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곳이어느한곳을쳐다보는듯한인상의한남자의모습이친근감있게다가온다.
이책의표지에실려있는그림은유명한화가인루벤스의<성프란체스코하비에르의기적>,<한복입은남자>의작품속에나타난조선남자로서겉에는철릭(조선시대무관이입는옷>을입고있다
서양화가의손에탄생한우리나라,정확히는조선의남자를표현해낸그림이다.
그는과연왜,서양의화가의손에자신의모습을그리게끔했을까?
무슨연유로인해조선을떠나머나먼긴항해끝에서양이라는나라에안착하여어떤이유로인해당시의모습을고스란히드러내보인이그림의주인공이되었을까?
작가의실제역사속에방영이된이야기의상상력이역사소설의재미를한껏부추기게만든다.
그의이름은정확히모른다.
그저조선의무관출신으로"조선남자"로불릴뿐이며임진왜란을거치면서곁에서선조를모시고피난길에올랐던기억과전란이뿌리고간황폐해진조국의현실적인모습,여전히자신들의안위만을위해고개를조아리며눈치만살피는고관대작들의무능함,신무기의필요성을알리기위해알현을요청했으나과거의쓰라린기억만을오로지떨쳐버리고싶었던선조의뜻대로제대로알현조차하지못한채자신스스로가노모와어린아들들을고국에남겨둔채홀로신무기의본을갖기위해떠나야만했던남자로나올뿐이다.
그는여러경로를거치면서유국(지금의오키나와)에서고미란여인과생활을하면서자신의뜻을관철시키고자그녀와이별을했고중국복건성을거쳐조와(자바)를지나서양의배와유국의배에승선하면서드디어네덜란드에도착하게된다.
일본이임진당시에활용했던신무기에대한필요성을절실히느꼈던만큼그에겐하나의목표가있었으니,바로신무기본을얻어고국에도착하는것이었다.
이를구하기위해선카피탄이라불리는네덜란드동인도회사의조와상관우두머리인상관장의권유에따라성화에들어갈동양사람의모델대표자격으로그림을그리게해준다면뜻을이룰수있을것이란말에허락을하게된다.
당시네덜란드는구,신교간의치열한전투끝에휴전이된상태로북과남의종교적인차이로인해언제폭발할지모르는화약고의상태-
동양에서온조선남자는이들의이해관계와자신의목적을이루기위해카톨릭으로개종까지하게되고,화포공장을운영하던다나와자라의남매를만나면서소용돌이속에휘말리게된다.
저자의두권에이르는이그림에대한모티브에대한역사적인사실성과그위에덧댄상상력은읽는동안당시임진왜란이후에처해졌던각기다른사람들의이해득실관계는물론네덜란드의종교분쟁으로인해벌어지는화란젤란트에도착해만나는상관장,경리관,공작,목사의등장은전혀서양이라는나라가갖고있었던문제점에알지못한채자신의목적만을이루기위해애를쓴한남자의기막힌인생이야기가풀어지면서복잡한정세를더욱실감있게다가오게만든다.
자신이믿는종교의확장세와그에덧대새롭게부상한신흥부르주아들,기존세력인공작의세력지키기,동인도주식회사의배당금을넘어선자신의입지를다지기위해엉뚱한동양인들을이용한상관장과경리관이란작자들,억울하게화포공장을빼앗기고언니마저마녀사냥에희생당하는것을볼수밖에없었던다나란여인과의사랑이야기는비록시대는달라도평범한사람들이역사적인정세와이해에따른희생양으로어떻게버려지고희생당하는지를꼼꼼한조사로긴이야기를풀어나간다.
현재의정세와도무관치않다는느낌을받게하는이소설은자신들의종교확장과수세를지키기위해모종의협력관계를다지는과정의대주교와공작의술수,이들이정한목표를이루기위해전혀상관도없는이방인들을자신들의법대로처리한몰지각한행동들을통해늑대와개의사냥을어떻게하는냐에따라서변화의틀을쥐어잡을수있는지에대한냉철함을엿보게하는책이다.
이책의인물들의활동시기는1607년부터1669년까지이고,이시대에또다른저편인지구반대편의네덜란드제일란트(책에는"젤란트"라고표기됩니다)에서벌어진사건들을통해역사속의애국심은어떤형태로받아들여지는냐에따라발전,또는퇴보로거듭날수있게됨을,종교란것이갖는속성들이그진실된진리를거스르고인간들의잣대에의해무참히상대방의종교를짓밟음으로써어떻게나라의형태가변하게되는지를인간들이갖는온갖이기심과허망된욕심,사랑에대한질투를반영함으로써당시의시대를고증해준책이아닌가싶다.
한때이탈리아에코리아란이름을가진사람들이살고있다는이야기를접한적이있다.
조선의한남자가책의주인공처럼배에승선해이탈리아에정착해서살아가면서후손들이뿌리를내리고살지않았을까한다는내용을접한적이있는데,이책에서도비록작가의상상력에그쳤을뿐이지만웬지"꼬리"란이름이어색하기않게들리는것은조선남자가남겨두고간그흔적과진정으로종교를떠나한여인을사랑했던다나란여인이못내그조선남자를그리워하며살아가는과정들이아픔으로전달해서일까?
새삼긴박했던당시의세계의정세에어두웠던조선이란나라의실정에대한답답함을넘어지금도보다발전된나라를위해서는어떤행동들이필요한지를역설적으로말해주는책이아닌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