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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우스 로마사 1

리비우스로마사

리비우스 로마사 1 – 1000년 로마의 시작 리비우스 로마사 1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3월

서양의 뿌리 원천이 되는 그리스와 로마-

그중에서 로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금도 여전히 곳곳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동안 출간된 여러 종류의 로마에 대한 역사를 다룬 책들은 많지만 당대의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이 로마의 역사를 썼다는 사실은 기존에 다뤘던 책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변방의 지역에서 태어난 리비우스는 로마시대를 살다 간 사람으로서 자신의 나라인 로마가 어떻게 건국이 되고 자신이 죽기까지 이뤄진 역사의 토대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서술한 이 책은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소실된 부분들이 있어 사료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아쉬움을 준다.

 

로마시대 142권이라는 방대한 양의 집필을 했으나 현재 많은 부분들이 유실되고 지금은 1-10권과 21-45권, 총 35권의 원서만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번에 우선 로마사 1에서는 건국 초기의 신화, 또는 우화처럼 들리는 늑대와 쌍둥이 두 아이의 아기부터 서술한다.

당시 리비우스가 살았던 시대 훨씬 전의 이야기란 점을 염두에 둔다면 역사서를 저술하는 입장에서 다각적인 시선의 필요함을 느껴 이 부분도 넣지 않았을까 싶다.

 

로마의 건국이 왕정에서 244년에 걸쳐 유지된 채 다스리는 과정이 초기 로마의 모습이라면 이후 정숙한 여인의 대명사인 ‘루크레티아’ 사건으로 인해 로마 왕정의 마지막 몰락과 이어서 공화정 시대를 여는 과정의 계기를 들려준다.

 

사실 역사는 돌고도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몇 천년의 일들의 과정이 지금도 여전히 비슷비슷하게 이루어지는 점들이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리비우스는 자신이 이 역사를 서술하기 시작할 때 당부를 잊지 않고 썼다.

 

– 나는 독자들이 우리의 조상이 어떤 종류의 삶을 살았고,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으며, 로마의 권력이 처음 획득되어 그 후 계속 확장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정치와 전쟁의 수단을 사용했는지 등을 좀 더 진지하게 고려해 보기를 촉구한다. 그런 다음 우리나라의 도덕적 쇠퇴의 과정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먼저 오래된 가르침이 무시되면서 도덕적 기반이 붕괴한 과정, 그리고 그 후에 이어진 신속한 해체 과정, 이어 도덕적 세계관의 전면적 붕괴 과정을 살펴보기 바란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오늘날의 음울한 시대가 어둡고 울적한 모습으로 등장했는데, 이제우리는 우리의 악덕을 견디지 못하고 또 그 악덕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해낼 용기도 없다. 역사의 연구는 병든 사람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약이다.

 

역사의 과거를 통해 우리들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을 통해서 읽는 로마의 역사, 당대의 여러 사건들과 정치체제의 변혁을 주시하며 서술한 만큼 리비우스란 당시 현존 인물이 보고 느꼈던 로마란 역사는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이미 다양하게 출간된 비슷한 책들이 많은 점을 염두에 두었을 때 출간한다는 결정은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로마란 지명에 이미 익숙해 있고 식상의 존재처럼 여겨지는 로마의 역사, 그런 점에서 국내 최초로 리비우스의 글을 출간했다는 점은 로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쁨과 흥분을 가지게 했다.

 

차후 계속 출간된 시리즈인 만큼 빨리 다음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만든 책, 역사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흐른다는 점에서 리비우스가 일깨워준 위의 말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문장이다.

                                                                                                                          
                                            

재밌어서 잠 못드는 물리 이야기

재밌어서 잠못드는표지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물리 이야기
션 코널리 지음, 하연희 옮김 / 생각의길 / 2018년 3월

수학과 과학은 좋아하지 않은 과목에 속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공부를 했더라면 조금은 흥미를 가지고 공부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단 생각을 해 본다.

 

요즘은 스포츠도 과학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메달을 딴 선수들의 훈련 과정을 소개하는 기사를 접하게 될 때면 인간의 타고난 정신력과 육체적인 것 외에 과학이 접목되지 않고서는 기록의 경신은 쉽게 얻어낼 수 없는 시대라고 볼 수도 있을 만큼 과학은 우리들 곁에 가까이 있다.

 

특히 물리란 과목은 우리가 즐겨보는 스포츠에서도 속 깊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좋아하는 스포츠를 접하고 보는 시야도 훨씬 달라 보일 것이다.

 

책의 저자는 BBC 라디오 과학 전문 패널로서 스포츠 분야를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해 준다.

 

책 속에는 좋아하는 스포츠의 다양한 비밀과 그 비밀들을 실제로 몸을 움직여봄으로써 더욱 알기 쉽게 이해시키는 점이 눈에 띈다.

 

축구, 하키, 농구….

우리나라에서 계절마다 유행하는 운동경기들도 있지만 아쉽게도 아직 친숙하지 않거나 비 종목 경기들(미식축구)도 들어있어 친숙하게 다가서기엔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청소년과 성인들이 함께 부담 갖지 않고 즐기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관심을 끌게 하는 책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물리의 정석만을 알고 지내는 것이 아닌 실 생활에서 우리들이 친근하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운동경기를 통해 물리의 감춰진 다양한 세계, 더 나아가 과학의 세계를 접목해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책이라 읽어볼 만한 책이다.

 

스티커 아트북(명화 엽서북)

스티커 표지     스티커 아트북 : 명화 엽서북 (양장) – 손끝으로 완성하는 안티 스트레스 북 스티커 아트북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18년 4월

컬러링 북의 진화는 계속된다!

 

이것을 펼쳤을 때의 느낌이다.

나만의 독특한 색채감을 뽐낼 수 있거나 주어진 색채를 따라 그려나가는 컬러링 북의 유행에 이어 스티커를 붙임으로써 또 다른 재미와 몰입을 유도하는 스티커 아트북을 만났다.

 

처음엔 타사의 동물만 그려진 그림 안에 스티커를 붙이는 재미가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이어지게 하더니 이번에 실용성까지 겸비한 아트북 엽서란 이름으로 다시 만났다.

 

엽서 크기의 책자도 작고 아담한 사이즈, 그 안을 펼쳐보면 유명한 명화를 번호에 따라 스티커를 떼어내 붙이면 다른 질감의 엽서이자 명화를 만날 수가 있다.

 

스티커 나열

 

본인 취향대로 마음에 드는 명화를 골라보자.

 

명화 엽서를 택했다면 그 안에 적힌 번호와 스티커의 번호를 같이 맞추면서 붙이는 방식, 한 가지 조금 힘든 점이 있다면 명화의 얼굴 명암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세세하고 미세한 부분적인 번호들이 많고 그렇다 보니 작은 크기의 스티커가 많다는 점, 이것은 결국 눈에 좀 더 크게 뜨고 보면서 붙여야 한다는 수고가 더 많이 든다는 점을 뜻한다.

 

여성 완성작

 

 

키스완성작

 

하지만 그럼 만큼 나만의 명화 엽서를 완성해 나가는 기쁨은 완성작을 보고 나서야 느껴지는 후련함과 뿌듯함이 동반되는 감정이라 한번 시작하면 손에서 떼기가 쉽지가 않다.

 

각 특징에 두드러진 명화를 기억하며 점차 하나의 큰 그림틀이 완성되는 순간의 몰입도는 앞면은 명화 스티커, 뒷면은 엽서로써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아주 큰 작품 책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총완성작

 

엽서 완성작

 

이미 여러 가지 패턴이 나와있는 책들이 나온 만큼 나에게 맞는 것을 골라 하나씩 완성해 나가는 기쁨을 누려보면 어떨까?

 

 

여전히 손에서 떠나지 않는 아름다운 명화 엽서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왕국

왕국왕국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3월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대할 때면 미처 몰랐던 부분들을 건드리는 작가들의 구성력에 놀라곤 한다.

특히 미션 스쿨을 다닌 경험상 매주 한 번씩 강당에서 예배를 봤던 경험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로의 시간으로 돌아가게 하기도 한 책이다.

 

저자가 이미 기존에 써온 형태의 글들을 익히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번 작품에 대한 호기심도 클터, 과연 저자는 독자들에게 팩션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한다.

 

저자의 실제 경험을 함께 그린 이 책은 실제 3년간 기독교인으로서 생활하다 불가지론자로서 돌아선 후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글과 2천 년 후 그들이 신앙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과정을 르포 타주 형식으로 기획한다는 형식으로  그려낸다.

 

성경은 이미 하나의 종교적인 가르침의 기초요, 종교를 떠나 인류의 생활 곳곳에 역사처럼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유명한 바오로와 그 바오로의 주치의인 루카의 행적을 쫓는 형식을 취하며 그린다.

 

그런데 읽어나가기는 내게는 좀 어렵고 난해했다.

이유 중의 하나는 성경에 대해 제대로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역사서에서 잠깐씩 스쳐 지나가는 듯 포함된 기독교의 역사와 미션스쿨 다닐 때 읽었던 사도행전이나 로마서, 고린도전서… 익숙한 글귀들만 알고 있던 내게 저자는 이 두 사람의 과거 행적과 자신의 종교적인 경험을 같이 그려내면서 그린 내용이 선뜻 받아들이기엔 부족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마도 제대로 성경과 기독교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읽기 시작한 독자라면 흥미 위주의 소설로 보기 보단 역사소설, 팩션의 형태의 묘미를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책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부분만 있는 것도 아닌, 쉽게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는 부분들이 같이 그려졌단 점에서  저자의 상상력을 토대로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을 맞닥뜨리게 되는 과정 자체는 신선했다.

 

 

초기 기독교의 공동체가 발전하여 어떻게 서양의 역사를 관통하고 그 중심에 섰는가에 대한 저자의 추적 과정, 이와 함께 한 인간이 겪은 종교를 통해 깨달아가는 믿음과 그 믿음을 믿지 않게 되면서 비 종교인으로서 바라본 글이란 점에서 한 번은 끈기를 가지고 읽어볼 만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꽃을 꺾어 집으로 돌아오다.

 

꽃을 꺽어 꽃을 꺾어 집으로 돌아오다
한승원 지음, 김선두 그림 / 불광출판사 / 2018년 3월

글 쓰는 직업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우리가 모르는 창작의 고통이란 것이 있다.

쉽게 책을 구매하고 읽고 있는 과정 속에 담긴 저자들의 피나는 노력과 사투에 가까운 자신과의 싸움 끝에 탄생한 글들이 독자들이나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는 일만큼 감동적인 일이 또 있을까 하는 상상만 해도 작가들에게 대한 존경심을 갖게 한다.

 

한국 문단의 독보적인 글의 향연을 갖고 있는 작가 한승원 –

이미 청출어람이란 말을 뜻을 되새기게 하는 따님의 훌륭한 저술활동도 놀랍지만 한승원이란 작가가 그동안 써왔던 다양한 글들은 우리들에게 또 다른 읽고 생각하는 시간에 대한 귀중함을 여전히 느끼게 해 준다.

 

22년 전, 자신의 고향인 장흥으로 내려와 바닷가에 작은 집을 짓고 ‘해산토굴’이란 이름을 지어 부른 그곳에서 저자는 자연과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쏟아부었다.

 

소설로도 만날 수 있었고 이제는 산문집을 통해서 만나는 저자의 글은 여전히 겸손함의 극치를 느끼게 한다.

 

어릴 적 가난하고 삶에 지쳤던 시절의 회상을 필두로 글 쓰는 사람으로서 만인에 자신의 이름이 불리게 될 때까지의 이야기, 작년에 독감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을 때의 감회들은 작가란 신분을 떠나 세상을 바라보고 관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한다.

 

 

사시사철 계절 속에 왔다가 가는 여러 인연들과의 만남, 그 속에서 작가 자신이 스스로 글 쓰는 데에 있어서 치열하게 부딪치고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한 약속들, 그 약속들의 실천을 위해 유혹을 뿌리치면서 살아온 회상들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인 작가란 신분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 동질의 감동을 느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작가로서 살아오면서 유혹의 제안을 뿌리치고 자신과 가족들, 그리고 모름지기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들은 읽어가면서 더욱 그 가치성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만든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모라자면 모자람을 충족시켜 살아가는 삶, 그 삶 안에서 노작가는 삶의 종장을 향해 가는 그 과정 속에서조차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뇌들을 담담히 풀어놓은 글들이 가슴에 와 닿게 한다.

 

한승구절

 

특히 책 말미에 수록된 ‘사랑하는 아들딸에게 주는 편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저자의 자녀들은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젊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노 작가의 말이란 점에서 그 의미를 곱씹어 볼 하다는 생각이 든다.

 

치열하게 살되, 자신의 정도를 알고 살아가는 삶, 더불어서 살아가는 삶 자체에 대한 그 무궁무진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글들로 가득 찬 책이다.

                                                                                                                          
                                            

 

보석상 리처드 씨의 수수께끼 감정

보석상

보석상 리처드 씨의 수수께끼 감정
쓰지무라 나나코 지음, 박수현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8년 2월

 

 

 

보석을 좋아하십니까?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고 있느냐고 생각할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석이란 이미지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에 속하는 것 중에 하나이고 많은 보석의 종류에 담긴 이야기들은 각자의 사연에 덧붙여져 그 가치가 더욱 상승된다고 생각한다.

 

책 표지로 봐선 처음에 만화로 생각하기 쉬울 만큼 그림이 멋지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카타 세기는 어린 시절 외할머니에게 받은 보석 브로치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

 

어느 날  길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외국인을 보게 되고 이어서 그를 구해주게 되는데 상당한 미남, 아니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외모를 지닌 사람인 그의 이름은 리처드 라나싱헤 드부르피앙이다.

 

자신의 직업이 보석상이란 것을 말한 그는 세기에게 아르바이트를 의뢰하게 되고 그 이후 세기는 자신이 갖고 있던 보석에 대한 감정을 부탁하게 된다.

 

할머니로부터 받은 보석이긴 하지만 보석에 담긴 사연은 그다지 좋지 못한 과거를 가지고 있었던 바, 리처드는 세기에게 보석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을 청하게 된다.

 

과거 할머니가 훔친 것이 바로 보석이었고 보석의 원 주인은 불행하게 됐다는 사실을 말한 세기는 자신조차도 그 죄책감에 젖어 있다는 사실을 리처드에게 말한다.

 

과연 보석에 담긴 사연은 세기와 리처드의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보석의 종류는 많이 알지 못하지만 결혼예물에 많이 사용되는 보석의 종류나 요즘처럼 커플링이다, 만난 지 몇 일째 된다는 식의 기념 보석을 맞추는 일들이 많아진 만큼 이 책에서도 보석의 가치와 명칭을 둘러싼 재밌는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루비와 사파이어가 사실은 같은 보석의 이름을 말하지만 붉은색을 띤 보석만 루비라고 부른다는 사실이라던지, 이 루비가 전쟁의 신 마르스와 연관되어 있다는 식의 이야기는 본 내용에 덧붙인 보석의 세계를 알기 쉽게 전해주는 느낌을 받게 한다.

 

할머니가 남긴 보석인 브로치, 이 보석으로 인해 두 사람 간의 관계는 과거와 현재를 통해 화해와 진정한 행복의 결실을 맺으며 살아가는 모습들을 같이 볼 수 있는 책이어서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물질에 현혹되어 한순간의 잘못을 저지른 일이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만나게 되는 인연으로까지 그린 이야기의 전개를 통해  보석이 지닌 그 영향력이 인간의 삶에 어떤 불행과 행복을 전해주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보석에 관한 한 감정과 감별에 차이점, 기타 보석에 얽힌 타 책들과 비교해서 읽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섹시함표지 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야마다 모모코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엄마는 위대하다란 말은 곱씹어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더욱 느끼게 되는 말인 것 같다.

 

어린 시절 철없다고만 생각했던 지인이 임신을 하고 출산의 과정을 겪으면서, 더군다나 아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예전의 섹시함의 명사는 잠시 뒤로 미뤄 두고 오로지 육아에 매달리는 모습, 여성으로서 본능적으로 엄마란 입장에서 아기를 육아하는 과정을 지켜본 입장에서는 이 책이 상당히 공감을 갖게 했다.

 

산처럼 배불러오는 배로 인한 뱃살 트임, 출산 후에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현상을 뒤로하고 오로지 자신은 뒤로, 아기에 올인한다는 행동과 생각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찬사를 던질 수밖에 없는 광경을 그려낸다.

 

육아1

 

일본의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야마다 모모코’가 그려낸 이 책의 카툰 에세이는 충분히 공감을 살 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초년 임산부로서 겪는 좌충우돌 연속의 임신의 검진 과정의 두려움, 그 속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은 인간이 엄마가 되기 위한 쉽지 않은 과정이 들어있음을 같이 느끼게 해 준다.

 

특히 엄마들이라면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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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조차도 아기와 함께 볼일을 함께 한다는 동고동락, 전우애 이상으로 똘똘 뭉친 단합(?)은  웃다가 그 고충에 공감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육아2

 

직장인으로서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다 다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사회복귀 문제 앞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기를 옆에 두고 과연 이 결정이 옳은 것인가에 고민을 거듭하는 직장맘의 심정은 정말 어떤 말로도 표현할 길 없는 착잡함 그 자체임을 같이 느껴보게 한다.

 

ㅇㅍㄱ아3

 

책은 아기와 엄마, 직장맘, 남편과 함께  육아전쟁에 돌입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나라와 국적을 떠나 부모라면 적어도 한두 가지씩은 겪었을 에피소드, 과감한 결단력을 행하기까지의 사연들을 들려줌으로써 모든 부모들에게 많은 따뜻한 격려와 용기, 그리고 박수를 치게 만드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파이와 공작새….현대판 오만과 편견

파이와 공작새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2월

고전 중에서 사랑과 결혼에 대한 시대적인 감각을 다룬 오만과 편견이란 작품만큼 읽을 때마다  생각에 덧칠을 하는 작품도 드물 것이다.

 

인류, 아니 남녀 통틀어서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고민하게 되는 결정판, 바로 내 짝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아닐까도 싶은, 그러면서 제인 오스틴이 그린 여주인공의 행동과 말, 상대방인 디아시와의 관계는 저자의 탁월한 시대적인 통찰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책뿐만이 아니라 영화로도 접했던 오만과 편견을 현대로 옮겨와 그려낸 작품, 바로 로맨스 소설의 대모라 불리는 저자의 이야기를 접했다.

 

커리어 우먼으로서 자신 스스로가 억척스럽게 혼자 힘으로 레스토랑을 살린 저력 있는 여인 케이스는 연인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자 서머힐에 머물게 된다.

 

그곳에서 디아시를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남성, 디아시보다 더 매력 있고 뭇 여성들에게 사랑의 대상으로 섹시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배우 테이트 랜더스와 마주치게 된다.

 

테이트-

자신이 사놓고도 찾아가 머물지 못했던 서머힐 집에서 욕실에서 나온 상태인 나체로 마주치는 황당한 사건은 두 사람 간의 오해를 쌓게 된 계기가 되고 만다.

 

테이트는 자신을 뒤쫓아온 파파라치로 케이를 생각하게 되고 유명인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에게 무례한 말을 쏟아붓는 테이트를 바라보는 케이트 또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앙숙이 되어버린다.

 

과연 두 사람은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디아시와 엘리자베스처럼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었던 상대방에 대한 이미지를 벗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책은 마침 서머힐에서 연극을 준비 중인 ‘오만과 편견’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선택 과정에서 남자 주인공은 이미 테이트로 정해졌고 여자 주인공을 물색하던 중 제작자의 눈에 띈 케이트가 낙점이 되면서 그 주변부의 사람들의 알콩달콩, 유쾌한 사랑들까지 볼 수 있는 이야기 전개로 그려진다.

 

모든 것을 가진 남자 디아시는 자신을 바라보고 선망하는 여인들에 대해 비웃듯 오만한 행동과 말을 통해 냉혹하다는 느낌까지 주는 인물이지만 알고 보면 그의 내면은 따뜻함이 넘치는 인물이었다.

그런 점을 작가는 현대로 옮겨와 테이트란 인물을 통해 디아시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같이 주면서 테이트가 가진 아픔을 그려내는 동시에 케이트와의 사랑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을 연극을 통해  느껴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전형적인 모든 것을 가진 남자와 평범한 여자와의 뜻하지 않은 만남, 좌충우돌의 오해와 사랑이 싹트는 과정들은 로맨스 소설이란 전형을 그대로 따르지만 이 책에서 보이는 연극의 제목이자 이야기인 오만과 편견을 통해 그들 만의 사랑 느낌,  오만과 편견이란 원작을 독자들이 동시에 같이 느껴 볼 수 있다는 점이 읽는 내내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연인들의  사랑에도 우여곡절이 있듯이 이 둘의 사랑에도 데블린이란 테이트의 전 처남의 이간질로 인해 위험에 빠질 뻔했던 전개의 과정과 그 밖의 주변 인물들의 사랑을 그려나가는 이야기 또한 하나의 보너스처럼 여겨지기에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이 둘을 연결시켜주게 된 파이와 공작새, 책 속에 그 의미를 느껴보면서 이 둘의 사랑을 지켜보는 맛도 달달하게 전해주는 책이다.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

빅서에서 온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8년 2월

저자의 글은 처음 대한 것이 아님에도 이번 이야기는 어떨까에 대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번 작품은 저자의 데뷔작으로써 그동안 국내에 소개됐던 작품들의 느낌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든다.

 

책 제목에서 나오는 빅서란 곳은 미국의 남북 전쟁이 발생하던 때 남부연합에 속해 있었던 지역이라고 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리 멜론은 자신의 증조할아버지가 남북 전쟁 때 남부 장군으로 전장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빅서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오지만 이곳에서의 생활도 별다른 감회를 느끼지 못한다.

단지 그와 알고 지내는 제시만 있을 뿐, 결국엔 다시 빅서로 오게 되는데 이곳에서의 생활도 여전히 마찬가지다.

일할 생각은 없고 기껏해야 낮은 천장에 머리 부딪치기, 개구리가 들끓는 연못에서 들려오는 불협화음 듣기, 자신이 상상했던 그런 곳은 아니었지만  배는 고프다는 현실 앞에서도 일해서 돈 벌 생각은 없이  주위에 있는 전복을 먹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책 속의 리 멜론과 제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그것이 알고 싶다란 말이 떠오를 정도였으니, 거기다 한때는 보험 회사를 운영했다고 하는 로이, 제시의 연인인 일레인의 생활상은 빅서하면 떠오르는 당시 분위기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반문화적인 장소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책 속에서 그리는 빅서는 남북전쟁이 벌어졌던 당시 리의 증조할아버지 활약상과 현재의 빅서에 살고 있는 리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모습들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여전히 과거나 현재나 그들 나름대로의 삶 앞에서 대처하는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특이하게도 열린 결말로 매듭지었다.

총  1초에 186000번이라는 결말의 장치는 독자들로 하여금 무한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환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의 글은 여전히 그만의 글로 기억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뉴 보이

뉴보이

뉴 보이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뉴 보이-

 

셰익스피어 사후 4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놓은 현존하는 작가들의 작품이란 점에서 원작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작품의 재 해석 저자는 트레이시 슈발리에다.

‘스트 런어웨이’ 작품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원작의 재해석을 어떻게 표현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그녀가 선택한 뉴 보이의 원작은 ‘오셀로’다.

어릴 적 읽었던 오셀로란 작품에 대한 강렬함은 피부색을 떠나 사랑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어떻게 믿음의 배신과 주변의 이간질로 인해 파멸의 길을 걷는지에 대한 구도가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 그 자체였다.

 

여기에 이 작품을 현대적으로 내놓은 저자는 역시 원작의 맛과는 다른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970년대 미국 워싱턴의 외곽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전학 온 흑인 아이 ‘오’와 ‘오’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전교에서 예쁘고 인기 많은 백인 소녀 ‘디’의 관계를 시작으로 하루 동안에 벌어진 일을 다룬다.

 

유일한 흑인 전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더니 만인의 흠모의 대상이었던 ‘디’의 관심을 받게 된 사실은 시기심을 유발하게 되고 특히 계략을 꾸민 이언의 행동은 그의 여자 친구 미미까지 연결되면서 오셀로에서 나오는 비극의 전조를 충실히 따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대가 1970년대라고는 하지만 셰익스피어가 그린 오셀로의 시대 배경과 무엇이 다른가를 묻게 된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우월성에 근거한 시기심, 오셀로에서 등장했던 결정적인 손수건의 사건이 여기서는 필통으로 대체되고 계략을 꾸민 이언의 역할이 오셀로에서의 그 역할을 충실히 했던 인물로 대변되는 것까지, 저자는 초등학생들이란 신분을 감안해서 읽을 때 오히려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지만 이 역시도 한 면만 보고서 생각할 때가 그렇다는 것을 느낀다.

 

시대와 나이를 떠나 인간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섭게 자리 잡고 있는지, 자신보다 한 수준 낮다고 생각되는 흑인이란 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생각들, 흑. 백의 관계가 전혀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오히려 반전을 이루게 되자 이를 계기로 용납하지 않으려는 또 다른 편견에 쌓인 이언이란 캐릭터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여전히 그 지속성이 유효함을 극명하게 드러내 보인다.

 

오셀로를 읽었을 때 안타까웠던 점이었던 진실의 부분을 좀 더 전장의 군인답게 철저하게 조사했더라면 그들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안타까움처럼 ‘오’ 또한 자신의 필통이 블랑카의 손에 들어간 이유를 물었다면 오해로 쌓이진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같이 비교해 보게 하는 저자의 구성이 책 몰입을 높인다.

 

고전을 읽을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막상 쉽게 손에 잡히질 않는 작품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 책을 통해 느껴보는 고전문학이 주는 가치성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일독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