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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을 가을 앨리 스미스 사계절 4부작
앨리 스미스 지음, 김재성 옮김 / 민음사 / 2019년 3월

유럽연합이 탄생한 뒤에 겪는 지금의 고통들은 멀리 떨어진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심각하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기사를 보면서 영국 국민들의 저마다 다른 의견들, 대영제국이란 이미지의 명성은 예전에 비해 훨씬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이름만 들어도 각인이 되는 이미지는 강하게 다가오는데 바로 이 시점에서 브렉시트라는 걸림돌을 겪고 있는 영국의 상황을 그린 소설, 특히 저자가 자국의 시대를 그린 이 책을 통해 다시 느껴본다.

 

주인공인 대니얼 할아버지는 101세로 지금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첫 도입부인 바닷가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교한 것은 마치 난민들의 위태위태한 모습과도 연상이 되는데 이 소설의 두 주인공 중 또 다른 한 사람인 엘리자베스와의 우정을 이어나간다.

 

 

첫 책 소개를 접했을 때는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이란 말에 하긴 서양에서는 나이에 구분 없이 우정이나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미루어 상상컨대 ‘우정’ 그 자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 읽어 나가는 동안엔 글쎄 뭐랄까?  우정이라고 하기엔 마치 뭔가가 부족한 느낌 내지는 우정이란 말 자체보다는 존경이나 인간에 대한 사랑(?) 정도로 이해를 하면서 읽게 됐다.

 

그들의 만남은 엘리자베스의 숙제 때문이었다.

이웃에 있는 사람과의 인터뷰 숙제 때문이었는데 엘리자베스의  엄마는 호모라고 알려진 동성애자 대니얼과의 만남을 싫어한다.

 

하지만 이후 그들의 만남은 기타 손녀와 할아버지처럼 산책을 통해서 교감을 나누게 되고 엘리자베스는 그의 영향으로 인해 미술사를 전공하면서 직업까지 그 계통으로 갖게 된다.

 

사실 이 책에서 드러나는 두 사람 간의 대화라는 것을 통해 어린 엘리자베스가 바라보는 세상의 인식과 흐름들, 현재와 과거를 오고 가는 순서의 흐름들을 통해 영국이 당면하고 있는 이민자들에 대한 인식과 철조망 설치, 곧 직업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인 엘리자베스의 모습들은 저자가 그리고자 한 현 세태의 흐름을 보인다.

 

 

 

 

브렉시트, 노화와 상실, 소수자로 대표되는 대니얼과 그를 비난했지만 결국 엄마조차도 같은 사랑을 나누게 되는 모습들을 통해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들은 한 부분에만 머물러 있지 않은 점차 변화해가는 쓸쓸한 ‘가을’의 분위기를 풍긴다.

 

책에는 대화체의 따옴표도 없고 영국 내각을 붕괴시킨 크리스틴 킬러에 대한 이야기나  한 여류 화가에 대한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라서 새삼 그녀들에 대한 생애를 찾아보게 한다.

 

이 중에서 지금이야 여성들의 활발한 활동이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1960년대를 살아갔던 여류화가 폴린 보티의 이야기는 그녀의 재능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생애를 통해 창작활동에 대한 제지가 많았음을, 엘리자베스가 그녀의 삶을 추적하고 연구하는 과정을 드러내는 부분에선 예술가로서의 비운 한 삶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단어의 유희 또한 맛깔스럽게 표현했을 부분들이 제대로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아쉬움을 주었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의미처럼 가을의 느낌, 특히 예술과 사랑, 노화의 순간들과 상실감, 문학, 여성의 활동들, 엘리자베스가 느꼈을 감정들을 충실히 녹여냄으로써 대니얼과 나누었던 순간순간들은 독자들 가슴에 살며시 스며들게 했다는 느낌이 든 작품이다.

 

가을1

 

 

 

본격 한중일 세계사 5

본격한중일세계사ㅣ  본격 한중일 세계사 5 – 열도의 게임 본격 한중일 세계사 5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한중일의 관계는 기나긴 역사 속에서 지금도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의 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를 제외한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돌아본다는 취지는 지금까지 역사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시대를 관통하고 그들 나름대로 역경을 견뎌냈는지를 알아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전 편에 중국의 혼란했던 태평천국의 난은  중국의 주요 정치가들의 죽음을 맞으면서 끝나 버리고 다른 쪽인 일본의 내부 사정들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는 또 다른 역사의 재미를 준다.

 

일본의 내부에서 벌어진 권력의 다툼과 서양세력들과의 견제, 그 가운데 일본이 취한 국제정세에 맞는 자신들만의 정치견제력은 지금의 일본으로 나아가게 한 기초가 되었던 씨앗의 뿌리처럼 여겨진다.

 

한중일1

한중일2

 

익히 들어왔던 막부, 천황, 쇼군이란 명칭 아래 그들이 정국을 타개하고 수습하기 위한 조치들을 이해하기 쉽게 그려놓은 그림들은 만화가 지닌 장점을 십분 발휘해 그린 저자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특히 일찍부터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였던 일본이었던 만큼 이 시기에 등장하는 서구세력과의 접촉 초기의 실정은 지방 번의 자체적인 무기 구입부터 시작되는 부분이라 메이지 유신 전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부분을 쉽게 접할 수가 있다는 장점이 돋보인다.

 

위기 속의 동아시아의 정세를 그린 이 책 다음의 이야기에선 우리나라의 등장이 나타날지, 그렇다면 19세기 혼돈의 시기는 세 나라의 관계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사뭇 기대를 하게 된다.

 

 

무증거 범죄

무증거범죄

무증거 범죄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4월

이미 ‘동트기 힘든 밤’이란 작품으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다.

 

중국이란 나라로 연상되는 분위기를 한층 넓게 바라보게 만든 작품이었던  전 작품에 이은 이 책은 중국판  ‘용의자 X의 헌신’으로 불릴 만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야기의 서막은 8년 전 아내와 딸이 출장 간 사이 행방불명이 되었고 그 이후 유망한 성공의 가도를 포기한 채 이들이 행방을 쫓는 한 남자, 전직 법의학자 러원으로 시작된다.

 

 

이와는 별개로 연이은 살해사건이 발생하는데 모두 범인의 흔적조차 알 수 없는 완벽한 범죄의 형태를 지향한다.

범행도구란 것이 줄넘기를 이용하고 피해자의 입에 리췬 담배를 물렸다는 사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잡아보라는 메시지를 쓴 채 유유히 사라지는 범인의 정체는 누구일까?

 

분명 살인현장은 있으나 범인의 오리무중 범행은 사건은 있으나 증거는 없는 완전범죄를 이룬다.

 

한편 모두 항저우란 도시에서 발생한 이 살인사건을 두고 중국 당국은 중국의 최고위 기관이 맡게 되면서 전작품에 출현한 옌량 교수가  등장하게 된다.

 

마침 러원이 살고 있는 동네에 국숫집을 운영하고 있는 곳에 동네 깡패라고 불리는 사람의 집요한 괴롭힘은 우연찮은 국숫집 여동생 주후이루의 살인 범행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러원의 도움으로 주도면밀하게 사건의 주요 용의자란  신분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러원, 그는 왜 이 살인사건에 관여를 하게 된 것일까?

그냥 우연찮게 지나쳤던 그곳을 모른척하고 지나칠 수도 있었던 그 장소, 그곳에 두려움에 쌓인 두 남녀의 행동을 왜 감싸주고 자신의 전공을 살려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 경찰의 집요한 수사를 피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준 사연을 읽는 독자의 입장은 착잡하기만 하다.

 

자신의 성공가도를 포기할 만큼 절박했던 아내와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선택한 그의 모습은 비난만 하기엔 법과 범행의 과정, 그 이면에 한계를 드러낸 법망을 엿볼 수가 있다.

 

만약 옌량이 이 사건에 도움을 주지 않았더라면 러원은 그의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했을까도 상상하게 되는 일련의 진행 과정들은 전작만큼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과 수사기관들의 수사망 한계, 스스로 죄를 지음으로써 범인을 밝혀내야만 했던 지난했던 한 인간의 삶을 긴박감 있게 드러낸다.

 

분명 자신의 죄를 알고도 저지른 그 행위에 대해선 당연히 벌을 받아 마땅하고 그 자신 스스로도 알고 있는 사실이 기존의 죄를 저지른 범인의 행동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통쾌하지만은 않았다.

 

 

도저히 뿌리칠 수 없었던 두 남녀의 행동을 도운 결과는 의도치 않은 결과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 앞에서 허탈함과 아픔, 그리고 뭣보다 죄의 심판과정을 끝까지 지켜볼 수없었다는 안타까움을 보인다는 점에서 법이 주는 형벌과 인간의 마지막 양심이란 형벌 중 어느 것이 더 큰 형벌 인지도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다.

 

인간이 인간을 심판한다는 것,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닥친 범인의 행동을 알고서도 눈을 감았던 옌량이나 러원의 양심은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뇌리에 떠나지 않는다.

 

수학적인 근본적인 부분을 토대로 사건의 허점을 밝혀내는 옌량의 활약은 여전히 감탄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저자의 다른 작품에선 어떻게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하게 된다.

 

 

 

법화경 마음 공부

밥화경마음공부               법화경 마음공부 – 인생이 한결 홀가분해지는
페이융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9년 5월

마음이 심란하거나 복잡한 생각들이 밀려올 때는 좋은 글귀를 통해서 잠시나마 마음을 다스려 본다.

 

유명인사들이 강연한 책들도 좋고 실제 체험담에서 우러나온 글들도 좋지만 종교에서 다루는 좋은 글귀들이나 해석이 담긴 책들은 기타 다른 책들보다 더 인상 깊게 다가온다.

 

인간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거대하고 심오한 것은 아닐지라도 하루에도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는 일상에서 묻어나는 피로감을 해소하기엔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듯싶다.

 

법화경이란 말만 들어도 그 깊은 속내용은 많이 알지 못하더라도 일단 접하고 나면 쉽게 수긍이 가는 세상만사의 모든 이치와 그 이치에서 오는 번뇌와 고민, 기타 여러 가지 일들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중국을 대표하는 불경 연구가다.

그래서 그런지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해온 흔적이 곳곳에 담겨 있고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는 인간의 마음가짐, 타인과 나와의 관계, 끊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인연에 대한 생각들, 앞으로의 나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간다면 훨씬 좋을지를 좋을 글을 통해 알 수가 있다.

 

 

*****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대하든,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당신이 그걸 바꿀 수 없다면 굳이 성낼 필요도, 집착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내려놓으라. 내려놓지 못하면 세상은 당신의 적이 될 것이고, 내려놓으면 세상이 당신의 일부가 될 것이다. – p 248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누구나 알지만 또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글이다.

누구나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인만큼 헤어짐에 대한 생각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인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은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는 것이 아닌 그저 순리대로 나와 인연이 맞지 않았음을 생각하는 과정이 위안을 준다.

 

불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무소유의 개념, 집착을 벗어버리는 마음가짐이 어떻게 변화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글들은 혜민 스님의 글이 연상되기도 한다.

 

수행자가 아닌 이상 집착과 번뇌를 쉽게 벗어나긴 힘들겠지만 마음가짐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세상을 보는 관점도 다르게 볼 수 있다는 데서 용기를 주는 책이기 하다.

 

 

***** 다시 말해, 부처가 되는 것은 대단히 심오하거나 현묘한 일이 아니라 우리 마음가짐이 변화되는 것이다. 외부의 것은 아무것도 바꿀 필요가 없다. 자기 마음이 깨끗해지기만 하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세상을 느끼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p 149

 

 

 

한때 내 탓이오~라는 말이 유행했듯이 모든 종교는 결국 하나로 통할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며, 잠시나마 내 탓이 아닌 타인의 잘못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는지를 되새겨 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깃털 도둑

깃털도둑 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진실 같지 않는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난 면모들을 보면 참으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은 어디가 끝인가 하는 의문점이 든다.

 

보통의 사람들이 그저 진기한 유산이나 유물, 가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만 할 뿐인 어떤 희소성에 대한 문제도 그 분야에 미친 사람들이 보기엔 그저 유리창 너머로 구경만 할 수만은  없는 것인지를 궁금하게 한 작품, 논픽션이라고는 하지만 픽션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자연사 연구분야 책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작품을 만났다.

 

천재적인 플루트 연주자인 주인공  에드윈 리스트는 자신의 주 전공인 연주 외에도 플라이 타잉에 뛰어난 재능을 보유한 자다.

 

플라이 타잉이란 것이 무언인지는 이 책을 통해서 자세히 알 수가 있었는데 흔히 알고 있는 플라이 낚시, 즉  낚시에서, 낚싯줄에 벌레 모양의 가짜 미끼를 달아 낚싯대를 던져서 물고기를 잡는 낚시를 말하는데  이 플라이를 직접 만드는 것을 타잉이라고 한단다.

 

주인공은 자신의 환경이 그다지 넉넉지 않았기 때문인지, 관심을 보인 부분에 더욱 눈길이 가서인지는 몰라도 299마리의 새 가죽이 보관되고 있던 영국 트링 자연사 박물관을 주목하게 된다.

 

타잉을 보다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소재인 깃털, 인공이 아닌 천연 새에서 나온 깃털을 이용한다면 그 누구보다도 더 훨씬 인정받는 작품이 나올 것이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그는 박물관에 잠입, 오랜 세월 동안 보관되고 있었던 깃털을 훔쳐 트렁크에 담고 빠져나온다.

 

정작 기막힌 것은 도독 맞았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던 박물관 관계자들이다.

이미 도둑맞은 시간은 한 달이 넘어서야 발각이 되었고 증거조차도 발견할 시간 타이밍마저 놓치는 실수를 범하는데, 이 깃털에 대한 판매는 버젓이 온라인 상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단 사실과 함께 범인 잡기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책은 저자가 어느 날 우연히 들은 이 이야기를 토대로 5년 간에 걸쳐 당시의 사건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조사를 하게 되고 막연히 그저 도둑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했던 부분들이 그 이면의  뒤 모습들을 발견한 충격을 서술하고 있다.

 

인간들의 미를 향한 욕구는 시대의 유행에 맞물려 다양한 변모를 이루지만 이처럼 자연계에 생존해 있었던 천연 동물에서 나온 깃털에 대한 욕구를 넘어 도둑을 감행하게 한 그 원동력을 무엇이었을까를 묻는다.

 

깃털도둑1

 

정작 플라이 낚시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오히려 이런 부분에 호기심을 보이고 그들의 면모들을 들여다보면 끝없는 욕심의 광기를 넘어선 집착과 허술한 수사 뒤에 나온 결과물인 인간들의 이기심과 이기주의자들의 모습들이 가감 없이 보인 작품이다.

 

하긴 어떤 특정 분야에 미치지 않고서는 장인이 될 수없다는 말도 있지만 에드윈처럼 장래가 유망되던 젊은이가 이처럼 빠지지 않고서는 안되었던 그 허황된 것들은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지….

 

저자의 세심한 노력과 필력에 힘입은 내용은 더욱 실감 있게 다가오게 만들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 작품이다.

 

 

 

현장검증

현장검증

현장검증 케이스릴러
이종관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4월

외국의 익히 알려진 추리 스릴러의 작가들 작품들을 읽어온 독자라면 이번 이 작품에 대한 기대는 외국의 작품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 같다.

 

설정 자체도 구미를 확 당기는 소재, 그중에서 실제 현장에서 몸담아 온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저자만의 장점을 읽는 동안 입에 착착 달라붙는 구실을 첨가한다.

 

모방범죄 살인범이란 별칭을 달고 있는 카피캣을 쫓다가 기억과 시력을 모두 잃은 채 병원에서 치료 중인 이수인 경감, 살인 용의자를 자살로 몰고 갔다는 일로 인해 감찰 대상이 된고 있는 과학 수사계 한지수 경사-

 

자, 이 두 사람의 조합만으로도 벌써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궁금해지지 않는가?

 

한지수가 이수인 경감을 찾아가 살인범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은 한국의 스릴이 이토록 정교하고 긴장미, 폭발미까지 갖춘 채 그려졌다는 사실에서 흥분을 감출 수가 없게 한다.

 

카피캣의 교묘한 살인 방식,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로 풀려난 용의자만을 살해하는 그, 범행 수법을 그대로 카피해 다시 살해하는 그에겐 어떤 이유가 있을까?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정신력을 발휘해 빈틈을 보이지 않는 이수인 경감의 놀라운 추리력과 현장 검증에 대한 진행은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나 일반인들이 방송에서나 접할 수 있는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알 수 있다는 데서 이 책이 뛰어남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특히 전반부의 도입부터 시작해 후반에 갈수록 쫀득하게 애간장을 태우는 독자들과의 줄다리기는 저자의 노하우의 정직성과 과감성, 뒤끝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진행을 이끌었다는 데서 신선함을 주었다.

 

그동안 케이 스릴러를 대표하는 책들도 좋았지만 이번 작품은 더욱 좋았던 감상, 앞으로도 저자의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여자들의 등산일기

여자들의등산일기

여자들의 등산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한때는 등산을 좋아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이래저래 핑계처럼 들리는  여러 가지 사정상, 피치 못할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발을 끊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산’과 ‘등산’에 관해서 생각을 해 본다.

 

요즘 케이블에서 순레자들의 길로 유명한 장소에 알베르게를 통한 음식 대접을 하는 작품이 방송 중이다.

 

그곳에 하룻밤 묵기 위해 오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 걷다 보니 어느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 곁에 누가 있든 간에 오로지 자신과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더란 말…

 

이 책을 통해서도 등산과 순례의 길은 차원이 다르겠지만 산을 오르고 내리는 과정을 통해 자신들이 갖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공통된 점이 아닐까도 생각된다.

 

총 8편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룬 이 책은 제목처럼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마운틴 걸이란 명칭이 있는 것만 봐도 등장하는 사람들의 면면들은 과거에 산을 좋아했거나 등산을 한 적이 있는 경험이 있거나 아예 초보자인 유미처럼 복장 자체도 가볍게 하고 오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처음에 등장인물은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여성이다.

같은 사내 연예를 통해서 결혼을 할 예정이지만 상대방과의 보이지 않는 의사소통 문제와 다른 문제로 인해 결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인 상태, 우연히 대니 등산화가 너무 마음에 들어 구매하게 되면서 직장 동료들과 등산을 하기로 하지만 한 명이 불참하게 되고 사내 불륜을 하고 있는 유미와 같이 동행하는 여정의 모습이 보인다.

 

처음에 산을 오르는 자와 이미 경험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모종의 배려가 들어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불륜을 드러내 놓듯이 하고 다니는 유미를 바라보는 주인공의 생각엔 이러한 불편한 심기와 함께 조공처럼 갖고 온 간식마저도 달갑지 않은 것으로 내비친다.

 

이외에도 40이란 나이에 해당되는 여성이 만남의 파티처럼 열린 장소에서 만난 남성과 등산에 오르는 과정 속에 대화를 통해 나누는 과정들, 우리나라 엄마들처럼 알록달록 등산복 입고 단체 산행을 나선 모습처럼 보이는 여성단체들과의 만남, 자매의 등산까지…..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만난 이들은 서로가 연관이 있으면서도 스치듯 지나가기도 하고 다시 만나는 과정을 통해 기타 등산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인다.

 

겉으로 보기엔 평온한 모습들을 하는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알게 모르게 아픈 상처와 고민들이 내재해있다.

 

기존의 저자가 그려왔던 장르를 읽었던 독자라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또 다른 방향의 관점을 선사한 저자를 달리 볼 것 같다.

 

산행을 하다 보면 리드하는 자와 뒤따르는 자 간에 불화가 있을 수도 있고 그 과정 중에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산이란 자연을 대했을 때의 자신의 마음속에 그 무언가를 달리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그린 이 작품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혼을 통고받은 언니의 고백, 등산이란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아닌 그 과정 자체도 중요하고 그 과정 속에서 다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함께 공감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일본의 산을 배경으로 다룬 내용과는 달리 뉴질랜드 통가리 편은 교차편집이란 구성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모습 모두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번 시작하면 산이 주는 매력에 빠져 그만 둘 수없는 등산-

 

지금 이 책과 함께  가벼운 물병 하나에  간단한 요깃거리 챙겨서 가까운 근교 산으로 떠나보고픈 유혹을 던지는 책이다.

                                                                                                                                

보잘것 없어도 추억이니까

보잘것 없어도

               보잘것없어도 추억이니까 – 마음이 기억하는 어린 날의 소중한 일상들
사노 요코 지음, 김영란 옮김 / 넥서스 / 2019년 3월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따뜻한 것도 있지만 때론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작품을 남긴 작가, 사노 요코의 책이다.

 

이 책은 그녀 자신이 실제  제2차 세계대전 후 중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일들을 회상하며 그린 초년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미 이전에 그녀의 작품 몇 개를 접했지만 당시의 흐름이 과거에 속한 만큼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겪어보지 못한 당시의 시대상에 대한 흐름과 그 안에서 성장했던 작가의 어린 추억담이 그려져 있다.

 

그녀는 작품 안에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써 에세이의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이런 분위기는 이 책 또한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시간이 흘러가도 여전히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은 강하게 남기 마련인지 저자가 그린 당시 저자의 성장기는 작은 추억 하나에도 세세한 기억과 함께 순진한 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 추억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짝사랑에 대한 추억, 엄마와의 트러블, 시대가 시대인 만큼 형제자매의 죽음을 바라보고 느낀 감정들, 드럼통을 이용해 학교에서 벌어진 일들은 웃음이 빵 터지기도 하고 아련한 아픔과 향수를 같이 느껴보게 한다.

 

살다 보면 별것 아닌 일처럼 여겨지는 것들도 시간이 흐르면 여전히 하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아감을 느끼게 해 주는 여러 에피소드들은 그녀가 돌아보고 싶지만 또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이 어떤 느낌인지를 공감하게 한다.

 

 

신주쿠에서 우리는 헤어졌다. 그 뒤로 우리는 다시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문득문득 생각났다. 어떤 때는 몹시 화가 나기도 했다. 웃기지 마.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딴 건 무시하면 되는 거 아니야, 아니면 네가 부러워하는 가난 속에서 살면 되겠네. 부자란 지금은 불행해도 금세 행복해지는 법이니까.

어쩔 때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무슨 연유로 헤어져야만 한다면 얼마나 괴로울지,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불행에도 가능한 공감하고 싶지만, 자신이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가난을 불행이라 여긴 적은 없었다.

나에게 가난은 다투기도 하고 사이좋게 지내기도 하는 친한 친구 같은 존재였다. 그렇다고 남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것은 아니지만. – p 199

 

 

 

소소한 일들을 통해 저자의 성장과정과 살아가면서 느꼈을 삶에 대한 생각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이어지고 있었는지를 느끼게 해 주는 책, 그녀만의 에세이란 바로 이런 맛에 읽는 것이지~~  하는 생각이 다시 든다.

 

 

 

잠중록 1

잠중록잠중록 1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요즘 중국 문학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전통 소설 문학에서부터 웹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야기까지 여러 이야기의 소재가 다양해서인지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구중궁궐을 소재로 하는 책들은 우리나라도 많지만 중국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비슷한 패턴이면서도 워낙 광대한 나라라 그런지 칭호도 다양하고 각 인물들 별 이름들도 많고, 그래서 그런지 더욱 재미를 극대화한다.

 

 

책 제목인  ‘잠중록(簪中錄)’은 ‘비녀의 기록’이라는 뜻이다.

주인공이 어떤 일에 관하여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고자 할 때 무심코 자신의 머리에서 비녀를 뽑아 마치 연필처럼 사용하는 버릇을 이어주는 말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황재하는 총명한 머리 덕에 여자로서는 드물게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어려운 사건을 풀어온 17살의 소녀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부모와 오빠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게 되면서 도망자 신세가 되는데,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선 그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가까스로 그런 은인을 만나기 위해 수도 장안에 숨어든 것이 우연찮게 황제의 아우 기왕(이서백)의 마차였으니, 그녀의 운명은 기왕에 의해 결정지어질 판이다.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사건을 통해 그녀와 기왕의 관계를 보이면서 구중궁궐 안에서 보이지 않는 권력의 다툼과 최우선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피비린내 나는 암투의 이야기까지를 곁들이면서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총 4권으로 이어지는 전체적인 이야기는 아직 어떻게 결말이 나올지는 알 수없으나 1권을 읽고 난 후에 느낌은 요즘 시대의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글을 쓴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발표 직후 조회수 1억 뷰 돌파,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하는 문구의 말처럼 이미 드라마화로 결정되었다던데, 중국판 사극 로맨스의 또 다른 흥행을 몰고 올지도 궁금해진다.

 

황재하를 바라보는 기왕의 알듯 모를 듯한 시크한 행동과 말들도 독자들 나름대로 혼선을 갖게 하지만 장차 이들이 사건이 벌어지면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또 다른 어떤 복병을 만나게 될지, 쉼 없이 몰아치는 이야기의 진행이 한 번에 출간되었으면 더욱 좋았겠단 생각마저 들게 한다.

 

 

가볍게 읽으면서 느낄 수도 있는 로맨스와 추리가 결합된 이야기의 서막, 그 끝은 어떻게 이어질지, 1권을 끝내기가 아쉬움을 남긴다

 

판결의 재구성….유전무죄만 아니면 괜찮은 걸까?

판결

판결의 재구성 – 유전무죄만 아니면 괜찮은 걸까
도진기 지음 / 비채 / 2019년 4월

평범한 사람들이야 평생에 갈까 말까 한 법원이란 곳-

 

말로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거리는, 죄는 짓지 않았지만 왠지 꺼림칙하게 다가오는 곳이 바로 법원이다.

 

간단한 민사 재판부터 묵직한 주제까지 어느 것 하나 무시할 수도 없는 판결을 내려야만 하는 곳이 바로 법원, 그중에서 판사란 직책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더욱 그 책임감이 막중할 것이다.

 

이 책은 얼마 전까지 현직 부장판사를  지냈고 지금은 변호사로서 다시 법에 관한 일을 하는 동시에 전문 작가로서 거듭나고 있는 도진기 님의 신작이다.

 

 

“사법부의 결정은 따라야 한다. 이건 우리 사회의 질서이다. 하지만 판결 안의 추론 과정마저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늘 옳다는 보장이 없고, 얼마든지 헤집어 볼 수 있다. 유전무죄 비판과 진영 논리들 때문에 오히려 면책되었던 판결의 ‘내부’를 짚어보려는 것이다. 그래야 판결이 졸지 않고, 외곬 논리는 도태된다.” -P7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라고 생각되는 이 문장을 통해 저자가 그동안 판사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으로(그렇다고 아주 일반인은 아닌 법원을 벗어난 일반인으로서) 들여다본 판결 논리에 대해 저자만의 해석을 통해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를 준 논픽션이다.

 

실제로 한 판결만 빼고 이 책에 수록된 내용들의 판결문을 모두 읽어본 노력과 나름대로 논리 정연하게 재 해석한 글들은 딱딱한 논픽션이란 이미지를 거두어버린다.

 

총 3개의 큰 가지를 통해 판결 사안을 다룬 내용들은 얼마 전에 끝난 사건부터 합리적 의심의 정황 때문에 무죄로 풀려난 사건들까지 다양한 사례를 다루고 있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경우 사건의 관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시 재입국 소환해서 범인으로 결정 지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실제 법 이름까지 만들어내게 한 공소시효와 태완이 법, 얼마 전 읽은 ‘합리적 의심’의 소재가 된 낙지사건, 이제는 간통이 폐지가 됐지만 이혼에 있어 유책주의에 대한 판결을 내리기까지의 이야기….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겨볼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그려낸 법원 판결의 이야기라 단순히 읽고만 그치기에는 여전히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중에서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정당방위’에 대한 부분이다.

얼마 전 방송에서도 프로파일러 교수분이 나오셔서 정당방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상황에 대한 의미를 듣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 기억이 났다.

 

정당방위

 

 

 

법이란 것이 창과 방패의 개념을 모두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막상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에선 이 두 부분들이 가장 절실하게 와 닿기에 법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시대의 흐름과 다양한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음을 이해하게 해 준다.

 

민감한 사건의 경우 생각하던 형량에 비해 비교적 가볍게 판결이 났을 경우엔 보통의 우리들조차도 어리둥절하게 되지만 이 책을 통해 판결의 근원적인 배경과 논리, 법 안에서 최대한 할 수밖에 없는 선고의 개념과 선고를 내리는 판사들의 고심은 무거운 책임감이 동반될 수밖에 없음을 알게 해 준다.

 

특히 합리적 의심에 해당되는 경우엔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이기에….

 

 

이 외에도 예술과 외설이냐의 결정을 지었던 즐거운 사라 사건이나 가수 조영남의 그림 사건, 청소년 유해 판정을 받은 일련의 사건들까지, 알고 보면 법 안에서 해결해야 만 하는 사건들의 다양성도 많고 그런 가운데 판사란 직책을 벗어놓고 보면 분명 물증은 없으나 범인임을 확신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도 증거가 우선시 되는 사건의 법 체계상 법이 정하는 테두리 안에서 판결을 내려야만 하는 직업의 어려움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완벽에 가가운 증거 확보와 단서로 인해 누군가는 범인으로, 누군가는 무죄로 판명하는 종이 한 장의 차이는 실로 어마 무시하게 다가오게 만들기에 법이 완벽하게 무결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고른 판결을 내리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다.

 

 

현직에서 느낀 점을 토대로 우리나라 법 현실을 다룬 점들 가운데 판사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말엔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

 

 

재판

 

의사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에 최선을 다하듯 판사들도 자신들이 내린 판결로 인해 누군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도 억울한 삶을 살 수도 있다는 것에 사건 하나를 맡게 되더라도 좀 더 신경을 쓸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제시한 점에는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저자 나름대로 판결 논리에 대한 다른 시각의 재해석을 제시한 글들은 소설적 재미와 함께 저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뒤 편의 이야기들도 하나의 읽는 재미를 준다.

 

항상 딱딱한 법률책만 끼고 있을 것만 같은 저자에게 이런 반전(???)이^^

 

재미와 흥미, 그리고 사실에 입각한 냉철한 분석까지 고루 갖춘 책,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