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 딸에게 보내는 시
나태주 지음 / 홍성사 / 2020년 1월
긴 문장이 아닌 압축된 언어로 모든 감정과 느낌을 표현해내는 시-
그 가운데 많은 시인 분들이 계시지만 언제 읽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나 자신의 마음속을 정화시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시인님의 작품을 읽었다.
나태주 님의 시는 언제, 어느 장소에 읽어도 여전히 마음이 따뜻하다.
여러 시의 구절들도 좋지만 이번에 접한 이 시집은 딸에게 보내는 시라는 작품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은 여러 영겁의 시간을 지나야 만 만날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시인이 바라보고 생각하는 딸에 대한 생각들, 아들에 대한 생각이 고스란히 시에 담겨 있다.
1부의 어제, 2부의 오늘, 3부의 그리고 내일이란 주제 하에 담긴 시들은 어느 것 하나 소중히 쓰담 쓰담하지 않을 수가 없는 시들이다.
어디에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지극히 바라보고 커가는 모습을 담고 있는 부모의 심정이 고스란히 비친 시를 읽고 있노라면 내리사랑의 의미와 부모님들의 자식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부모 마음
부모, 마음이 다 그래
다른 사람 아이 아니고
내 아이기 때문에
안 그래야지 생각하면서도
생각과는 다르게 속이 상하고
말이 빠르게 나가고
끝내는 욱하는 마음
아이를 몰아세우고
아이를 나무라고
나중에 아이가 잠든 걸 보면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되는 마음
새근새근 곱게 잠든 모습 보면
더욱 측은한 마음
사람은 언제부터 그렇게
후회하는 마음으로 살았던가
측은한 마음으로 버텼던가
부모 마음이 다 그래
그래서 부모가 부모인 것이고
자식이 자식인 게지
그게 또 어길 수 없는
소중한 사랑이고
고귀한 약속이고 그런 거야
힘든 일의 뒤안길에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과 인생 선배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더욱 다정다감함이 느껴진다.
모든 일에 대한 감사함을 드러낸 구절,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해주는 글들은 저자 연필 시화 수록과 함께 진한 차 향기가 우러난다.
머리말에서 시인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너희들도 가슴속에 꿈꾸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을 품어보기 바란다. 다시금 너의 딸들을 사랑하기 바란다. 그러면 조금씩 견뎌지고 이겨내지고 끝내 꽃을 피워 내는 날이 있기도 할 것이다.”라는 구절이 너무도 공감되는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