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찌는듯한 후끈한 열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요즘, 이럴 때일수록 서슬이 시퍼렀다는 말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시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등골이 서늘할 정도의 납량 특집극을 기대하게 되는 이때, 밤에 읽어서일까?
책을 덮고서도 여전히 뒤쪽이 뭔가 켕기고 내가 제대로 이해를 하고 읽었나를 생각해볼 만큼의 이야기를 접해다면 잠은 푹 자기는 ~~~
저자의 책의 내용은 역시 실망을 저버리지 않았다.
올해 나오키상과 서점대상 후보작에 이름을 올릴 만큼의 가독성은 물론이고 책 제목에 들어맞는 이야기의 구조는 사뭇 타 책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책 제목인 야행이란 야행 열차와 백귀야행의 중의 어로서 주인공들이 출발하는 이곳은 현실이지만 열차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마치 SF를 연상시키듯 환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만큼 고루 섞인 장르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새롭게 다가온다.
학창 시절 영어회화 학원을 다니던 학원 동료들이 다시 모인다.
이들의 일행은 나카이, 오하시, 다케다, 후지우라, 다나베, 하세가와 –
이들 중 하세가와 가 실종된 사건을 겪은 후 다시 만나는 것이라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기대감과 궁금증을 안고 만나는데, 실종된 하세가와와 비슷한 인상착의를 발견하게 되고 그 뒤를 쫓아 들어간 곳이 전시회란 점, 전시회에는 걸려 있는 그림들과 나머지 사람들 간의 관계를 그리는 이 책은 배경 자체가 꿈속을 헤맨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경치와 수수께끼 같은 인물들의 등장으로 하여금 현실과 현실이 아닌 듯한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전혀 뜻밖의 예상치 못했던 하세가와의 실종을 토대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책은 마지막에 반전, 아마도 스릴을 즐긴다면 이 맛에 읽는 것이겠지만 전혀 예측 불허의 반전이라 읽으면서 앞. 뒤를 번갈아가며 다시 내용을 정리하게 한 책이기도 하다.
때로는 몽환적인 느낌 속에서 독자들 나름대로 같이 그 분위기에 취해 허우적거리며 신비함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 범주를 넘어서 신비한 일들이 벌어지고 기묘함마저 느끼게 해 준다는 점에서 오히려 무서움을 동반하게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기기묘묘한 반전의 결말 또한 독자들 나름대로 안도의 한숨을 놓기도 하고 아니면, 뭐지? 하는 흐름을 다시 되짚어보게 하는 책인 만큼 무더운 이때 읽어주면 제격인 책인 것만큼은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