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책의 표지가 왠지 이끌린다.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책, 더군다나 제 157회 나오키 수상작이라고 하니 해마다 발표되는 문학작품의 선택도 달리 느낄 수 있다는 데서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오사나이라는 남자 주인공은 전혀 안면이 없는 두 모녀와 미스미라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오래전 사랑하는 딸 루미는 7살 어느 가을날 고열에 시달리면서 생사의 기로에 섰었고 그 이후 무사히 넘기는가 싶더니 예전과는 다른 아이가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내로부터 그 느낌에 대해 전해받았지만 무시했던 오사나이, 그런 그가 12월 어느 날 딸아이가 사라지게 되면서 심각성을 깨닫게 되고 딸아이를 발견한 곳은 얼마 전까지 비디오를 대여해줬던 곳이다.
무엇 때문에 딸 루미는 그곳에 가게 된 것일까?
이후 고등학교를 마친 딸은 아내와 함께 교통사고로 죽게 되고 그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는 오사나이는 이렇게 세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세 사람 중 미스미란 남자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죽은 모녀가 자신을 만나러 가다가 사고를 당하게 됐다는 사실, 그 이후 미스미의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한 믿을 수없는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
책의 제목인 영휴는 미스미와 연상의 여인이었던 루리의 사랑이야기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 그런 가운데 루리는 사람의 탄생과 죽음이 마치 달이 차고 기울어간다는 의미와 상통한다는 의미로 언젠가는 당신에게로 돌아올 것이란 뜻으로 미스미와의 사랑을 그린다.
흔히 말하는 전생과 환생은 우리들이 여러 곳에서 다루는 이야기의 소재라든가 세상에서 믿을 수없는 이야기처럼 실제 경험을 했던 사람들의 말을 통해서 간간히 보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이 책은 그런 것을 비유한 작가의 참신한 발상에 무리 없는 흐름을 전개시킨다.
미스터리와 그 속에서 힘 있는 스토리의 전개, 사랑을 이루기 위해 같은 이름을 가진 루리로 태어나고 그 사랑의 존재이자 실체에게 다가서기까지 믿을 수없는 사실을 11시부터 1시까지, 두 시간에 걸친 이야기로 그려낸 저자의 구성력은 독자로 하여금 빨려 들어가게 만든다.
인생에 있어서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상대방을 사랑하는 순간도 있고 아픈 사연 속에 이루지 못한 사랑의 슬픔과 애달픔, 그리고 또다시 만나기 위해 환생을 거치는 과정을 가진 루리란 인물을 통해 현실적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현실 속에서도 일어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만드는 이야기, 전혀 알지 못했던 타인의 이야기가 실은 내가 담고 있던 이야기의 어느 한 부분과도 연결될 수 있고 그 연결은 다시 순환의 작용을 거쳐 인생의 삶과 죽음을 연결시킨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책-
부담스럽지 않고 천천히 책 속에 스며들듯 독자들로 하여금 매 순간의 감정을 같이 느껴보고 호흡하게 한 책이다.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니 흥미가 많이 갑니다.
한번 읽어 보고 싶어요.
시간되시면 한번 도서관에 가셔서 둘러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