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20년 2월월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창업가이드표지;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 작은 가게를 기획합니다
김란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1월

직장인들이라면, 굳이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생각하는 창업-

 

쳇바퀴처럼 위. 아랫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오로지 나가 주체가 되어 결정하고 즐기면서 생활할 수 있다면 직장을 그만두고라도 선뜻 나서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 창업이 말이 창업이지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창업 중에서도 공간 창업이란 것에 주목해서 창업에 관한 여러 가지 경험과 기억, 그리고 실제 이런 창업을 하고 있는 분들이 이야기가 실려 있는 책이다.

 

사람들의 다양성 추구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시대가 되다 보니 막상 나가 생각했던 창업이 시대의 흐름에 맞는지, 그렇다면 진정으로 나가 원하는 콘셉으로 방향을 맞춰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들과 처음 준비를 하려는 분들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회상일에 치여서 자신만의 창업을 꿈꾼다면 무턱대고 퇴사하기보다는 먼저 철저한 조사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사란 말이 주는 낭만적인 꿈과 편리함만 추구하다가는 창업도 하기 전에 이미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자리가 차지하기 때문에 저자는 우선 급한 것이 공간에 대한 홍보 활동이라고 말한다.

 

요즘은 SNS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이를 충분한 타깃으로 여기고 좀 더 세심하게 업체를 통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홍보로 이어질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특히 직장인 A 씨의 경우를 통해 창업 여정을 살펴보는데 그저 창업이란 것에만 꿈을 꾼 채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없었던 대표주자로서의 고민을  사례로 꼽아가며 보여준다.

 

회사와 자영업이란 두 길에는 장.단점이 분명 있다.

이런 장 .단점을 잘 생각해 진정으로 자신이 자영업을 꿈꾸고 있다면 입지 조사부터 시작해 창업에 필요한 인테리어, 영업신고, 그 밖에 손님이 들어오게 만드는 노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가게 문을 여는 순간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의 자영업자로서 느끼는 세세한 면들을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창업1

 

그래서 저자는 “자영업은 힘들고, 공간 창업은 더 힘드니, 말리고 싶다”라고 이 책을 시작하지만 만일 창업을 생각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자세한 충고를 들려주고 있다.

 

실제 이런 창업에 성공한 분들의 사례도 보여주고 있는데, 그림 가게인 강릉 뮤지엄 홀리데이, 여행자들의 아지트인 강릉 희나리, 동해 묵호 사진관, 서울 도시 서점, 서울 부쿠 서점, 속초의 고구마 쌀롱과 동아서점, 제주 북살롱 이마고, 춘천의 춘천 일기까지, 더러는 이름이 익숙한 곳도 보인다.

 

 

창업2

 

저자는 에필로그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국 공간 창업의 준비물은 하나밖에 없다고.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이다. ‘

이런 의지를 갖고 창업을 한다면 어떤 어려운 일이 생기더라도 그 고비는 넘길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지금도 막연히 언젠가는 나만의 공간인 창업을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살인자의 사랑법

살인자사랑법살인자의 사랑법 스토리콜렉터 81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2월

첫 장면부터 시각적, 청각적인 모든 처리를 집중하게 만드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살인자의 마음과 행동을 통해 미지의 여인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묘사는 점점 진화하는 살인의 수법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한다.

 

FBI에서 자문으로 일하는  범죄심리학자 조이 벤틀리와 FBI 요원 테이텀 그레이의 콤비로 이루어지는 사건의 해결을 다룬 이 책은 살인자의 내면을 그리면서 동시에 조이의 개인적인 어린 시절의 후유증을 함께 보인다.

 

시카고에서 연이어 발견되는 여인의 시체들, 특이하게도 방부 처리된 채 각기 다른 모습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손을 얼굴에 묻고 울고 있는 듯한 모습을 비롯해 다리에서 물을 바라보는 듯한 형상을 취한 시체…

사건의 발생 시점도 점차 빨라지고 이 사건에 대한 도움을 주고자 파견된 두 사람은 이 사건의 범인의 행동 파악을 이해하기 위해 프로파일러의 직업적 특성을 발휘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특정 직업여성들, 평범한 대학생 등 구분 없이 타깃을 삼은 범인은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 아래 한 두 명씩 죽은 모습으로 발견이 되고 만들고  이는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시점까지 이어진다.

 

여기엔 14살에 겪었던 조이의 악몽 같았던 과거 일들이 겹치면서 범인을 쫓기 위해 애를 쓰는 조이와 자신에게 갈색 봉투를 보내는 미지의 인물, 하지만 누군지 알고 있는 조이의 행방을 쫓는 인물까지 겹치면서 사건은 점차 커다란 폭풍 앞에 다가선다.

 

책의 내용은 스릴로써 갖춰야 할 모든 것들을 제대로 갖춘 책이다.

한발 나아간 듯했던 범인의 정황이 다시 오리무중으로 빠지게 되는 과정과 함께 조이가 생각하고  있었던 범인의 실체는 반전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서늘함이 그려진 책이다.

 

그릇된 사랑의 실체에 대한 망상,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곁에 두고두고 보고자 했던 범인의 행동은 방부제란 것을 이용함으로써 더욱 악랄하게 이어지는 패턴들의 연속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어린 시절부터 프로파일러로서의 자격을 갖춘 듯 보인 조이의 말을 어른들이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고향에서의 살인 사건 범인을 잡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온전한 가정을 가져보지 못했던 범인의 허상과 판타지에 속수무책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완급조절의 맛과 두 콤비의 불협화음 속에 이루어지는 동료애가 다음  이야기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된 책이다.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인문학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 경제학은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박정호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2월

경제학과는 친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히 책과도 가깝지가 않다.

하지만 요즘은 굳이 분야를 구분하지 않는 학문의 세계가 주 흐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제학과 인문이란 분야를 접할 수가 있는 책들이 많아졌다.

 

이 책의 저자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경제 강의’로 유명한 저자 박정호 박사다.

일상에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부분들을 경제와 인문이란 학문으로 접목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생각 외로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책의 내용들은 역사, 문학, 예술, 심리, 문화, 과학, 정치, 사회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펼쳐 보이며 경제학적인 면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인간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은 화폐의 등장이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변모시켰는지부터 역사에 관한 관점을 경제학적인 면으로 풀어서 본 부분들은 상식 외에 지식을 한층 쌓는 느낌을 준다.

 

일례로 고대 국가의 순장제도를 고고학적인 면에서 생각되던 지식들이 경제학적인 면에서 살펴보면 왕이 자신의 약한 신변보호를 위해 생각해낸 시스템이란 글엔 새롭게 다가설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 외에도 로마제국이 고국의 병사들을 전쟁에서 잃은 포로란 신세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돌아오게 한 점은 두고두고 그들의 사기와 충성심을 더욱 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처럼 책 속에는 고대부터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인 사실들을 다시 경제적인 면에서 들여다봄으로써 어렵다고만 느껴졌던 경제학의 세계를 친밀감 있게 다가서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두 분야의 컬래버레이션처럼 다뤄진 내용이라면 경제에 문외한이거나 인문학이 주는 딱딱함에서 벗어나 좀 더 두 학문을 가까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일곱 개의 회의

일곱개의회의 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회사는 어디나 똑같아.˝
핫카쿠가 단언했다. ˝기대하면 배신당하지. 대신 기대하지 않으면 배신당하는 일도 없어. 나는 그걸 깨달은 거야. 그랬더니 희한한 일이 일어나더군. 그때까지는 그저 힘들고 괴롭기만 했던 회사가 아주 편안한 곳으로 보이더라고, 출세하려 하고 회사나 상사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하니까 괴로운 거지. 월급쟁이의 삶은 한 가지가 아니야. 여러 가지 삶의 방식이 있는 게 좋지. 나는 만년 계장에 출셋길이 막힌 월급쟁이야. 하지만 나는 자유롭게 살아왔어. 출세라는 인센티브를 외면해버리면 이렇게 편안한 장사도 없지.˝ -p47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다.

 

학창시절과는 또 다른 인간관계는 회사차원의 이익과 개인적인 삶과 함께 공생을 도모하는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뭣보다 이  두 가지의 모든 것을 충족시키면서 생활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로 이미 독자들에게 샐러리맨의 생활을 그린 이야기로 인상을 남긴 저자의 신작이다.

 

책 제목인 ‘일곱 개의 회의’가 우리나라에선 「내부 고발자들 : 월급쟁이의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일본에서는 이미 신드롬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끄는 작가의 이 작품은 한자와 나오키처럼 회사의 생활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기업 소닉의 자회사이자 중견기업인 도쿄겐덴에서 벌어진 미스터리를 각기 다른 위치에 선 주인공들의 시점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눈길을 끈다.

 

주택설비와 용품, 대표적인 생활 의자와 항공기, 열차의 의자를 납품하고 있는 이 기업의 첫 장면은 깐깐한 회의 장면부터 시작된다.

 

상사가 어떤 인성과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그 밑의 직원들의 행동양식도 변하게 마련이지만 까다로운 상사를 만난다면 일에 있어서 할당량 채우기와 영업 전선에서의 성취율에 대한 압박감은 크게 다가온다.

 

영업 1부의 과장 사카도와 영업 2부의 하라시마 과장의 상반된 실적을 두고 공개된 자리에서 면박을 당하는 장면도 그렇고 이에 쩔쩔매는 부하된 입장의 히라시마가 당하는 고통은 실감 있게 그려진다.

 

어느날 핫카쿠라 불리는 만년 계장 야스미가 사카도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고발을 하게 되고 이후 사카도는 인사부로 대기 발령을 받으며 영업 1부의 과장은 하라시마로 바뀐다.

 

그런데 문제는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대한 처신 결과가 너무 심하다는 것, 이후 히라시마 과장은 영업 1부로 옮기면서 사카도가 했던 하청업체까지 바꾸게 되는데…

 

책의 구성은 회사 내의 각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자라 온 환경과 회사 내에서 발생한 미스터리가 연계되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서로 다양한 위치에선 사람들은 나중에 서로 연관이 되면서 흐름을 이어가기에 이들이 행보와 대사들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회사에서  각자가 지닌 업무와 그의 상사들, 내부고발이란 주제를 다룬 이 책은 하나의 작은 부품이 어떻게 커다란 회오리로 되돌아오는지, 이를 리콜해야만 할 것인지, 묵인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충돌을 그린다.

 

어떻게 보면 회사도 하나의 장사를 하는 곳이다.

장사의 기본 마인드를 어떻게 갖고 하느냐에 따라 고객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지게 마련, 그런 의미에서 회사 안에 나란 존재감은 과연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인지, 새겨볼 만하다.

 

 

일곱개대사

 

원가를 절감하여 회사의 이익을 증대하려는 사측의 입장, 그런 입장에서 세일즈맨으로서 겪은 애환들이 내부고발이란 큰 문제에 부딪혔을 때의 옳은 결단은 어떤 방향으로 키를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던진다.

 
소설 속처럼 다뤄지는 회사  존속에 따라 자신의 설 자리도 결정된다는 절실함,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가 십분 공감할 부분들이 많은 대사들, 가장이자 부모의 자식이란 위치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은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은 준 책이다.

 

 

 

 

호랑낭자 뎐

호랑낭자전호랑낭자 뎐
이재인 지음 / 연담L / 2020년 1월

 

 

 

CJ ENM과 카카오페이지가 주최하는 ‘제2회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CSI를 표방한 작품답게 시종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제사를 주관하는 귀비의 아들로 왕과 자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반쪽이 왕자 무영과 사령을 보는 해랑이라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여기에 좌포청 종사관 최주혁과 우포청 종사관 강수환까지 합세해 미스터리한 사건 해결에 나서게 된다.

 

무영은 이복형인 왕의 부름을 받고 왕이 지시한 사건에 뛰어들게 되는데 여름 장마가 시작된 지 얼마 후 광통교에서 여인이 시신이 떠오르게 되고 이는 인근 동네에서 실종이 된 여인과 동일 인물임이 밝혀진다.

 

이후 계속되는  사건의 실마를 풀기 위해 활약하는 주인공들은 과연 죽은 사람의 한과 죽인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적재적소의 모든 재미를 고루 느낄 수 있는 소재들이 가득한 책이다.

판타지, 로맨스, 미스터리까지 버무린 이 작품은 사령을 볼 줄 아는 두 인물, 무영과 해랑의 활약과 둘 사이에 모락모락 피어날 듯 말 듯 하는 로맨스의 흐름, 여기에 죽은 시체를 둘러싼 추리까지 들어있다.

 

여기에 ‘사람이 아닌 것’이 등장하는데, 바로 민도식을 비롯한 응족, 그리고 호족이다. 민도식의 응족은 매, 호족은 호랑이가 본연의 모습이다.

이렇듯 판타지성이 가미된 작품 속에 펼쳐지는 범인 추적 과정은 한국형 판타지 추리 소설로써 제대로 그려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죽은 귀신을 통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가는 방식도 신선했고 응족과 호족이란 것을 내세워 인간과의 관계를 통해 새롭게 시도해가는 이야기 설정이 인상적이었다.

 

읽으면서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재밌을 것 같은 생각 든 작품, 지루함을 모르고 읽은 책이다.

 

 

사이언스?

사이언스

사이언스? – 히가시노 게이고 에세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원체 다양한 추리의 세계를 그려온 작가라서 그런지 몇몇 에세이를 접했던 독자라면  이번의 신작 또한 반갑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인 게이고의 이력은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추리 작가로의 전업을 한 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책에서 다룬 이야기들은 신변잡기에서부터 과학의 분야를 다룬 것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다.

 

이 책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2년 반 동안 잡지 「다이아몬드 LOOP」와 「책의 여행자」에 연재했던 짧은 글들을  모아서 펴낸 에세이집이라고 한다.

총 28편의 과학 이야기를 다룬 내용에는 그만이 지닌 특색을 드러낸 글들로 가득하다.

 

소설에도 그렸던 저자 자신이 좋아하는 스키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어 소설을 생각하며 읽을 수 있고 사회 다방면에 걸쳐 우리의 주위에 드리운 어두운 면과 걱정하는 마음으로 쓴, 그러면서 경고성의 글들을 읽노라면 추리를 토대로 작품의 세계를 그려낸 저자만이 아닌 다른 면모를 알아볼 수 있다.

 

일례로 원자력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국민들에게 숨기는 국가의 정치, 전력회사도 포함되어 있고 추리 소설에서도 등장하는 DNA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우리들 이야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특히 저출산에 대한 이야기는 시대에 따른  연령에 대한 인식의 변화 요구,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본 출산의 문제와 여성 사회진출에 대한 문제점들은 비단 일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우리들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그런가 하면 과학의 발전과 인간관계를 다룬 내용 중에 자동차와 인간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진보된 발전의 과학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런 편리함의 발전이 오히려 인간들에게 있어 점차 퇴화되는 과정을 보이는 면도 있지 않나 하는 염두는 인간들 관계의 파괴마저 염려한 저자의 글이라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안경사였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이자 인생의 스승으로서 보인 아버지에 대한 점들을 그려서 제목이 사이언스? 물음표 제시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 책이다.

 

추리면 추리, 에세이면 에세이, 잔잔한 동화 같은 이야기도 들려주는 작가의 작품세계는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면모를 알아가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색다른 에세이에 만족할 것 같다.

                                                                                                                                

벤허

벤허

벤허 (완역판) – 그리스도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10
루 월리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8월

 

 

 

작년 크리스마스에 벤허를 다시 방송에서 만났다.

 

어릴 적의 벤허 주인공 찰스 헤스톤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모처럼 안방에서 마주한 그의 모습에 반가움과 함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듯한 감상에 젖을 듯싶다.

 

원작이 주는 느낌과 영상에서 주는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원작에서 표현되는 묘사가 영상에서의 시간적 제약이라는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뭣보다 원작만의 고유한 감성이 주는 것에는 여전히 그 매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소설의 배경은 기원 전후의 로마 식민지였던 유대 상황을 기본으로 그 안에서 주인공인 벤허의 가정을 보여준다.

유대 상류층이었던 후르 가문의 아들 벤허와 로마인이자 로마 제국의 군인인 친구 메살라의 우정을 그리면서 진행된다.

 

영원할 것 같았던 둘 사이는 메살라의 배신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몰락한 가문의 파탄을 뒤로하고 갤리선 노예로 전락한 벤허, 그곳에서 힘든 노예생활을 하던 중 그를 눈여겨보던 갤리선 사령관 아리우스를 구하게 되면서 자유인의 신분으로 되는 과정이 영상에서 주는 재미 못지않게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 에스더와의 해후는 결혼으로 이어지고 가장 압권인 메살라와 전차 경주를 하는 장면은 영화와 오버랩되면서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유대인이면서 한때는 로마 제국에 충실했던 벤허가 사랑하는 여인 에스더를 통해 유대인의 왕 나사렛 사람을 믿게 되고 이어서 지하교회를 지원하게 되는 과정은 그 이후 한 사람의 인생 변화가 어떻게 흐르는지를 충실히 보인다.

 

책은 기독교를 배경으로 주인공 벤허의 삶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이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부분들이 성경의 한 부분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 저자는 배경이 되는 곳을 방문하지 않고도 자료에 의해 상상력과 충실한 자세로 당시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렸다고 알려졌다고 한다.

 

처음엔 친구의 배신으로 인한 증오와 복수에 불탔던 벤허가 이후 용서와 화해를 하기까지의 과정이 종교를 믿음으로써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그린 작품이라 한 인간의 삶을 통한 종교적인 분위기가 짙은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여전히 가슴 뛰게 했던 전차 경주의 영상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을 정도로 훌륭하며 지금까지도 왜 벤허란 영화가 고전 중의 고전인 영화로 자리를 잡았는지를 깨닫게 해 준 원작, 완역이란 방대한 두께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재미가 큰 책이다.

 

 

 

물이 깊은 바다

물이깊은바다

물이 깊은 바다
파비오 제노베시 지음, 최정윤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어린 파비오에겐 남들과 다른 가족들이 있다.

할아버지만 열 명, 그것도 모두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런 집안에서의 저주가 있으니 바로 마흔 살이 될 때까지 결혼을 하지 못하면 할아버지들처럼 이상한 사람들로 변해버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비오에겐 이런 점들이 아직까지는 불편하지 않다.

열 명의 할아버지들이 하루씩 번갈아가며 자신과 함께 낚시나 다른 기타 놀이를 함께 해주고 살아가는 분위기는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점으로는 이상하지 않은 것도 당연할 것일 것이다.

 

그런 파비오가  자신들의 가족 형성이 다른 가족들과 좀 유별나다는 것을 느끼게 된 계기가 학교 입학을 하게 되면서부터다.

 

할아버지 한 명 중 한 사람이 교실에 들어와 닭장에 대한 교육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교실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고, 이를 필두로 파비오가 느끼게 되는 감정은 점차 어린 소년의 앞 날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궁금하게 만든다.

 

결정적인 사건은 아버지의 사고가 일어나고부터 가정의 형편이 어렵다는 사실, 할머니와 엄마가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느낀 파비오가 자신도 돈을 벌기 위해 행동에 나서면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나쁜 행동인 줄 알면서도 실행한 안타까운 성장기도 담겨 있다.

 

책은 파비오란 소년의 성장기 소설로써 저자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데, 타인들이 볼 때는 이상하지만 결코 그들의 가정이 타 가정과는 다를 뿐 이상하지 않다는 점을 유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감정으로  일으키게 한다.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10살 넘도록 산타할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믿는 아이, 그런 순수함을 바라보고 지켜보는 엄마의 따뜻함,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아들을  바다에 빠뜨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처음은 두려움이 있기 마련, 파비오 또한 바다에 뛰어든 순간은 두려움이란 감정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둥둥 바다에 자신의 몸을 내맡긴 채 앞으로 더 나아가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책이다.

 

이탈리아 특유의 가족적인 분위기, 삶에 대한 여유와  가족 간의 소중함을 느끼며 읽어 볼 수 있는 책, 훈훈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사라지지 않는 여름 1.2

사지여2사라지지 않는 여름1. 2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세상에서 받아들이는 사랑, 즉 남녀 간의 사랑에는 이견이 없지만 좀 다른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여전히 불편한 시각, 생각들이 존재한다.

 

물론 고대 로마 사회에서는 이러한 사랑의 행태들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있기도 했지만 현대에서의 사랑은 이런 범위를 인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댄스 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캐머런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원작 소설인 이 책은 동성애를 다룬 성장소설이다.

 
그해 열두 살이었던 주인공 캐머런은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던 그 시각에 경쟁자이자 절친이요, 단짝인 아이린과 함께 있었다.

단지 호기심이었을까? 아니면 이미 자신도 모르는 성적의 상대가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 이미 끌리고 있었던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이후 부모 대신 후견인 자격으로 이모와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시작된다.

 

부모가 돌아갔음에도 슬픔보다는 아이린과의 키스가 들킬 염려가 더 이상 없고 부모에게도 다시는 알려지지 않는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캐머런, 그런 캐머런이 아이린 이외에 그녀의 인생에 커다란 인상을 남기는 이성애자 콜리를 만나면서 그녀 안에 잠재된 다른 감정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흔히 퀴어 문학, 퀴어 영화라고 소개하는 부류들의 작품들이 인간이 지니는 성적 취향의 본성인지, 아니면 후천적인 영향으로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만 한적한 마을에 서로가 알고 지내는 곳, 하느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조그만 마을에서 캐머런이란 소녀가 자신이 지닌 성적 취향을 드러내기란 쉽지가 않았을 것이다.

 

콜리의 고민과 캐머런에 대한 감정은 결구 이 모든 것을 고백한 일로 인해 가족들이 알게 되고 루스 이모의 결정에 따라 결국 ‘하나님의 약속 기독 사도 프로그램’으로 데려가기로 결정하는 1권의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사랑의 솔직한 감정에 자신이 미처 느껴보지 못했던 그 이상의 모든 것을 알아가는 캐머런의 이러한 환경은 기독교적인 분위기에 더 이상 자신이 설 곳이 없음을 보인다.

 

고등학교의 생활까지 그린  이 책의 전반 부격인 내용들은 현재의 흐름에 비춰볼 때 캐머런의 향후 행동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어 2권에서는 주인공 캠이 이모의 결심과 행동에 따라 치료 학교로 보내지는 상황, 즉 이모와 할머니와의 이별부터 시작이 된다.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어른들의 판단, 특히 믿는 종교의 교리에 따라 조카의 그릇된 성적 취향을 고치고 새롭게 다시 출발시키려는 이모의 결정은 이모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당연한 결과물이었을 것이다.

 

다만 캠이 지니고 있던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좀 더 다각적인 방법으로 모색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게 한다.

 

자신과 같은 친구들이 모여있는 곳, 그곳에는 자신의 물건을 소유하지 못한 채 개인적인 공간에서도 감시자의 눈길을 받아야 하는, 특히 릭 목사와 리디아와의 면담을 통해 자신들이 정상인이 아니란 사실만 확인할 뿐, 그들이 지닌 성적 취향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 보려는 의도는 보이질 않는 답답함만 남는 곳이다.

 

부모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연을 지닌 친구들과의 대화와 그런 위기 속에서도 대담하게 대마초를 재배하고 피우는 행동들은 종교적 치유 프로그램인 ‘동성 매력 장애’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만 확인해 줄 뿐이다.

 

영화 제목이 왜 이렇게 지어졌는지에 대한 이해를 훨씬 가깝게 느껴지게 하는 2편의 내용들은 처음부터 동성애를 바라보는 보통의 시선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내세워 소수자로서 겪는, 특히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을 비교해 보임으로써 많은 생각을 던지게 한 책이다.

 

한 사건을 통해 탈출을 감행하는 캠과 그녀의 친구들이 앞으로 어떤 삶의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궁금증도 불러일으키는 책, 사회의 주류에 속한 사람들이 아닌 소수자로서의 삶을 그린 이 책을 통해 전반적인 그들의 여러 생각들을 함께 엿볼 수 있었던 책이다.

 

영화에서는 캠의 심리 변화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게 하는 책, 기회가 된다면 원작과 비교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늑대의 왕

늑대의왕

늑대의 왕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 지음, 송섬별 옮김 / 세종서적 / 2019년 12월

 

역사소설이란 것이 실제 역사 속에서 살아간 인물들을 통해 그 당시의 사건이나 상황들을 묘사할 때가 있지만 가상의 인물을 그 시대 속에 녹여냄으로써 보다 강한 이야기를 주도하며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경우가 있다.

 

북유럽, 복지국가의 한 나라로써 알려진 스웨덴의 역사 속으로 독자들은 잠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때는 1793년 가을이 첫 등장한다.

 

이름 모를 신체 훼손이 심하게 드러난 한 시체가 호수에서 발견이 되고 이는 곧 방범대원인 카르델이 시체를 끌어오면서 시작된다.

너무도 참혹한 모습의 표현을 읽는 내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서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글이 진행은 차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하게 다가온다.

 

이 사건은 곧  법을 전공한 폐결핵 환자이자 인데베토우 청에 비 소속된 세실 빙에라는 이름을 가진 이와 함께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나간다.

 

이야기는 1793년의 4계절을 통해 각각의 등장인물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를 이끈다.

첫가을에 세실 빙에의 가정사와 전쟁의 후유증으로 왼팔을 잃고 의수를 끼고 다니는 방범대원 카르델의 만남과 사건이 초기에 맞춰졌다면 2부인 여름은 난도질당한 시체를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사연이 진행된다.

 

3부에 이르러서는 봄이란 계절이 오면서 한 여인의 기구한 인생 이야기가 서스펙터클하게 이어진다.

이렇듯 각각의 개인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좀체 이들이 시체와 어떤 연관관계가 이어지는지를 독자들은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책의 시대적 배경은 스웨덴의 역사상 전제군주로 군림하던 구스타브 3세의 암살을 배경을 토대로 극빈부들의 처참한 생활상들, 거리게 술 취한 사람들이나 시체들이 썩어나가고 쥐들이나 다른 매개체들이 모여들면서 더러운 모든 도시의 모습들을 등장한다.

여기에 한 여성이 억울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인생의 여정 이야기는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없이 시체를 난도할 수밖에 없었던 한 사내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면 절정에 달한다.

 

 

철학적이나 심리학적인 면에서 다루어지는 인간들의 본성은 정말 악과 선이 공존해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선이 악을 이기지 못한 채 위의 이야기처럼 이루어지는 것인가? 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던져주는 이야기는 표현력에 있어 너무나도  섬세한 나머지 움찔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어 읽기가 좀 힘든 점도 있다.

 

이는  ‘사형집행인의 딸’이란 작품을 떠오르게 하는 당시 중세의 다양한 생활상의 모습 속에 각자가 지닌 인생의 길은 인간이 인간을 어떻게 함부로 대하는지, 그러한 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함께 죽은 시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당시 시대적인 풍경이나 귀족들의 난잡한 생활들, 권력의 암투에 희생되거나 권력을 잡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저자의 풍성한 볼거리와 이야기 흡입력은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끝까지 사건의 해결의 너머 그 무언가를 향해 이성적으로 진실에 접근해 가는 세실 빙에와 카르델의 조합은 시리즈를 표방한 만큼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