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여름 ㅣ 스토리콜렉터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6년 5월
넬레 노이하우스의 전혀 다른 작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유럽의 스릴 맛, 특히 독일 작가다운 느낌을 알 수 있는 기존의 책과는 달리 이번에 출간이 되어 나온 책은 바로 ‘여름을 삼킨 소녀’에 이은 후속작이다.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된 충격과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의 외로움, 특히 어린 자신에게 다가왔던 세상 경험 많은 남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집을 떠나게 되는 것이 바로 ‘여름을 삼킨 소녀’의 끝 이야기에 이은 장면은 첫 부분부터 작가의 노련함을 보이는 내용들이다.
17세의 소녀 셰리든은 크리스마스 전 날, 가족들에게 말없이 집을 떠나게 되고 바로 그 시각 이후 집에선 결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살인사건이 벌어진 채로 마을에선 큰 사건으로 떠오르게 된다.
당연히 집에 없는 셰리든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게 되고 그 시각 셰리든은 정처 없이 어디론가 떠나고자 했지만 방송에서 자신을 찾는 것을 보고 자신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면서 그녀의 또 다른 인생에 휘몰아치는 폭풍을 감내하게 된다.
사건의 해결을 위해 윌로크릭 농장으로 오게 된 네브래스카의 경찰 조던의 도움으로 간신히 자신이 잠시 머물 곳을 찾게 되지만 그녀의 뛰어난 외모와 그녀를 둘러싼 사건의 내막은 일반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결코 안주를 하지 못하게 된다.
다시 이은 방랑의 생활,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여러 곳을 전전하면서 겪게 되는 그녀의 인생유전은 어린 소녀가 겪어야 할 정도의 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의 믿음에 대한 배신과 불신, 자신의 여린 육체만을 원하고 버린 남자들의 욕망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거짓으로 일삼는 말들, 어디에도 의지할 수없던 그녀가 절체절명의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겪는 살인사건들은 숨 가쁘게 돌아가는 그녀 인생의 바퀴를 멈추게 하지 못하게 한다.
사랑보다는 안정적인 가정의 안락을 위해 자신과의 사랑을 포기한 목사에 대한 실망감, 자신을 유혹했던 작문 선생님의 거짓 위선, 또다시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든 이단의 사업적인 비열함을 뒤로 한 채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폴 앞에 다시 사랑을 이루기까지의 여정이 너무도 어린 소녀의 인생 이야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슬픔과 위로를 전해준다.
조던이란 인물은 호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매력적으로 그려진 인물이지만 여기엔 작가의 또 다른 사랑 확인 과정과 그의 가족사에 얽힌 비밀이 밝혀지면서 어떻게 윌로크릭 농장과 인연을 맺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도 빼놓을 수가 없는 책이다.
자신의 출생 비밀로 인한 충격 뒤에 레이첼 이모의 비열함을 보게 된 셰리든이 결코 윌로크릭 농장에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의 아픔을 전해주었고 또한 뜨겁고 연일 내리쬐는 태양을 선사하는 고향에 대한 미련을 뒤에 남겨 두고 상처뿐인 여름이 다시는 오지 않길 바랬던 한 소녀의 다음 향후는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를 생각하게 하는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제목 자체도 끝나지 않는 여름-
한국에서의 제목인지 원제목인지는 모르겠으나 셰리든의 마음을 잘 드러낸 작품 제목이 아닌가 싶다.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던 지난 시절의 아픔을 폴과의 만남으로 셰리든에게도 따스한 햇살이 비칠 수 있을지….
만일 다시 연작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그 이후의 셰리든이 헤쳐나갈 이야기들이 무척 다양하게 그려질 책으로서 손색이 없단 느낌이 드는 책이다.
저자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접함으로써 저자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소설속의 인물이지만 어린 나이에 겪게되는
인생역경이 마음 아픕니다.
폴과 엮어지는 생활이 편안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스릴을 주로 써온 작가인데 질풍노도 시기의 어린 소녀가 겪는 인생여정을 아프게 그린 점이 다르게 다가오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