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선미술 순례
처음책제목을보고이씨조선전왕조를통틀어서다룬미술순례기인줄알았다.
그런데책제목에서주는것과는달리근대이후에들어서면서시작되는각미술의영역을다룬책으로,그나마책끝부분에가서야신윤복과김홍도에관한이야기가나올뿐내상상과는거리가먼책이었다.
그럼에도아주깊은사색과울림을준책이다.
저자는알다시피’나의서양미술순례’란책을통해이미알려진바와같이제일교포2세출신의교수이자끊임없이한국사람으로서의생각과그의저변에깔린의식을글로써풀어놓은분이다.
이번에나온이책도원제목을우리/미술이라지칭하고싶었다고한다.
하지만/가주는여운이끝내는제목에채택되지못했고그래서나온것이바로’조선’이란말을집어넣음으로써나오게됬다는설명이붙는다.
그렇다면한국도아니고,왜’조선’이어야만했을까?
저자자신의처한환경때문에유독디아스포라에대한이미지를끌어안고서다룬이책은폭넓은미술의세계를통해곧이곧대로’우리’란울타리에대한고정관념을다시바라보게하는책이다.
5.16과80년대를학창시절로보냈던,지금은한국의미술계에서다방면으로활동하고있는화가들과직접대화를하면서자신이보고느낀그들의작품에대한이야기는그림과조소,사진,행위예술에이르기까지미술에관한한그의지식에덩달아서미술을다시보게되는눈을조금씩떠갔다는표현이옳을정도로조금은색다른책이다.
우리가머릿속에고정된’우리’란울타리는저자의머릿속공간에서차지하고있는개념과는다른다.
그것이작가자신스스로재일교포라는한국밖에서의위치에서바라보고성장했단점도한몫을했겠지만저자가만난사람들중엔일제치하의어두운시절에미술에대한열정과이데올로기틈바구니속에자신들만의고유한색채를통해표현하려했던사람들의이야기서부터현대사의어두웠던역사속에용감히뛰어들지못한채주변에서머물렀어야만했다는고백아닌고백처럼들리는예술인들의고뇌가분단이지속되고있는현상황과맞물리면서또다른디아스포라로어디한곳에정착하지못하는또다른우리를껴안고새롭게시작해야하지않나하는반성의기회를준책이기도하다.
흔히누구누구의작품이얼마에경매에서사상최고가로팔렸다더라하는식의기사를접하기만했고,워낙에고가로이루어지는것이라관심조차두지않았던내개이책은저자가직접대면한작가의말을통해그들이그려나가는작품의세계에대한이해도를들여다봄으로써미술이지닌어느한계에막힌틀에고정된그저겉핣기식의보는것이아닌작가의의도를제대로알고그뜻을음미하면서들여다보는귀중한간접경험을선사해준책이기도하다.
디아스포라가비단유대인을대표적으로꼽는다고뇌리에박혀진것만이아닌’우리’란울타리안에월북작가이쾌도,재일교포,그리고입양인까지모두아우를수있는폭넓은자세가필요함을알려준책이기에더없는감동을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