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매컬로 저/강선재,신봉아,이은주,홍정인 공역
교유서가 | 2017년 12월
***** 이긴 전차의 오른쪽 말이 시월의 말이 되었으며 의식에 따라 창에 찔려 죽임 당했다. (…) 로마가 가진 단연 최고의 것은 로마를 지배하는 한 쌍의 동력인 전쟁과 영토에 제물로 바쳐졌다. 바로 이 쌍둥이 동력에서 로마의 힘, 로마의 번영, 로마의 영원한 영광이 비롯되었다. 시월의 말의 죽음은 과거에의 애도이자 미래에의 전망이었다. – p 9~10
책의 첫 시작 부분부터 책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해주는 위의 구절은 전통적으로 행해온 로마의 의식이었다.
루비콘 강을 건넌 카이사르가 파르살루스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폼페이우스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당도한 곳이 이집트-
그 유명한 역사적인 인물 클레오파트라가 있던 곳이자 그와 그녀 사이에서 잉태된 자식까지 낳은 땅이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낮았더라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란 말이 있듯이 영리한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의 인물 됨됨이를 알아보았고 우리가 실제 상상했던 미인도 아니었다는 것으로 표현이 된다.
상상컨대 미모보다는 그녀의 높은 지식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알게 되는 그녀의 매력에 카이사르가 빠지게 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폼페이우스의 죽음 이후 그의 잔당과 대결을 벌이게 된 카이사르는 카토의 존재를 타 책들보다 비중 있게 다룬 작가의 역량으로 한층 긴박함을 느끼게 하는 한편 대결에서 패한 후에 자살로 마감한 생을 통해 학자이자 스스로 금욕을 지키면서 살아간 자신의 마지막 일생도 그 다운 방식으로 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기타 다른 책에서도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카이사르에 대한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로마의 공화정을 폐지하고 제정으로 가는 초석을 마련한 그였지만 그가 생각한 정치인으로서의 고뇌와 정적까지 용서를 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기울여 로마의 청사진을 마련했다는 점은 같은 로마의 정치인이자 선배 격인 술라와는 확연히 다른 존재감을 부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말이 쉽지, 시시각각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정적, 특히 브루투스를 용서하는 과정은 보통의 사람은 아니란 생각이지만 아마도 생각건대 그가 생각한 보다 넓은 의미의 용서는 차후 자신의 안위보다는 훨씬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이 가진 월등한 면을 이용할 필요성과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조차도 무시해버릴 정도의 배포가 큰 인물이었단 것을 느끼게 해준다.
권력의 쟁점으로 막바지로 치닫는 카이사르가 권력의 이면에 서로 다른 반대파들의 견제와 그 수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며 가이우스 마티우스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들은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 “건전한 정치적 경쟁이 존재하는 이상 내 추종자 중 거친 자들도 선을 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모든 정부 기관이 내 추종자들로만 꽉 찬다면 나보다 젊고 야심 찬 누군가가 나를 죽이고 독재관 자리에 앉는 걸 무슨 수로 막겠나? 정부에는 반드시 반대 세력이 있어야 해! 없어도 되는 건 보니야. 반대를 위해 반대하고 자기들이 반대하는 게 뭔지도 모르는 자들이니까. 그러니 보니의 반대란 성실하고 신중한 분석의 결과물이 아니라 비이성적이었던 거야. 내가 과거 시제를 쓴 것에 주목하게. 이제 보니는 없어. 아프리카 속주에서도 그걸 알게 되겠지. 내가 보고 싶었던 건 올바른 반대였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내전을 해서 실제로 얻은 거라곤 반대의 절멸이지. 난 곤경에 처했어.- p 384
결국 성대한 축제처럼 여겨지는 시월의 말 의식은 카이사르 자신을 가리키는 것임을 알고나 있었던 것일까?
마스터즈 오브 로마 시리즈 6번째에 해당되는 시월의 말을 통해 점차 카이사르의 찬란했던 영광과 지는 석양을 함께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후 벌어질 다음의 권력 패권 전개 과정이 더욱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렇기에 카이사르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내용이 들어있는 책이기도 했다.
저자의 철저한 고증과 당시의 묘사들을 통해 독자들은 이번에도 그 시대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읽어가는 과정 또한 타 책들과 비교해 보는 기쁨도 누릴 수 있는 책이기에 마지막 완결까지의 기대감을 불어넣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