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제목이 특이하게 다가온 작품-
이미 국내에서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으로 유명한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와 함께 존 그린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라는데, 2014년도에 <이름을 말해줘>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던 작품을 다시 새롭게 선보이면서 출간된 책이다.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살의 주인공 콜린은 이성에게 차인 것만 해도 이번이 19 번째다.
그것도 캐서린이라는 이름만 가진 여성에게 차이다 보니 아무리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라 해도 자존감이 떨어진 것은 당연할 듯도 싶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명색 한 뇌를 갖고 타고난 콜린, 영재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 그에게 가장 취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이성과의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 못한 것, 특히 캐서린에게 차인 후 의기소침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보다 못한 친구 하산이 하나의 제안을 하게 된다.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자고 하는 제의는 콜린에게 있어 하나의 기분전환이 될 수도 있었을 터, 이들은 자동차 여행을 떠나면서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새로운 환경 속에서의 또 다른 인연은 두 사람에게 뜻깊은 감정을 선사한다.
책의 거의 대부분이 차를 타고 다니는 여정을 그리는데, 특히 린지라는 여성과의 만남은 콜린에게 다른 새로움을 선사하고, 콜린이 드디어 깨달아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연애라는 감정이 상대적인 것이고 그 어떤 것보다 쉽게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콜린이 당하는 처사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겠지만 감성보다는 이성이 앞서는 콜린의 방식은 사뭇 엉뚱하게 다가온다.
즉 사랑의 감정, 연애라는 것을 감성이 아닌 통계에 의해 의지한 ‘유레카의 순간’을 구성하고 있는 세 가지 요소를 설명하고 있는 부분들을 보인 장면들, 수학 시간을 연상하게 하는 , X축과 Y축, 그래프와 도표, 함수(아~ 머리가 아프오지만^^)를 통해서 대화를 분석하고 있는 것들을 보면 작가의 위트를 짐작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자로 잰듯한 통계의 획일성도 좋지만 때론 감성에 어린 사람 간의 느낌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책이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곳곳에 위트가 넘치는 부분들은 자칫 엉뚱함이 지나쳐 말도 안 되는 설정이라는 생각도 들게 하지만 작가의 노련함 속에 귀엽고 가벼움을 느끼며 읽을 수 있게 한다.
사랑이 이제부터 시작~하고 끝나는 결승점이 정해져 있다면 위의 통계수치 시도에 대한 부분들을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은 그렇지 않기에 콜린의 노력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다.
로맨스에 대한 성장소설을 읽고 싶다면 콜린이 선사하는 사랑스럽고 유쾌하면서 엉뚱한 모습을 통해 잠시 기분전환을 해보는 것을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