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WE LIVE

투데이위리브

투데이 위 리브
엠마뉘엘 피로트 지음, 박명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월

전쟁이 주는 상처, 폭격과 아군과 적군들까지 돌아가며 마을을 점령하면서 그들이 자신들에게 얼만큼의 해를 입힐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감정들은 뇌리에 오래도록 남는다.

 

그만큼 전쟁에 대안 트라우마는 깊이 각인이 되어 있기도 하지만 도저히 결합될 수 없는 사람들, 개인들이 겪는  상처는 아니지만 이념과 인간의 만행, 욕심 때문에 저질러진 전재이라는 환경에서도 과연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며 느낄 수가 있을까? 를 생각해보는 책을 접했다.

 

책의 소재가 우선 적국과 아군에 속하는 사람들, 살인 병기처럼 훈련된 독일 병사와 어린 유대인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점이 눈길을 끌었다.

 

 

1944년 12월,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경 지대 아르덴 지방에서, 전쟁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독일군의 패배가 여실히 드러난 시기에 그라이프란 작전명으로 불린 계획에 참여한 사람의 독일 병사가 미군으로 위장하면서 침투해 아군의 진로를 교묘히 따돌리는 작전을 수행하던 때, 그 병사 중 한 사람이 마티아스다.

 

한때는 엄마의 고향인 캐나다, 오지에서 동물을 사냥해 모피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삶 자체에 대한 미련이나 사랑 따위는 관심조차 없는, 인생이란 말, 그 안에 포함된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히틀러가 자행하는 독일까지 건너가 자진해서 입대하고 특수 훈련병의 신분으로 작전에 임한다는 사실은 별로 놀라운 사실도 아니건만, 뜻하지 않게 마을 성당의 신부 부탁으로 미군으로 위장한 자신과 동료를 보고 유대인 소녀를 구해달라며 맡긴 순간부터 그의 일생은 바뀌기 시작하는데….

 

 

정확한 나이를 모르는 유대인 소녀, 르네,,,

다시 태어난 사람이란 뜻을 가진 소녀는 자신을 죽이려는 병사의 눈을 피하지 않는 대담성, 나이에 비해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는 모르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는 고요한 눈동자와 그녀의 태도는 마티아스를 돌연 동료를 죽이게까지 하게 한다.

 

마티아스 자신조차 왜 그 어린 소녀에게 이끌렸으며 위험을 무릅쓰고 오두막을 거쳐 사람들이 살고 있는 어느 동네에 들어가 같이 숨어 살게 되는지를 그는 알지 못한다.

 

다만 죽음보다는 더 훨씬 살아있는 현재의 상태가 귀중함을, 목숨에 대한 가치를 소녀를 통해, 그리고 쥘 부부를 거쳐 동네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사는 지하의 생활을 통해 점차 앞으로 어떻게 이곳을 탈출해야 할 지에 대한 갈등을 보여준다.

 

흔히 전쟁의 단골 소재로도 많이 쓰이기는 하지만 전쟁이 주는 냉혹함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직접 유대인들을 죽이진 않았지만 적어도 중간 과정에서 일조를 했다는 자신의 괴로운 심정의 이면에 또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 자체가 자신의 소명임을 깨달아 실행하는 자신의 분열된 모습들을 통해 저자는 전쟁이 주는 영향, 특히 인간들이 겪는 전쟁이 주는 참혹함 속에서 피어나는 적국 병사와 그 병사의 손가락 한 두 마디에 의해 언제 자신의 운명이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자신의 병사라 되뇌며 기다리고 또 다른 탈출의 꿈을 꾸는 르네란 소녀의 감정 교류가 전쟁을 매개로 하여  인간 본성 안에 숨어있는 연민과 갈등을 보인 책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전쟁이 주는  처절함 끝에 패자가 결정지어진 막바지의 끝에 다다른 상황에서 사람들이 살기 위해 어떤 고통과 인내를 하고 살아가는지, 자신들 곁에 있는 유대인 소녀에 대한 시선들이 다양하게 비치고, 시시각각 조여 오는 독일군과 미군들 사이에서 자신들이 처한 박한 상황에 적응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은 누구를 위해서 전쟁을 벌이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만든다.

 

원래는 영화 시나리오를 염두고 쓴 만큼 책을 읽는 동안에 쉽게 장소나 배경들, 사람들의 대화들이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생각이 들게 하고 실제 저자 자신의 가족들이 겪었던 전쟁의 이야기를 이 책에 녹여낸 만큼 영화로도 상영이 된다면 전쟁 속에 살아남은 자들의 모습이나 유대인 소녀와 독일군 병사의 감정처리 등이 새롭게 보일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15년 프랑스의 한 독립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세계 유명 상을 휩쓴 만큼 그 험난한 과정 속에서도 소중한 사실을 깨닫게 해 주는 단 하나의 사실,

 

그런 게 뭐가 중요하죠, 오늘 살아 있으면 된 것 아닌가요? – p 273

 

 

TODAY WE LIVE”에 대한 3개의 생각

  1. 데레사

    맟아요. 오늘 살아 있는게 중요하죠.
    전쟁영화나 소설을 읽을때 마다 삶의 가치를
    소중하게 느끼지요.

    안네는 결국 죽었지만 르네는 죽지 않아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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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핑백: 조선미디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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