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과 전설, 실제가 절묘하게 맞물린 세계
도조겐야는소후에시조라는편집자와함께선배로부터기이한이야기를듣게된다.
나라현의깊은산골에위치한하미라는마을에서행해지고있는제의에관한것인데,이곳에는진신호라는호수가있으며미쓰천을뿌리로삼아네마을이생기면서제의를지내고있다는것-
네마을은처음생긴사요촌의미즈시류지라는신관을비롯해서모노다네촌의미즈우치다스키치로신관과그의아들인세이지,손주인가이지,사호촌의스이바류코신관과양아들류마,그리고아요타촌이있다.
이네마을들은서로돌아가면서물의감수에따라증의와감수를진행하게되는데,가장세력이막강한신사는바로사요촌의미즈시류지-
이들이믿고있는물을관장하고있다고믿는신이있었으니바로진신호라는호수에사는미즈치라불리는것이고이의생김새는뱀비슷한생물,네발이입에서독기를뿜으며인간에게해를끼친다고알려져있는것이다.
이신을위주로신남과예녀라불리는처녀가제의를지내게되면마을에물의수량이원하는대로이뤄진단점에서무시를못하는데,어느날류지가양녀로들여키웠던구키사기리란여인이쓰루코,사요코란두딸과쇼이치라불리는아들을데리고만주에서전쟁이끝나자마자돌아오게된다.
쓰루코의비상한모습을눈치챈류지는사기리에게모종의제의를하게되고사기리는자신과같은처지에있게될것을염려한결과이를거부,이후움막같은곳에서생활하다죽게되면서남겨진아이들은류지에게키워진다.
류지의행동을감지한사요코와쇼이치는쓰루코를감시하게되고,한편겐조일행은이마을에서내려오던십수년전에발생한제의도중사망한류지의큰아들류이치가뭔가를발견하고크게놀란듯한눈동자와입을벌리고죽게된사건과때에맞춰서증의제의를추진하고있다는소리에취재차이마을을방문하게된다.
하지만제의도중신남역할을했던류지의둘째아들마저죽게되고곧이어서다른신관들도차례로죽어가자이사건을해결하기위해(협박을받음)도조겐야가뛰어들게된다.
우리나라도그렇지만다른나라들도저마다의각기다른민속신앙들을갖고있다.
우리나라의사당이라든가마을입구의장승들,그리고마을대대로내려오는전설같은것들은듣다보면정말그런세월들속에인간들과어우러져살아왔고,지금까지도이어져오고있다는것을생각해볼때,이책에서나오는미즈치란생물의존재는가히네마을사람들에겐눈에보이지않되모든것을관장하는신적인존재처럼비친다.
그런신적인존재가있다고생각되는진신호란호수외에도류지가있는미즈시신사에여러광중에서외눈광이라불리는,누구도가보지못했고그곳에어떤존재가있을것이란막연한두려움속에사람들이쉽게접근하지못하는곳을쇼이치와겐조가그곳과미즈치,그리고사람들이죽어가는과정에서모종의어떤연관성이있는지를손에땀이쥐어질만큼오싹하고그곳에빠져들게끔버무려놓은글의흐름이뛰어나다.
특히시노가광에갇힌채겪는어둠속에서자신을향해오는촉각적인표현,그곳에서살아남기위해필사적으로행하는행동들은마치내가시노가된듯한빙의를일으킬정도의무서움이전해져온다는점에서도조겐야의시리즈란감탄이절로나오게만든다.
신사로서의세력다툼과알력,그것을지키고자하는대대로내려오는인간들의어떤그릇되게망가지는과정이자신의뿌리마저죽음을둘러싸고감추기에급급한인간의본성이어떻게변해가고달라지는지를오랜세월동안축적해온전설이란것을매개로작가는독자들에게과연이것이실제인지,허구인지를헷갈리게만들어놓는복선도빼놓을수가없게끔시종긴장감을늦추게하지않는다.
이사람이범인이틀림없다고생각한순간뒤집어놓는겐조의활약,그리고차라리범인이누구인지뒷장부터읽고싶게만드는작가의손놀림속에읽는내내참느라혼이난책이기도하다.
괴기환상을쫓아취재하고글을기고하는작가로설정이된도조겐야시리즈는모처럼오랜만에나온만큼기대를저버리지않았다.
다만첫장부터일본의대대로내려오는신사의관련이야기,민간에서떠도는일본한자어를가지고여러갈래로해석이나오는이야기,아직도일본의이름들이생소한만큼앞,뒤를열심히뒤져가며읽게하는수고스러움은있지만이마저도책을덮고나선오히려입맛이개운한느낌이들게하는책-
한번손에쥐면책페이지가두꺼움에도시간이가는줄모르게읽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