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전2권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ㅣ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서평가 ‘로쟈’로 알려진 이현우가 쓴 한국 문학을 주제로 진행한 강의를 묶어 낸 책이다.
한국의 남성 작가, 여성작가로 구분해 나온 책의 목차들을 훑어보니 1960년부터 2000년대까지 고루 나뉘어 당 시대를 대표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한 내용이 담겨 있다.
우선 남성들의 작가들은 최인훈의 ‘광장’, 이병주의 ‘관부연락선’, 김승옥의 ‘무진기행’,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공’, 이인성의 ‘낯선 시간 속으’로, 이승우의 ‘생의 이면’으로 분류되어 있다.
근대를 넘어오면서 역사 속의 각기 다른 형태들의 작품을 통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들 속에는 그 시대를 살아왔던 분들에겐 추억이,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들에겐 지난 시절의 역사의 한 현장일 수도 있고 근대화 과정 속에서 허물어져 간 사람들의 관계 또는 지적 교양에 목말라하던 이들의 해갈을 조금을 씻겨 주었던 작품들까지 고루 담겨 있다.
책 속에 담긴 저자들의 작품들 중 읽어본 것도 있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놓친 작품들도 들어있어 저자가 쓴 내용들을 함께 보완해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단 생각이 들었다.
또 여성의 작가들이 쓴 작품을 다룬 책은 남성 작가의 작품보다는 많이 읽은 작품들이 눈에 띄어 반갑기도 하고 남성인 저자가 본 여성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글은 어떤지도 궁금했다.
강신재, 박경리, 전혜린, 박완서, 오정희, 강석경, 공지영, 은희경, 신경숙, 황정은에 이르는 각 시대의 느낌을 대표하는 작품들은 남성 작가들 못지않은 구성을 이뤘다는 생각이 든다.
남성의 굵직한 표현이 있는 작품들이 있다면 여성 작가들의 경우엔 보다 섬세하고 내밀한 감정의 표현들, 가족 관계나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 특히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란 작품을 통한 비평은 보통의 읽기 좋아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문학 작품을 읽고 작가가 그려보고자 하는 방향성은 나와는 어떻게 다른지를 느끼게 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한 문장마다 각인이 되는 글들이 많아 마치 실제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 점이 기억에 남는다.
*** 쿤데라도 이야기했듯, 소설의 미덕은 인새의 본질에 대해, 실존의 비밀에 대해 뭔가 더 알게 해주는 것이다. 이 작품이 무엇을 더 알게 해 주는가. 이미 아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해 줄지는 몰라도 더 알게 해주는 것은 없어 보인다. 엄마가 이런 존재라는 것은 이 소설을 읽기 전에도 다들 알고 있다. 그저 이 소설을 통해서 한 번 더 확인할 뿐이다. 작가가 초점을 두고 이야기하는 엄마의 비밀이라는 것도 싱겁다. 쿤데라에 따르면 이런 소설은 부도덕하다. – p 261
모든 것이 그렇듯 비평이 있음으로 해서 보다 더 발전된 문학으로의 길을 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남성 작가뿐만이 아니라 여성작가에 대한 넓은 시야의 글을 통해 미처 접해보지 못한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과 함께 읽은 책을 그 나름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준 책이었다.
아직 한국 문학에 대해 생소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보다 폭넓은 작품의 세계를 만나 볼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