가정말어렵겠단생각을하게됬고매대사마다,아니나레이션이들어간말의흐름은극이라곤하기엔주워담아서두고두고보아야할정도의글의매력이넘친다는점이노희경표가주는말의맛이아닐까하는것이많이느껴진책이다.
민호,수희,커피를두손으로감싸쥐고마시는, 봄에도눈이오고(차마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