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8년 11월 24일

줄리줄스의 손뜨개 아이 장난감&소품

줄리줄스  줄리줄스의 손뜨개 아이 장난감 & 소품 – 0~5세 아이를 위한 러블리 아이템 17
줄리줄스 지음 / 미호 / 2018년 11월

 

 

계절을 따지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계절상 손에 많이 접할 수 있는 것이 뜨개질이 아닌가 싶다.

 

코바늘보다는 대바늘이 편하기도 하고 실제로도 대바늘을 이용해 떠본 것들이 있었던 경험으로 이번엔 코바늘에 도전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접한 책이다.

 

우선 책 속에는 그야말로 어른, 아이들 모두가 좋아할 만한 소품의 구성들로 이루어져 있다.

 

솜씨는 없지만 한번 도전해 보고 싶게 만드는 구성이 웬만한 백화점이나 전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을 능가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천천히 취미생활을 겸해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전쟁에 나가려면 총이 필요하듯 뜨개질에 필요한 도구의 종류부터 다양하다.

알고 있던 코바늘은 물론이고 그 외에 필요한 도구들부터 보는 것이 재미를 준다.

 

준비자료

 

기본 뜨개 법은 기본, 여기를 섭렵하면 다음부터 소품에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뜨개 법이 소개되어 있어 응용도 해 볼 수 있고 그대로 따라 해 가며 만들어 볼 수 있다.

 

 

특히 타 책들보다는 설명 부분이 쉽게 되어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림 도안으로만 이루어진 책들만 보다 쉽게 한글로 이루어진 뜨개 법의 단수를 기준으로 어떻게 뜨개질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줌으로써 초보자들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게 한다.

 

뜨게표본

 

모빌이나 링, 인형의 소품부터 블랭킷을 만드는 과정까지, 생활에 필요한 작은 소품 하나로 집안 분위기를 충분히 따뜻하고 포근하게 만들 수 있는 소개법은 이 겨울에 집  밖에 나가기 힘든 무료함을 적절히 달래줄 친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

 

벌써부터 동대문 시장을 섭렵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 관심이 있다면 한번 시도해 봄으로써 아이들에겐 잊을 수없는 선물을, 집안 분위기는 따스함으로 충만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그가능성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이노우에 마기 지음, 이연승 옮김 / 스핑크스 / 2018년 11월

표지가 추리 스릴러물을 생각할 수 없는 만화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이 또한 이 책의 주인공을 그려낸 표지인 만큼 기존의 독자들이 생각했던 탐정의 모습은 아니다.

 

두 눈의 색깔이 다른 오드아이, 붉은 망토 비슷한 외투를 걸치고 머리카락은 파란색으로 물들인 남자,  우에오로 조란 이름을 가진 탐정이다.

 

푸린이란 중국 여인에게 빚을 지고 있는 사람, 그는 탐정은 탐정이되 그동안 읽어왔던 탐정의 논리에 정 부합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모든 사건에는 기적이 있음으로 해서 현장이나 실제 사건에서 밝혀질 수 있는 현실적인 트릭에 반대하는 기적의 증명을 펼치는 독특한 사람이다.

 

어느 날 와타라세 리제라는 여인이 의뢰인의 신분으로 사건 해결을 원하는데, 사건이 현재 일어난 것이 아닌 10년 전 신흥종교 집단의 집단 자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그 당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기 위함이다.

 

어린 소녀였던 그녀는  오빠처럼 따르던 도우니란 소년과 함께 광기 어린 집단 자살 현장에서 빠져나오게 되는데 그녀의 어린 기억 속에는 머리가 잘린 상태의 오빠가 자신을 이끌고 그 현장에서 빠져나왔단 사실, 살아남은 자신의 곁에는 머리가 잘린 오빠의 머리와 신체가 있었단 사실, 현장의 유일한 생존자인 소녀밖에 없었단 사실로 미루어 소년의 죽음은 소녀가 죽인 것인가? 아니면 그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현장에 또 다른 사람에 의해 벌어진 사건인가?

 

이 사건의 흐름을 듣던 탐정은 소녀가 한 말의 모든 말을 수긍함으로써 현실에선 믿을 수없는 기적의 증명을 밝히려 한다.

 

하지만 여기에 반대의 뜻을 내세운 다양한 이력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자신이  지목한 현실적인 트릭에 대한 사건의 실체에 맞서 탐정이 내세우는 그 증명에 대결을 펼치는 과정을 그린다.

 

보통의 탐정과는 확실히 호불호가 가릴 것 같은 캐릭터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 애쓰기보다는 오히려 현실에선 믿을 수없는 다양한 사건의 실체 접근을 통해 기적의 사건이란 것을  반증을 통해  밝힌다는 것 자체가 저자의 상상력을 돋보이게 한다.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사람들의 이론적인 논리를 읽다 보면 사건의 개연 과정과 범인의 실체에 수긍을 하게 되지만 탐정이 내세우는 반증의 근거 또한 허투루 이루어진 가설이 아니란 사실이 이 책을 읽는 동안 흥미진진하게 진행이 되기 때문에 독자들은 모처럼 지적인 재미를 즐길 수가 있다.

 

흔한 사건에서 등장하는 역 밀실 트릭 외에 성서와 과학적인 트릭과 현실적인 상황들이 맞아떨어짐으로 해서 대결을 벌인다는 점, 탐정과 반대된 의견을 내세우는 사람들의 캐릭터 또한 독특하고 연령층도 다양하며 결국엔 이 모든 정황의 뒤에는 탐정의 이견을 무너뜨리려는 사람의 등장과 왜 탐정이 이토록 기적의 증명을 하려는 것인지를 알게 되는 사연까지, 책에 담긴 내용은 총체적인 모든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속도를 내세운다.

 

하지만 기존에 보인 충실한 흐름에 익숙한 독자라면 간혹 이야기의 진행에 혼동을 느낄 수가 있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게 하는 대화들이 있어 이 부분만 넘기고 읽는다면  또 하나의 재미를 준 추리소설을 읽었단 생각을 할 것 같다.

 

일본에서 2015년에 발표됐던 이 작품이  2016년에는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올랐다고 하던데 속편인 [성녀의 독백-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란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이 저자의 작품세계를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참고로 책 제목은 탐정이 말할 때 내세우는 대사란 점, 그가 왜 이런 말을 내세우고 반증을 하는지에 대한 모습을 상상하며 읽는다면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 무라트

하지 무라트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3월

즐겨봤던  드라마 중에 ‘미스터 선샤인’이란  작품이  있다.

암울한 시대였던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강인함과 그 여인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이 책 속의 주인공인 하지 무라트를 생각하면서 드라마 속의 여주인공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톨스토이가 인생 말년에 자신이 보았고 들었고 상상하는 대로 썼다는 이 책의 주인공인 하지 무라트는 실존 인물로서 북캅카스  체첸 일대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용맹을 떨친 아바르인 전사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러시아의 협조를 얻어 샤밀을 물리치고 가족을 무사히 데려오면서 진정한 이슬람 국가의 신성한 체제를 이루길 원한 계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기다림 속에 결국 자신은 사람의 손에 길들여진 매가 같은 동족인 매들로부터 쫓겨난다는 사실처럼 자신 또한 러시아의 손에 죽게 될 운명임을 깨달은 과정이  안타깝게 그려진다.

결국 택할 수밖에 없었던 오직 한 가지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그려지며 탈주  와중에 쫓아오는 러시아군을 상대로 장렬히 싸우다 전사하는 내용을 그린다.

책은 톨스토이가 천착해 온 주장들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스며든다.

한 개인의 삶이  자신이 원하지도 않은 역사라는 굴레에서 어떻게 좌절이 되고 무너지는가를 그리며   하지 무라트란 인물을 통해 그가  속했던  산민들의 삶, 온건하고 평화로운 얼굴, 때론 야만성과 순수성을 동시에 보인 하지 무라트라는 인물을 통해 전제국가의 권위주의와 냉철함의 계산적인 생각들의 오만함을 비교해 보임으로써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선택한 모습이 그려진다.

 

 

 

– ‘타타르 풀’덤불은 세 줄기로 이루어져 있다. 줄기 하나는 잘려나간 팔처럼 뜯겨 남은 곳이 튀어나와있었다. 다른 두 줄기에는 꽃이 피어 있었다.(..) 줄기 하나는 가운데가 부러져 그 끝에 매달린 꽃은 더러워진 채 아래로 축 늘어져 있고, 다른 하나는 흙이 묻어 더러웠지만 여전히 꼿꼿하게 고개를 들고 있었다.(…) 마치 몸의 한 부분이 찢겨나가고, 내장이 터지고, 팔이 잘리고, 눈알이 뽑힌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위의 모든 형체를 짓밟아버린 인간에게 굴하지 않은 듯 여전히 꼿꼿이 서 있었다.-p 9

 

 

 

결코 타협에 불굴하지 않았던 하지 무라트란 전사의 용기와 실천,  그 자체는 책 첫 장에 나오는 엉겅퀴란 풀의 생명의 끈질김과 고귀한 모습과 동일함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희망과 불굴의 의지를 보인다.

전쟁이란 참혹함이 주는 야만과 허위에 찬 야망들, 러시아 황제와 샤말 사이를 오고 가는 줄타기 속에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행동으로 보인 하지 무라트의 삶을 통해 저자가 그려온 정신을 집대성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