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전작인 ‘걸 온 더 트레인’에 이은 저자의 두 번째 작품이다.
여성의 심리를 반전과 시간의 흐름 속에 촘촘히 조여 오는 이미지의 부각, 인간 심리 속에 내재된 기억과 그 기억 속에 잠자고 있던 진실은 과연 어떤 것이 정확한 것이었는지를 묻게 되는 책, 이번에도 저자의 장기를 제대로 그려낸 작품이다.
서양 중세 시대의 마녀사냥은 그야말로 인간의 존재 위에 군림했던 종교라는 커다란 그늘막이 있었고 그릇된 판단과 시대의 착오적인 것으로 말미암아 죄 없는 여성들이 무참히 죽어간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에 착안한 한 마을에 번진 숨김과 그 숨김 속에 도사린 진실, 그 진실마저 자신이 생각하는 기억 속에 맞는 것인지를 스며들듯 묘사해가며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불어넣는다.
드라우닝 풀’이라는 것은 16 ~17 세기에 마녀의 죄를 심판하거나 처형하기 위해 만든 웅덩이라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종교재판에 의해 마녀로 판정이 된 여인들을 물속에 강제적으로 들어가게 했을 때 죄가 없으면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닌 것으로, 떠오르면 마녀로 생각해 처벌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렇듯 한 마을에 여인들이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처럼 여겨지는 죽은 여인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한 소녀가 물에 빠져 자살한 사건이 발생이 된다.
책은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마을에서 벌어진 일들을 다룬다.
소녀가 죽은 후 연이어 절벽에서 떨어져 자살했다고 여겨지는 줄스의 언니, 왕래를 끊고 살았던 동생 줄스가 나타나면서 이 사건들은 좀체 어떤 커다란 윤곽을 그리기까지 모든 사람들이 등장해 자신의 위치에서 생각하고 바라보는 시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마을의 오래전 벌어진 죽은 여인들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책으로 출판하려던 언니의 죽음 뒤에 자살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는 줄스, 조카 리나가 갖고 있는 죽은 친구 케이티에 대한 비밀들에 이어 계속 걷잡을 수없이 번져가는 이에 연관된 사람들의 불편한 심리와 심기, 그리고 비뚤어진 사랑에 대처한 사람의 이야기까지를 통해 사건의 본질에 접근해가는 추리를 느끼게 한다.
오래전 죽은 사람에 대한 기억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었던 진실과 맞는 것일까?
줄스도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이 생각했던 진실에 대한 오해 때문에 언니를 멀리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진실은 언니가 죽은 후에야 알게 되는 안타까움, 한때의 불륜이 어떻게 마을의 살인사건으로 번지고 이는 죽은 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심령술사의 무심코 던진 한마디를 간과함으로써 사건의 주범에 대한 인식을 못하는 과정들이 책 끝말 미의 반전에 이르기까지 스릴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물속에 들어간 후에 물이 전해오는 감촉, 발을 물에 담그고 무릎까지 오게 되면서 서서히 빠져들게 되는 드라우닝 풀-
그 물속에서 과연 그녀들은 어떤 생각으로 죽어갔을까?
범인이 밝힌 그 진실은 과연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의 모습은 과연 진실된 모습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 스릴 서스펜스의 맛을 또 한 번 느끼게 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