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9년 9월 1일

그 여름 그 섬에서

그여름그섬에서그 여름, 그 섬에서
다이애나 마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8월

 

 

 

책의 표지가 무척 신선하고 시원하며 푸르름을 연상시킨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름, 어느 섬에서 간직된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다.

 

저자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취재기자 다이애나 마컴으로 취재차 캘리포니아에 외곽에 정착하고 살아가는  아조레스 이민자들을 만나면서 아조레스에 대해 알아 간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제도는 많지만 아조레스라고 불리는 제도는 대서양 한 복판의 아홉 개의 9개의 화산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역사적인 이동으로 인해 자신의 삶의 터전을 떠나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자신의 고향을 잊지 않고 그리워하며 제10의 아조레스 섬을 간직하며 살아간다.

 

저자는 이 섬을 세 번째에 찾아 들어가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진다.

자신이 살아온 가정환경, 일, 그리고 진정으로 원하는 사랑이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여정 속에는 아조레스 이민자들 특유의 낙천적이고 유쾌하며 그들이 누리는 삶의 방식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원치 않지만 누구나 이민의 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들 아조레스 제도 이민자들 또한 자신의 고국을 떠나오면서 그들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란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사우다지(saudade)를 간직하고 있는데 어느 나라 말이나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고 어떤 해석이나 단어조차도 그 의미의 이상을 표현할 수 없는 것들,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말에도 그런 의미들이 담긴 것들을 이해한다면 쉽게 수긍할 수 있으리라.

 

이렇듯 고국은 떠나왔지만 투우를 좋아하고 기억해야 할 일들에는 모두가 동참하며 기리는 의식들 속에 그들만이 지켜갈 수 있는 전통적인 모습들을 통해 저자는 오히려 그들을 통해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달아 가는 여정이 잔잔하게 흐른다.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생각할 때 우선순위를 무엇에 두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벗어나 자신들만의 고유한 정서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 책을 읽다 보면 문득 그곳으로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인간은 하나의 섬이라고 불릴 수도 있는 존재, 그 섬이란 존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면서 자신의 섬 안에서 더욱 행복한 일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기쁨도 클 것 같다는 생각을 준 책이다.

                                                                                                                                

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전화하지않는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이혼을 앞두고 있는 실제 별거 상태에 들어가 있는 사라는 37살, 곧 마흔을 앞두고 있다.

미국에서 잘 나가는 자선 사업가로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개인적인 삶에서는 이혼녀, 게다가 다른 사람과의 데이트조차도 성공률이 희박한 여인이다.

 

그런 그녀가 한순간에 사랑에 빠진다?

첫사랑과의 결혼과 이혼을 앞둔 시점에 과연 이런 일들이 생길 수 있을까 싶지만 책 속에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부모가 살고 있는 영국으로  잠시 온 그녀는 숲 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영국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런던 외곽 숲에서 목수로 일하며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남자, 그런 그가 그녀와 일주일을 함께 하며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지는데, 그 이후 그들에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제목에서 의미하듯 전화하지 않는 남자 에디 때문에 그와 사랑에 빠진  사라는 그가 약속을 잊어버렸는지, 아니면 혹시 무슨 사고가 생겨서 피치 못하게 전화를 하지 못한 것이지,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지만 연락할 길은 막막하다.

 

사랑에 빠지는 계기도 다양하지만 이들처럼 한순간에 진실한 짝을 만났다는 설정 자체가 로맨스 소설의 전형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이들의 사랑을 위태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사건을 등장시킴으로써 그들의 사랑을 추리라는 형식으로  잠시 빌려 궁금증을 일으킨다.

 

책 속의 내용은 현재 사라가  에디와 연락을 하기 위해 노력을 쏟는 과정과 그 속에서 19년 전에 감춰진 진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자신의 분신처럼 사랑했던 동생의 일이었던 과거의 일들, 사라가 몰랐던 에디의 행동이 실은 에디가  사라의 페북을 통해 어떤 사실을 알고 자신의 사랑을 접어야만 했는지를 이어가는 이 책은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다가오는 사랑 앞에서 진실된 감정을 유지하며 어떻게  역경을 이겨내며 이루어나가는지를 색다르게 표현했다.

 

 

서로가 사랑한다고 확신했던 만큼 사라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언질도 없이 행방을 감춘 에디를 이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라가 보인 행동은 어쩌면 절박한 심정과 함께 서로가 서로에게 미처 털어놓지 못했던 과거의 일들로 인해 오해와 진실이 감춰진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부분이 조마조마했다.

 

동생과 에디를 사랑하는 사라, 그런 사라를 생각하는 에디, 그들에게 행복한 사랑의 결실은 이루어질 것인지, 가슴이 아파오면서도 뭉클했던 로맨스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