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왕
어느시대를막론하고신분에얽힌이야기는흥미를자아내기마련이다.
우리나라는말할것도없고중세시대의이야기를다룬영화나소설들을읽다보면그흥미를느끼게하는소재들이단연코눈에띄게되는데,바로사형집행인시리즈가이에속하지않나싶다.
벌써3부가나온것만보더라도그인기를실감할수있는데,전편에이어진주인공들은같지만별개의이야기구성이라서1.2부를읽지않아도갭을느낄수없다는점이바로이소설의매력이아닌가싶다.
때는프롤로그에해당하는1637년11월어느곳에서일어난일들을먼저보여주는데,30년전쟁이한창이던때,용병들이마을을약탈하고여성들을잡아놓고패악한짓을하기위해주사위게임을하는장면을보여주는것부터그당시의상황이얼마나비참했는지를알게해준다.
주인공인천한신분인사형집행인야콥퀴슬은자신의천한신분에서벗어나고자레겐스부르크에서목욕탕주인과결혼하여살고있는누이동생리즈베트가위급하단편지를받고그곳으로동생을보기위해길을나선다.
이상하게자신을보는눈길을느끼게되고,곧이어도착한누이동생집엔매제와함께피를흘리며죽어있는동생부부를발견하지만이내곧그가유력한용의자로지목되면서감옥에갇히게된다.
한편집을비운아버지를대신해온갖허드레일을맡게된딸막달레나역시산모의죽음으로인해위험에빠지게되고,그녀가사랑하는연인지몬과함께아버지가있는곳으로떠나게되지만그곳에서아버지의소식을듣고아버지를구하기위해애를쓰게된다.
다행히실비오대사의도움과거지왕으로불리는나탄과함께모든방법을동원하여아버지를구하려행동개시를하는데…
전편에이어서도시종스릴과추리를갗춘중세의느낌이물씬풍기게만든책이다.
우리나라의최하층이라고불리는백정이나사당패처럼독일에서도사형집행인이란신분이갖는주위의멸시와모멸,그럼에도결코없어서는안되는직업중의하나로인식이되는야콥이란인물과그의딸,그녀가사랑하는연인지몬이펼치는모험의여정은이책에서도여전하다.
두사람의신분격차를알고있음에도사랑을포기하지않는두연인인막달레나와지몬의사랑사이에끼여든실비오대사의등장은삼각관계를그대로드러내되질투에불타는지몬의행동이귀엽게보일정도로표현이되고,야콥과그의부인인안나마리아의신분의비밀도탄로가나는과정이자신에게이익만보이다싶으면이편저편을가리지않고편을들어자신의이익을챙기는거지왕나탄의행동과말과함께조여오는긴박감과흥분으로인해쉽게책이놓여지지않게한다.
중세의어둡고침침한,퀴퀴한냄새가진동을하고쓰레기를모아다버려야만하는미천한신분을지닌사형집행인이란신분이갖는서글픔을제대로표현해낸이작품은평등하단인식이무색하게차별적인당시의분위기를자세하게드러내주기에당시의역사적인배경과분위기를알아가는것은기본,벌써부터다음편이기대가되게만드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