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마이너스…잃어버린 10년
처음책을받은날짜와읽고난후의날짜간격을세어보니기존에보통책을읽는시간보다훨씬길어졌다.
길어진이유는받자마자읽기시작한다른책들보다의도적으로손에잡지않았기때문이다.
최근의역사를돌아보는소설들은웬지나와같은동시대를살아왔다는,’최신’이라는느낌이주는뉘앙스가부담감으로다가오는기분이많이들어웬지서두르게읽혀지지가않았기때문이기도하다.
책뒷장엔잃어버린10년의연표가들어있다.
1997년12월3일대한민국,IMF에구제금융요청부터시작해서2007년12월19일이명박대통령당선으로끝을맺는연보-
그러고보니그세월동안우리들은참으로많은일련의역사적인소용돌이속에살아왔음을다시느끼게된다.
서로다른이념과노선,확신,그안에서의모든대한민국사람들이살아가는틈틈을보여주는이책은저자의말처럼특정주인공이있을수없으며,이름만들어있을뿐실제우리들이살아왔던모습을보여주는책이기도한다.
저자는서울대미학과출신의소설가다.
전공과는전혀다른창작이란직업을갖고있는저자는이책의배경을자신이다닌학교,과를통해서10년을들여다보게한다.
아름다움의학문을배운다는,그래서뭘배우는지알기위해화자박태의는미학과에입학했다.
초,중,고를오로지대학입시를위해서살아왔다고도할수있는대한민국의다른학생들과도다를바없는그는같은과한학년선배인,미국에서태어나고강남의부유층무남독녀인미쥬를만나게되면서그녀의확신에찬똑부러진말투와확고한여성주체성을강조하는당찬모습에빠져버리게됨으로서그녀가가입한서클에들어가게된다.
일명철학연구회-
말로만그렇지실제로는’전국학생연대회의’라는학생운동정파라는사실을뒤늦게알아버리지만미쥬를향한사랑에나올수가없다.
미쥬의남친인반대학생운동파인대석형과는같은기숙사에서,공대에서자신들의정파일원을키우고자들어온양진우와는그를감시하기위해가깝게지내게되다보니어느새그들은흔히말하는데모,일면사회적인일에학생운동으로뛰어들게된다.
어느날부평대우자동차사건에연루되어대석형이대공분실로끌려가고나오면서정신이피폐해짐을,곧이어자신이끌려들어가게되면서왜대석형이그렇게됬는지알게된다.
고문없는정신적인피폐는결국대석이태의를,태의는진우라는이름을직접발설하게만들고태의는그후진우에대한양심의가책으로자신을몰아간다.
미쥬와의연인사이가끝난일,미쥬가총학생회장사퇴후헬싱키로곧이어미국으로날아가버린일,대석형의고시패스로검사로변하면서부평에서일어나는사건들을맡게되는일들…
이런일련의일들을거치면서진우는그의곱상한외모와는다른,PC방에파묻혀스타크래프트나즐겨하던그의모습이아닌서울대총학생회장이되면서전혀태의와는다른길을걸어가게된다.
군대를다녀오고안정적인직장인생활을하게된태의는10년만에만나자고하는진우를어떻게대해야할지,막막한심정을드러낸첫문장부터가강렬하게다가오는이소설은학점D마이너스란것을통해우리의지난삶을돌아보게한다.
낙오자가될것인가?간신히턱걸이에닿아안정적이라고일컬어지는그경계선마지노선에안착할것인가?D를받는냐,F를받느냐에따른학사경고에이어진제적을당하는냐,자신들이추구한좀더나은세상을가기위해지금의이점수를버리고갈것인가?버리고다시평범한세상으로돌아갈것인가?
그렇다면진우의선택과태의의선택중누가세상을살아감에있어서탁월한선택을했다고말할수있을까?
당시의시대를살아오고지금까지그연장선에서하루하루를살아가는사람들이라면이소설을통해당시의분위기에대한공감과함께그들의청춘의한면을들여다봄으로써다른느낌을받을것같다.
D마이너스를받았다고해서그순간의불완전함을벗어나안전한모든것을갖는다는의미라고할수있을까?를묻게되는소설-
문경위가겪은시간과진우가겪는시간은분명다르고자신들이처한환경에서해야할행동이다르듯이두사람간의대화는당시의분위기와함께생각하는차이를확연히느끼게한다.
결국다른두갈래의길에나뉜두사람,태의는스스로교회신자가되어딸의전도에영향을미칠평범한샐러리맨아빠로,진우는한쪽눈을잃어가면서까지포기하지않았던운동을사회에나와서도여전히진행하고있다는현재진행형의삶을보면서과연누가D학점이고누가F학점인지,,,
장편소설이긴하나짧은챕터속의이야기구성으로이루어져있어두꺼운책임에도질리지가않게읽힌다.
저자의말처럼가깝되바깥인곳에서바라보는것일뿐이란생각으로썼다고하는데,그래서그런지모든대한민국의국민들이주인공처럼느껴지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