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나도! 인스타그램

인스타표지

이젠 나도! 인스타그램 – 지금 시작해도 괜찮아
정주윤 지음 / 성안당 / 2019년 10월

한때는 싸이월드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모 방송에서도 연도별 싸이월드에서 유행했던 음악 순위를 맞추는 게임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날로 발전해가는 시대에 맞춰 이제는 페북에 이어 인스타그램이 잘 활용되고 있다.

 

초보자의 입장에서 인스타란 말은 들어봤지만 어떻게 가입을 하고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은 기존의 sns과는 다른 느낌이라 망설여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초보자부터 이미 사용 중인 사람들 모두에게 유용할 책이다.

 

각 단계별 기간을 두어 첫 발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다양한 어플을 다운로드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인스타 그램이 갖는 빠른 호응도와 속성의 전개도의 취지의 맞게 요즘 많이 이용되는 스토리와 IGTV채널을 이용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방법들은 비즈니스의 활용도 면에서도 아주 유용할 듯하다.

 

인스타3

 

특히 계정 관리나 어떤 특정 부분들을 강조하고 활용하는 방법 소개는 인싸,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란 전방위적인 영역의 확대로 이어져 요즘의 트렌드에 잘 부합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여러 가지 재밌고도 유익한 어플들이 많아 천천히 나에게 필요한 어플을 통해 좀 더 세련되고 전문가 느낌이 나는 인스타 운영을 꿈꾸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활용도가 많은 인스타그램  사용법을 통해 나만의 특색 있고 멋있는 인싸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마음에도 근육이 붙나봐요.

마음에근육이표지 마음에도 근육이 붙나 봐요
AM327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10월

해외 유명 연예인들이 포토 사진을 보면 커피나 매트를 옆구리에 끼고 길을 나서는 것을 자주 본다.

 

커피야 그렇다 치고 매트는 당연히 해야 한다는 의미처럼 받아들여지는 그들만의 룰(?)처럼 보이는 요가의 필수 부분-

 

한창때는 동영상이나 방송에서 보는 동작을 따라 해 보곤 했는데, 쉽게 할 수 있는 동작이 있는가 하면 반면 어려운 동작도 있어 포기를 하고 그만둔 상태다.

 

이 책의 저자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AM327다.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프리로 나오면서 요가를 통해 자신만의 생각과 일상들을 그림과 함께 보여준 책이다.

 

저자처럼 직장생활을 그만둔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큰 결심이겠지만 저자는 나름대로 자신만의 라이프 생활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나마스테!라고 시작하는 말, 왠지 마음을 다스림에 있어 차분함이 느껴지는 인사말이다.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풀어내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가 있다.

언뜻 보면 요가 강습 책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자 자신이 느낀 나 자신을 사랑하면서 요가를 통해 느끼는 생각들이 나도 한번 다시 시도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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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과 비교해 볼 때는 그림이 축약된 부분들이 있지만 쉬운 동작들은 책을 펼쳐놓고 천천히 따라 해 보는 재미를 느낄 수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해진 틀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롭지만 그렇기에 불안감이 올 수도 있었던 생활들을 저자는  친구, 가족, 기타 다른 타인들과의 관계를  요가와 함께 함으로써 점차 마음에도 굳건한 근육이 생김을 보여준 책이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운동들이 있겠지만 요가도 한 번쯤은 차분한 마음과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황제의 딸 1: 뒤바뀐 운명1

 

항제딸황제의 딸 : 뒤바뀐 운명 1
경요 지음, 이혜라 옮김 / 홍(도서출판) / 2019년 10월

사실 중국 영화나 드라마를 즐겨보진 않는다.

억양 자체에서 묻어 나오는 산만함과 한국의 드라마와는 다른 분위기가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 또한 원작이 있음을 이번에야 알 정도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이 주는 황제의 딸, 부제는 뒤바뀐 운명이라고 하니 재밌을 것 같았고 실제 시청한 가족에게 물어보니 정말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라고 알려줬다.

 

대만의  유명한 작가 경요의 원작 작품으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역사적인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들이 적절히 섞여 들여 진행이 흐르는 방식이 재미를 준다.

 

우연한 만남이 평생 지아비로 생각하며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자미의 엄마, 돌아가시면서 아버지의 존재를 알려준 엄마의 유언과 아버지가 남긴 표시인 물품을 가지고 고향 제남을 떠나 아버지가 계신  북경으로 찾아 나선 여인의 이야기가 시발점이다.

 

황제인 건륭이 자신의 아버지임을, 공주의 신분이 될 자미에겐 아버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힘든다는  사실을 겪으면서 우연히 만난 거리의 소녀 제비와의 의자매 맺음은 두 소녀에게 뒤바뀐 운명의 시작임을 알리게 된다.

 

요즘은 영상을 통해 많은 웃음을 짓게 되지만 모처럼 책을 통해 웃어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제바가 하는 행동과 말들은 읽는 도중 낄낄거리게 만들고 격식과  체면에 치중한 사람들을 비웃듯 솔직하고 꺼리낌 없는 행동들은 후련함마저 전달해 주는 활력소 역할을 한다.

 

원 제목이 환주격격이라 해서 찾아보니 격격이란 명칭이 공주를 의미한단다.

건륭이 자신의 친딸인 줄 알고 내린 호칭인 환주격격이니 한국 제목과도 잘 맞고 이야기의 두 주인공의 행동과 말이 전혀 상반됨에도 불구하고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는 서서히 피어오르는 로맨스와 함께 이야기를 한층  흥미롭게 이끈다.

 

중국 소설의 궁궐 로맨스, 암투와 질투가 서서히 드러나는 장면이 시작되는 1권에서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2권의 자미와 제비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이다.

 

 

 

일생일대의 거래

일생일대거래일생일대의 거래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출간작마다 생각할 부분들을 던져주는 작가 중의 한 사람, ‘오베라는 남자’를 필두로 그가 써온 글들은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번의 신작 또한 두께는 얇지만 결코 가볍게만 넘길 수 없는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세상의 남부러울 것 없는 한 남자가 있다.

부와 명성을 모두 거머쥔 남자, 그가 이런 일들을 이루기 위해선 가족과의 불통이 자리 잡고 있다.

일 중독과 성공에 매달리는 남편을 두고 아들과 함께 떠나버린 아내, 그런데 그에게 있어 삶에 적신호가 켜진다.

 

더 이상 이어갈 수 없는 중대한 병이 걸린 것-

 

 

자, 이젠 앞으로 남은 생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그가 있는 같은 병동에는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이별할 어린 여자아이가 있고 그 아이 곁에는 아이의 삶을 거두기 위해 머물고 있는 여자 사신이 있다.

 

책은 실제 저자의 성장 배경인 헬싱보리를 중심으로 편지 형식으로 아들에게 전해주는 글로 이루어져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하고 사는 아들, 바텐더로서 일하는 그 장소에 창문 너머 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는 아버지의 심정은 어떤 심정일까?

 

부모로써 자식 부양의 책임은 클 수밖에 없지만 이 주인공처럼 주변의 인물들의 심정을 파악하지 못한 채 성공이란  길에 매달린 결과로 주위에 아무런 사람들이 없다면, 그가 아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인생의 길에 대한 담담한 표현과 그가 결심한 행보의 결과물은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한 생명을 구하려면 희생에 대한 의미, 그 가치에 대해 다룬 이야기로써 흐르는 진행은 아빠가 행한 행동을 통해  희생의 마음 준비는 무엇인지를 묻는다.

 

어른들 말씀에 깜빡하니 벌써 황혼이 지나간 나이가 되었고 하루하루가 왜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마 주인공 아빠의 심정도 이와 같지 않았을까?

어차피 자신은 죽을 목숨, 죽기 전에 일생일대의 거래를 함으로써 지신이 이룬 모든 것을 삭제된다는 전제하에 위험을 감수하는 모습들이 먹먹하기도 하고 코끝이 찡하게 울리기도 했다.

 

처음 오베~~ 에서의 주인공 인물의 행동을 통해 웃음을 주다 끝에 다른 감동의 기억을 전해준 작가의 특허라고 할까? 이번 책에도 실제 저자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잠든 아내와 아이를 보며 써다는 이 작품은 저자의 감성이 특히 진하게 전해져 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다.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미세한 느낌의 감정을 잘 살리는 작자,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 속 꽃밭이다.

네가있어서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 풀꽃 시인 나태주 등단 50주년 기념 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19년 10월

하루하루 생활하며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서 ‘감사’란 말을 생각하게 된다.

문득문득 지나버리고 나면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었던 한켠의 그 시절들을 돌아보면 그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고 감사했단 마음이 드는 것이 계절 탓만은 아닐 것이다.

 

풀꽃 시인인 나태주 님의 등단 50주년 기념 산문집을 접했다.

 

시(詩)가 주는 단아함과 정결하고 간결함 속에 함축된 많은 의미의 말들은 시인이 그려낼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듯이 이번 산문집은 시와는 다르게 또 한 번 가깝게 느껴진다.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은이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경험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지만 이번 산문을 읽으면서 새삼 저자의 삶과 삶을 바라보는 자세, 그리고 비록 눈에 보이진 않을지라도 작은 풀꽃 하나에도 소중한 감정을 지닌 지닌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게 된다.

 

 

특히 나 곁에 항상 있는 듯, 없는 듯하는 모든 것의 존재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자연스럽게 행복이란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 주는 글이 인상적이다.

저자가 병원 의사와 나눈 대화도 그렇고, 비단 이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의 행복한 마음을 가지려면 작은 것부터 소중히 여기고 그 대상 자체에 대한 경건함과 고마움을 가지려는 자세부터 가지는 것이 중요하단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각박하고 급히 돌아가는 세상일수록 한 걸음 떨어져 잠시 마음의 쉼을 가져보는 것, 거리의 풀 한 포기가 주는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간다면 지친 하루라 하더라도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 있지는 않을까?

 

주어진 내 삶의  행복감부터 찾아보는 것, 감사함의 첫 시작이란 생각이 든다.

                                                                                                                                

3부작

3부작

3부작 – 잠 못 드는 사람들 / 올라브의 꿈 / 해질 무렵
욘 포세 지음, 홍재웅 옮김 / 새움 / 2019년 10월

 

유력한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에 속한다는 작가 중 한 사람, 욘 포세-

북유럽권의 추리스릴러물이 많이 출간되는 가운데 모처럼 심도 있고 문학의 남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접한다.

 

얼마 전 출간된 책도 그렇지만 작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독특한 문체의 서술방식, 적응이 안되다 어느새 그의 문체에 흠뻑 빠져들어 책을 놓기가 쉽지 않은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하는 그의 작품은 이번에도 여전히 흐름을 이어간다.

 

제목인 3부작은 각각 발표 연도가 다른 작품들을 한 번에 모아서 출간한 책이다.

연작시리즈처럼 이어지는 글의 흐름이 출간 연도를 의식하지 않게 이어지는 감정선 유지는 작가만이 드러낼 수 있는 매력을 지닌다.

 

첫 제목인 ‘잠 못 드는 사람들’은 십 대 어린 나이인 두 남녀가 등장한다.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유품인 바이올린을 든 아슬레와 그의 여자 친구이자 임산부인 알리다는 자신들이 살던 곳을 떠나 벼리빈의 거리들을 헤맨다.

이 밤을 무사히 보낼 곳을 찾지만 그 누구도 그들에게 친절하게 방을 내어주거나 빌려주지 않는다.

비마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여관방을 찾게 되는 과정들이 그들이 가진 사연과 함께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저간의 사정들을 짐작만 할 뿐이다.

 

두 번째 ‘올라브의 꿈’은 어느 순간 아슬레는 올라브란 이름을 가진다.

알리다 또한 오스타란 이름으로 바꾸고 그들  사이에 유일한 혈육인 아들 시그발과 함께 살아가는데 올라브는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고 있는 알리다를 위해 반지를 사려고 벼리빈에 오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찬란하고 화려한 팔찌를 구입한 한 사내를 알게 되고 아슬레를 알고 있는 어느 노인으로부터 그가 저지를 죄를 묵인하는 대가로 술 한잔 살 것을 권유받는다.

 

하지만 그는 거절하고 이내 그는 그의 죄목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교수형을 당한다.

 

세 번째 ‘해질 무렵’은 먼 훗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알리다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 다른 자식들을 낳고 죽은 시간들, 그녀가 낳은 딸 알레스의 기억이자 곁에서 엄마의 환상이 나타남으로써 그려지는 미래의 일들을 그린다.

 

책을 처음 접한 독자라면 저자의 독특한 문체에 당황할 듯도 싶다.

마침표와 쉼표 없이 이어지는 문장의 맥락들은 마치 만연체를 연상시키면서 한 문장 한 문장 속에 그려지는 음악적인 선율의 단어들, 연극의 한 장면들처럼 보인 등장인물들의 심리적인 느낌들이  자연적인 배경 묘사와 함께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삶의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 탄생과 사랑, 죽음을 과거, 현재, 미래를 특정하게 지어진 것이 아닌 오로지 독자들로 하여금 음미하며 받아들이게 하는 문맥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베케트와 입센에 비견되는 현대 극작가라고 불려지는 만큼 저자의 글은 인생의 모든 의미들을 부여하며 때론 현실적인 감각이, 때론 허상과 마술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유령의 존재로 느낄 수 있는 사랑의 실체들을 그만의 독보적인 색채로 그려낸다.

 

 

인생의 모든 감정들을 그려낸 3부작을 통해 북유럽권 문학의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책을 읽고서도 여전히 여운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두 늙은 여자

두늙은여자

두 늙은 여자 – 알래스카 인디언이 들려주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짐 그랜트 그림, 김남주 옮김 / 이봄 / 2018년 4월

 

 

 

 

인디언들에 관한 이야기들 속엔 삶에 대한 철학과 경험담이 담겨있는 내용들이 많다.

 

영화나 책 속에서, 그들이 전하는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우리들 선조의 말처럼 다가오기도 하는 같은 분위기는 세월의 흐름이 주는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책 표지를 보니 생존에 대한 이야기, 그것도 알래스카 인디언인 두 늙은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 자신이 알래스카 아타바스칸족 출신으로 엄마로부터 들었던 전설을 토대로 그린 책이라고 한다.

 

동물들의 세계에서는 어떤 특정 무리들이 생명에 위험이 닥치는 일이 오면 자신들의 개체수를 줄이는 행동을 보일 때가 있다고 한다.

 

이는 생존의 법칙이자 오랜 시간 동안 그 무리들 나름대로 익혀온 철칙이자 극한 지경에 이른 상태를 벗어나고 하는 몸부림을 뜻한다.

 

사와 칙디야크는 75해, 80해의 여름과 겨울을 보낸 인디언 노인들이다.

그들 부족은 배고픔과 추위, 이를 벗어나고자 자신들의 터를 버리고 행군을 계속했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치고 만다.

이에  부족이 선택한 것은 바로 힘없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사와 칙디야크를 버리고 떠나는 것-

 

이에 두 여인은 자신들을 버린 가족과 부족에 대한 원망을 갖게 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장소를 떠나 오랜 기억을 통해 자신들이 습득한 삶에 대한 지혜를 바탕으로 좀 더 나은 장소로 이동하기에 이른다.

 

책의 분량은 얇지만 메시지가 전해주는 의미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토끼와 다람쥐를 잡고 젊은 시절 그들이 머물렀던 곳을 향해 한 발짝씩 내딛는 발걸음은 모험담처럼 여겨지기도 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노년에 대한 보통의 인식들 속에 나이가 들면 힘없고 주위의 도움을 받게 마련이란 생각이 일반적이다.

물론 이 둘도 젊은 여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했고 불평불만이 많았던 사람들이다.

그런 그녀들이 자신을 버린 부족을 멀리하고 자신들만의 보금자리와 생존을 위해 시각을 다투었던 삶의 현장은 그녀들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만들었으며 결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우리 역시 지난날 열심히 일했고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그들은 잊어버렸어!
그래서 지금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친구야.
어차피 죽을 거라면 뭔가 해보고 죽자고.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게 아니라 말이야. -p.29

 

죽음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절망의 늪에서 빠져 죽을 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며 역경을 헤쳐나간 두 여인의 활약은 로빈슨 크루소나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를 연상시킨다.

 

 

결국 젊은 부족 구성원들은 이 두 여인에게 삶에 대한 모든 것들에 졌다.

그들이 나이가 많고 모든 것이 귀찮은 존재로 보였던 두 늙은 여인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이면에는 세월이 주는 노련한 인생의 경험과 지혜, 지식을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늙어간다는 사실 앞에서 한계를 짓지 말 것, 그 한계의 울타리를 짓는 순간 그 울타리 안에 안주할 수밖에 없는 나약함이 있고 이를 경계하기 위해선 사회가 만든 제도나 주위의 시선에서 벗어나 좀 더 나 스스로가 적극적인 모습을 가져야겠단 생각을 해보게 한다.

 

 

죽음을  삶에 대한 희망으로 바꾸면서 생존해간 두 여인의 삶을 통해 자신 스스로의 강인함만이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책이다.

 

하와이 하다.

하와이하다하와이하다
선현경 지음, 이우일 그림 / 비채 / 2019년 10월

여행이란 계획을 세워서 가는 여정도 좋지만 어떤 특별한 것도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일단 떠나보고 그곳에 적응해가며 생활해가는 것도 색다른 느낌을 줄 것 같다.

 

전작에서 퐅랜….에서 잔잔한 일상을 다룬 일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번엔 이곳을 떠나 뜨겁고 낭만적인, 연일 천혜의 자연경관이 주는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하와이로 떠난 부부의 모습이다.

 

포르투갈어인  ‘창문 하다(janealar)’에서 힌트를 얻어 새롭게 탄생한 책 제목은 창문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생각한다는 의미의 ‘창문 하다’처럼, 하와이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하와이1

 

처음 도착해 짐을 풀고 살기 위한 집을 마련하는 과정, 그 안에서 점자 집에 적응하고 하와이란 통칭 속에 포함된 오하우 섬에 자리잡기까지의 여정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하와이라면 우리나라의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장소 중 하나,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일 년 내내 즐길 수 있는 이 곳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은 이 책을 통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서핑보드와는 다른 바디보드를 부부가 함께 타면서 느끼는 감정들, 서로가 몰라도 가르쳐주며 인사를 하는 모습들 속엔 자연이 주는 혜택에 영향을 받은 낙천적인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란 말이 있지만 이들 부부가 겪는 경험은 그와는 다르다.

 

문득 멀리 있는 가족들 얼굴이 보고 싶고 힘든 일을 겪고 있는 형제에게 바로 달려갈 수는 없는 환경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가족애, 형제애, 부모와 자식 간의 소중한 사랑을 느껴보게 되는 곳곳에 스며들든 감겨오는 글들이 참 좋다.

 

바다라면 사죽을 못쓰는 남편 이우일 작가의 생활패턴과 자신 나름대로 우클렐레 배우기, 댄스 배우기를 통해 하와이안 사람들과도 어울리며,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도 모두가 다정하게 어울리며 살아가는 곳, 하와이의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하와이 표지

 

자연의 거대한 힘은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하며 자신의 위력을 드러낸다.

 

파도가 몰려올 때 거기에 힘의 리듬을 타며 거침없이 뛰어오르는 바디 보더들, 해변들마다 총총히 스며드는 인간의 과도한 힘에 경고를 날리는 해변의 생태 조성 변화는 하와이의 본모습을 좀 더 오래 보전하고픈 마음을 가지게 만들기도 한다.

 

언젠가는 떠날 하와이, 곧 서울에 정착해 짐을 풀고 자신들의 생활로 돌아갈 날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렇게 더욱 찬란하게 내리쬐는 하와이만이 가진 열정, 그 자체가 너무나도 부럽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특히 저자가 부러워했던, 시간과 자신의 소속된 곳에 구애받지 않고 훌쩍 파도에 몸을 맡기러 오는 원주민들이 나 또한 부러웠다.

 

2015년에 서울을 떠나 하와이로 도착해 생활해 나가면서 그린 에세이들을 통해 여행의 의미, 여기저기 다니는 여행의 의미와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글을 통해 하와이의 대한 모습을 상상해본다.

 

 

 

와일드 시드

와일드시드               와일드 시드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조호근 옮김 / 비채 / 2019년 8월

 

 

 

 

두 개의 작품 출간만으로도 독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의 감동을 선사한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다.

 

SF계의 그랜드 데임, 아프로 퓨처리즘의 거장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는 저자의 이번 작품은 그녀가 출간한 시대를 생각한다면 지금도 SF계의 창작면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만약 나의 능력이 죽지 않는 불사조의 능력을 갖고 있다면? 타인의 육체를 수시로 드나들며 수 천년의 세월을 살아갈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SF의 특성상 이런 상상력을 높여줄 소재의 선택은 여전히 저자만의 독보적인 특성을 드러낸다.

 

타인의 육체를 옮겨 다니며 4000년을 살아온 남자 ‘도로’는 자신과 같은 불사조를 만들기 위해 아냥우를 선택하고 그녀에게 접근한다.

 

 “네 손으로 묻지 않아도 될, 죽지 않는 아이를 갖게 해 주지.”-

 

아냥우는 변신과 치유 능력으로 300년을 살아오며 마을 사람들에게 경이의 대상이 된 여사제다.

그런 그녀에게 도로의 제안은 달콤한 말이었고 곧 그와 함께 하기 위해 떠난다.

 

때는 1690년이란 시대로 노예를 잡아가던 시대, 아냥우 또한 그러한 노예선을 타고 도로를 따라가 아내가 되길 원했지만 도로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가진 아들 아이작과 결혼을 시킴으로써 대대손손 자신의 혈통을 이어가길 바라는데, 아무리 뛰어난 능력자라도 이는 곧 그의 뜻대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태어난 아이가 죽음으로써 아냥우는 그의 곁을 떠나려 하고 그런 그녀를 잡아 놓고 곁에 두길 원하는 도로, 자신의 뜻과는 달리 펼쳐지는 환경에 아냥우는 자신의 치유 방식으로 변신을 통해 해소를 한다.

 

바다에서 돌고래로 변신함으로써 자신의 주어진 환경에서 숨을 돌리려는 처지가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녀의 전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인종과 성의 차별,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욕심을 판타지로 승화시킨 내용들은 도로란 인물을 통해 인간의 그칠 줄 모르는 욕심을, 아냥우를 통해 자신의 힘이 다할 때까지 지켜보며 보살핀 모정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상반된 분위기의 개성들을 연출시킨 점이 인상적이다.

 

동등한 객체로서의 대우가 아닌 초능력을 가진 자들끼리의 교배를 통해 초인류적 능력을 지닌 자식을 갖길 원했던 도로의 야망은 아냥우를 대할 때 초능력을 고려한 것이 아닌  그 이하의 노예 취급을 하는 점들은 저자가 드러내고자 하는 평등하고 동등한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불사의 삶을 사는 능력을 갖게 된다면 도로처럼 자신의 그 이상을 쟁취하기 위해 이런 도발적인 계획을 세울까? 아니면 아냥우처럼 초능력을 가졌지만 적어도 인간미를 품고 있는 능력자로 살아가게 될까?

 

끝도 없는 욕망의 질주를 멈추지 않았던 도로의 모습보다는 자신의 주어진 삶을 개척해 나가려 애쓰는 아냥우가 차라리 더 나은 인생을 마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책, 왜 그녀가 SF계의 그랜드 데임이란 명칭을 얻게 되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 준 책이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날씨가 좋으면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어쩌다 보니 많은 사람의 손을 탄 책을 이제야 접하게 됐다.

 

드라마로 방영된다는 소식에 작가의 이름이 익숙한 점, 이점을 무시할 수도 없었지만 이 계절과 다가올 계절에 모두 어울리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책을 사랑하고 가까이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북카페를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는 어느 사이에 북현리에 가 있는 착각에 빠진다.

 

은섭과 해원의 오랜 인연의 시간들, 정작 자신은 느낀 듯 느끼지 못하는 삶 속에 살포시 들어온 은섭의 사랑은 해원에겐 어느새 꽁꽁 언 송곳니 같던 차디찬 마음을 해빙시킨 사람이다.

 

노부부가 사용하지 않고 떠난 기와집에 책방을 운영하는 은섭, 입시 미술학원 강사로 일하다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기 위해 이모가 운영하는 펜트하우스 호두 하우스에 내려온 해원은 동창 사이다.

 

학창 시절 오로지 자신만의 생각 속에 살던 해원의 모습을 지켜보던 은섭은 그녀가 모르는 그녀의 삶을 조금씩 기억하면서 해원이 아르바이트로 책방 일을 도와주게 된 인연이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

 

전체적인 따뜻함이 묻어나는 시골 풍경 속에 책을 매개로 모여든 사람들, 나이와 삶의 척도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독서 클럽을 만들고 행사를 열며 그런 가운데 서로에게 때론 용기와 도움을 주는 모습들이 저자의 글로 풍성함을 드러낸다.

 

비밀로 써 내려간 은섭의 내밀한 고백들은 이런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 곁에 있다면 훨씬 삶의 파고를 쉽게 넘어설 수 있겠단 생각이 들게 하며, 저마다의 사연들을 지닌 사람들의 사정들은 모두가 상처 받고 상처를 주며 살아갈 수도 있는 인생의 삶이 시간이 흐른 어는 한 순간이 오면 용서와 화해하는 해빙기를 맞게 된다는 시선으로 이끌게 한다.

 

살아가면서 무심코 던진 인사말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언제 우리 차 한잔 할까?”

 

책을 읽으면서 흘려듣게 될 말들이 아닌 소소한 행복의 맛을 찾는다면 바로 행동에 옮길 것을 느끼게 해 준 말들이었다.

 

지금 은섭과 해원은 북현리에서 책방을 운영하며 살고 있을까?, 만약 그러하다면 바로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로 푹 빠져 읽은 책, 드라마로 어떻게 북현리와 책방, 마을 사람들을 표현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