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6년 4월 20일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

바람이 전하는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 – 마음의 위안을 주는 잔잔한 옛이야기
찰스 A. 이스트먼 지음, 김지은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4월

인디언 하면 생각나는 것은?

원 리틀, 투 리틀 인디언~… 이란 노래, 아니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아니면 간단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이동 천막과 추장이 있고 백인들을 무참히 죽이는 수우족을 연상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영상의 힘은 큰지라 인디언에 대한 이미지는 ‘늑대와 춤을’에서 나오는 캐빈 코스트너가 춤을 추고 ‘주먹 쥐고 일어서’란 이름의 여인과 사랑을 하게 되면서 인디언들과 함께 살아가고 동화되어가는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그 이전엔 서부영화가 단연코 앞지르지만 말이다.

 

우리와 같은 피부 색깔과 거의 비슷하고 생김새도 같은 듯 다른 이들에 대한 관점은 그동안 백인들이 주도하는 모든 곳곳에 침투한 영향의 결과로 두뇌도 낮고 교육열도 저하되어 있으며 그들의 생활 방식 자체도 거의 원시인처럼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가끔 시를 통해서나 짧은 에세이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접할 때면 인디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을 만나게 되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도 비슷한 점도 느끼게 되고 그들의 단조로운듯한 삶에도 관심을 두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토종 인디언이다.

1858년 겨울, 미국 미네소타의 한 들소 가죽 티피에서 수우족 부부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기독교 개종으로 인해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다.

백인들이 그동안 주도해왔던 그들의 관점에서 본 인디언들의 삶과 철학 이야기가 아닌 실제 인디언 출생으로서 인디언의 삶과 지혜가 담겨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아낸 책이다.

 

책의 구성은 1부가 전사들, 2부가 여자들이다.

 

흔히 남성우월주의란 것도 없이 고루 남녀평등의 사회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곳곳의 이야기들은 잔잔한 연못의 흐름을 연상시킨다.

철저한 개인주의로 물들고 개인의 이익에 앞다투어 살아가는 치열한 이 시대에 이런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접한다는 것이 어쩌면 마음속의 위안을 삼아도 되겠단 싶은 생각도 들게 하고 특히 여성들의 삶은 희생, 사색적이면서도 때론 시의 적절하게 용감성을 드러내 보여 주기도 한다.

 

그들 사회에서도 사랑이란 단어는 달콤하다.

남녀의 사랑은 허울에 젖어서 이익을 탐하면서 이루어내는 것이 아닌 솔직담백 그 자체이며 평화롭게 이루어지는 과정들이 오늘날의 사랑의 깊이와는 또 다른 느낌을 전달해 준다.

 

인디언들이 어떤 것을 숭배하는 자세, 특히 신의를 다룬 부분이 인상적이기도 한데 영화에서 보더라도  진정 친구로 생각하는 사람에겐 신의를 지키는 모습들을 종종 볼 수가 있듯이  <개의 무덤>, <스나나의 아기 사슴>, <충성스런 노새>를 통해서 동물과의 신의를 다룬다.

 

동물이라고 해서 막대하는 것이 아닌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감을 나누고 소통을 통해서 진정으로 하나의 자신의 신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 인디언들의 이런 생활방식은 그 오랜 세월을 통해서 그들 나름대로 자연과 동물,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결코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는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해가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게 느껴진다.

 

필요한 만큼만 취해 살아가는 삶 자체도 이제는 어렵게 느껴질 만큼 물욕이 생기는 시대라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나마 잠시 쉬어가는 느낌을 받게 해 주는 책이다.

 

특히 책의 마지막 부분에 용어 해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언어의 새로운 습득은 그들의 말 뜻이 일반 우리들이 사용하는 말보다도 더 뜻깊고 정 깊게 다가오기에 재미를 주며 시간이 날 때마다 짧게나마 조금씩 음미해 보며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예를 들면, 케추와는 달링이란 뜻, 코다는 친구란 뜻, 위코는 아름다운 여인이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