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아픈곳 타령만 하다가 …..
모처럼 초등학교 동창인 무창이 전화를 걸어왔다.
"너 대상포진 후유증 다 나았니"
하는 친구의 물음에
"아니 아직도 밤에는 약을 먹어야만 자. 이제 두달만 있으면 1년이야. 그런데 너의 피부병은?"
했드니
"나는 1년이 넘었는데 하도 안나으니까 의사가 조직검사를 해보자고 해서 신청해놓고 왔어"
다.
아무리 초등학교 동창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남녀간인데 통화내용치고는 삭막하기 그지없다.
어느 때 부터인가 친구들이 모이거나 전화통화를 하게되면 약 이야기, 병원이야기만 하게되었다.
손자자랑 늘어놓으면 만원 내놓고 자랑하라고 했던 일이 어제 같은데 60 대의 후반으로 들어서고
보니 맨 약자랑 병자랑 뿐이다.
생. 로. 병. 사 에서 이제는 생. 로. 는 지나갔고 병 과 사 만 남았다고 한숨지으며 전화를 끊는다.
경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대로 진학했던 그 친구는 경주가 자랑하던 수재로 젊을때는
여러분야에서 활약도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스포츠센터와 병원만 오락가락 하는 노인이 되어버렸고
나역시 그 범주를 못 벗어나고…..
끔찍하게 긴 세월을 살은것 같지만 건져 올릴수 있는 추억이라야 하룻걸이도 못되고…..
흐르는것이 세월뿐만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자꾸 마음이 서러워질려고 하는 오늘이다.
멋썸
2007년 2월 20일 at 12:58 오후
그래도 이렇게 풀어 놓을수 있는
장이 있다는게 어딥니까.
그러면 블로그 친구들이 들어와서
내 이야기 읽어주고..
가능하면 밝고 좋은 부분만 볼려고
노력하는게 더 좋은 방법인거 같더군요.
아무튼 건강하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