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있어서 하루 세끼를 섭취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방송에서도 나오는 먹방 프로그램이나 삼시 세끼라는 프로가 인기를 끌었을 만큼 인간들의 삶이 점점 나아지면서 궁극의 호기심은 역시 먹을거리가 상위를 차지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인간이 오랜 세월 자신들의 지능 발달을 높이면서 점차 동물과 식물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고 그에 따라 발전시킨 음식이 어떻게 인류의 생활을 가깝게 지배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철학과 종교를 아울러서 다룬 책이다.
먼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인간이 신들에게 바칠 음식을 올릴 때 이미 신들은 음식의 실질적인 섭취가 아닌 향기로 섭취를 했으며, 이후의 음식을 실제적으로 섭취한 자는 인간들이었다.
신과 인간의 매개가 되어 온 음식에 대한 경건함 마음가짐, 그 이후 아담과 이브가 신과의 약속을 저버림으로써 오늘날의 인간들의 고통스러운 노동과 출산을 통해 가지게 되는 일들까지, 또한 불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도교, 성리학을 아우르는 전통적인 음식에 대한 고찰과 종교에서 바라 본 음식을 어떻게 먹고 수행을 할 것인지에 대한 여러 분파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즉, 살생을 하지 말란 의미에서의 종교 교리를 이행하기 위해선 육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음식 섭취를 하지 않는 한 생명 위협에 다가선다는 딜레마에 빠진 불교 수행자들의 수행법이 어떻게 분파가 갈라지게 되었는지, 기독교의 예수님이 지향한 진리의 말씀에 근거한 여러 가지 일들을 통해 우리는 보다 더 나은 음식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게 되는 책이다.
지구 저편에선 절대적인 빈곤에 허덕이며 오늘도 기약 없는 생명의 연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편에선 먹다 남은 음식을 버리기에 급급한 실정을 감안한다면, 저자가 말하는 ‘나누고 함께 먹고 즐기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음식이란 단어는 흔히 쓰는 말이지만 로마 시대만 하더라도 권력의 상징이었음을, 포크와 나이프의 크기와 위치를 어디에 둘지, 먹는 순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위스키는 어떻게 마셔야 품위 있고 교양 있는 귀족으로 인정을 받는지에 대한 구분이 일반 평민들과의 계급 차별이 되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역사적인 사실들이 음식의 권력이 대단했음을 알게 해 준다.
***** 식탁은 권력의 연장선이다. 우리의 식탁이 어떻게 꾸려지고 있는지는 우리가 어떤 권력관계에 놓여있는지를 설명해준다-P 142
시대가 빠르게 변화면서 겪게 되는 코셔 음식에 대한 인증이나 할랄에 대한 인식 또한 하나의 음식이란 것을 염두에 두고 그 음식이 지향하는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또 하나의 음식 절제를 통한 나눔과 먹는다는 것의 기쁨이 있을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을 하게 되는 책이다.
다양한 종교와 철학, 고대서부터 지켜 온 수행자들의 고뇌와 음식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며 먹기 싫다고 아무런 생각 없이 버리는 음식은 없었는지, 먹는다는 행동에 대해 또 다른 생각할 의미를 던져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