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떠나고, 나는 보물찾기 체험학습중
지난 4일에 아이들이 떠났다. 2 주간 법석을 떨다가….
누가 말했던가, 손주 올때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고.
정말 시원섭섭하다는 말은 꼭 이를 두고 한 말 같다.
집 안은 그야말로 전쟁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것 같다. 모든 살림살이가 제 자리에
놓여 있는게 없다. 장난감이 많은데 후라이 팬이나 냄비 같은건 왜 갖고 놀았는지
냄비뚜껑이 이불속에서 나오기도 하고 화장대 밑이나 장농 밑은 그야 말로 백화점으로
변해 버렸다.
떠나고 이틀째 나는 보물찾기 체험학습중이다.
찾아내도 찾아내도 끝이 없다. 신발장에 있어야 할 신발이 베란다에 숨어 있는가 하면
젓가락이 화장대 밑에서 나오기도 하고 손거울은 장농밑에서 나오고
냉장고 안에서 빈 그릇들이 나오기도 한다.
머슴애만 셋, 열살, 여덟살, 그리고 막내는 이제 세살이니
오죽하면 그 아이들 키울려고 딸은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 두고 전업주부로
눌러 앉아 버렸을까….
그 애들에 비하면 여기 살고 있는 큰 딸의 손녀는 너무 얌전하다.
머슴애들과 여자애의 차이겠지만.
암튼 한 며칠은 더 고생해야 원상복구(?) 가 될것 같은 집안이다.
좀 전에 잘 도착했고 갖고 온 김치랑 젓갈들도 하나도 뺏기거나 쏟아지거나 하지않고
잘 갖고 왔다고 의기양양한 목소리의 전화가 왔었다.
"엄마 우리 아이들 떠나고 나니 많이 어지럽혀 져 있지요?" 하는 딸의 물음에
"아니다. 너무 서운하다" 로 대답을 해 놓고
속으로 웃는다. "거짓말이야" 하고.
이영혜
2008년 1월 5일 at 9:42 오후
시원 섭섭….
사람사는 냄새가 가득한 집이 휑하고 남겨둔 모습들이 밟히겠네요.
눈에 보이는 듯한 글 아주 좋으네요!
데레사
2008년 1월 5일 at 9:53 오후
이영혜님.
아침 일찍 일어 나셨군요. 부지런한 한 모습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집이 휑뎅그레 하다는 표현이 맞겠지요?
고맙습니다.
설매화
2008년 1월 5일 at 10:52 오후
^^*
"아니다. 너무 서운하다"
속으로 웃으시며. "거짓말이야" 하시지만
한편으로는 또~~보고 싶으시지요? ^^*
손주들 덕분에 운동 하신다 생각 드네요.
건강 하시고 줄거운 ♪~~♬시간 되세요…^^*
김진수
2008년 1월 5일 at 11:30 오후
ㅎㅎㅎㅎㅎ
저야 아직 애들이 어려 직접 겪은 것은 없지만
순에 선~ 합니다.
제가 아시는 분 중에
두 아들이 미국에 사는데
큰 아들은 우리 교포, 둘째 아들은 대만교포와 결혼해서
애 들이 초딩부터 꼬물꼬물까지 있는데
고 녀석들 오기 전에
미리 치울 것 다 치우고
베란다 화단에 새끼줄 치고 법석을 떠시지만
그래도 안된다고
그래도 좋다고 웃으시며 자랑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ㅎㅎㅎ
와암(臥岩)
2008년 1월 5일 at 11:38 오후
이 글 읽으면서 껄!껄~~~ 웃었습니다.
왜냐고요?
너무 재미있는 표현력 때문이죠. ^^*
"장난감이 많은데 후라이 팬이나 냄비 같은 건 왜 갖고 놀았는지, ~~~~~~~~~",
이 대목이 압권이랍니다.
정말 못 말리는게 아이들인가 봅니다.
개구장이 셋이 모여지내니 뭣인들 제자리에 놓여있을 순 없겠지요. ^^*
저도 지난 주 필리핀 마닐라 브랜트 스쿨(외국인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던 외손자 오누이가 왔었답니다.
이젠 이 아이들(손자는 초등 5년, 손녀는 초등 4년생)이 다 자랐기에 그렇게 ‘보물찾기’는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그 아이들 어릴 때 한 번 다녀가면 저도 ‘보물찾기’를 했었지요. ^^*
추천 올립니다.
부산갈매기
2008년 1월 6일 at 12:23 오전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하시는
데레사님의 섭섭한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하나 하나 치우면서 혹시
눈가에 이슬이라도 달고 계시는 것은 아닌지…하하하
우리집 아이들을 키우던 생각이 납니다.
아들 만 셋…만만치 않지요. 하하하
즐거운 휴일 되세요~
푸른기차
2008년 1월 6일 at 12:39 오전
저도 세월 흘러 손주가 온다면 ㅎ
제자리 다 정리 해놓고 가라고 할것 같습니다.
손주가 못하면 딸이 하던지 ,것도 안되면 사위가 하던지..
너무 까칠한 할아버지라고 싫어하겠지요 . ㅠ
편안하고 즐거운 휴일 되세요. ^^
전세원
2008년 1월 6일 at 1:49 오전
하하하ㅡ 정답입니다
저도 그래요 모든 할미들의 속마음 쿠쿠쿠
아쉬워도 한가로우시지요?
색연필
2008년 1월 6일 at 2:11 오전
데레사님~^^
저도 정말 웃음이 나요~^^
뻥이야~ㅋㅋㅋ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한,
시원 섭섭이라는 표현은 이어령 선생님에 의하면
참으로 한국적 정서라고 하더군요^^
보물 찾기를 하다가
아이들과의 귀여운 새록새록 기억에 나겠어요…
유후인 가셔서 따뜻한 온천물에 몸 담그시고
피로도 푸시고~또 맛나는 음식들 드시면서
행복한 재 충전 하시길 바래요~^^
참 고마운 데레사 할머니!!!!!!!!!!!!~^^*~
김현수
2008년 1월 6일 at 2:22 오전
그나이의 머스마 셋이면, 음,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2주간이나 난리법석을 떨었을 테니, 데레사 님 보물찾기는
해를 넘길까 염려 되네요.ㅎㅎ,
그래도 떠나고 나니 고요함 속에 또 보고 싶지요?
김진아
2008년 1월 6일 at 2:27 오전
후라이팬,냄비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 일순위예요..^^
같이 놀아보면,
것도 재미있더라구요..ㅎㅎ
한동안, 물건의 제자리 찾기가 일과시겠지만,
문득문득 떠오르는 아이들의 표정이나 목소리가..들리실것 같아..
마음한켠이..울컥해집니다.
저도 아이들 항상 곁에 놓고 있지만,
한창 어지러놓고, 낮잠 자는 사이 사이..흐트러진 물건들 챙길때..
요럴때 요런표정 지었구나 하는..순간에 기억못했던 부분들이..
떠오르더라구요..
데레사님..
고마운..할머님..어머님…^^
타는 불
2008년 1월 6일 at 3:16 오전
정말 행복이 춤추고
행복이 어지럽게
프라이팬위에서 뒤집혀지고
신발장에서 나뒹글고 그렇게 보이네요.
엄마
2008년 1월 6일 at 7:25 오전
데레사님, ㅎㅎㅎ
달구벌
2008년 1월 6일 at 7:52 오전
삶의 진솔함이 묻어납니다.
편안한 휴일 되세요.
운정
2008년 1월 6일 at 8:14 오전
아이들이 놀다가 두고간 자리는 난장판이지요.
그러나 하나하나 제자리에 두면 울 집에 오면 저희들이 찿아다가 놀곤 하지요.
그것도 초딩까지 뿐이지요.
누구 하나 그림 그린다 하면 넷이서 전부 그리고,
배드민턴 한다고 하면 다 따라나서고,
먹을것 있으면 전부 몰려 오고,
우리 꼬맹이는 내가 넣어둔것도 잘도 찿아내 놓고 먹으며 불러요,
그래도 핏줄이 뭔지,,,나누는것을 보면 사랑스럽죠.
두 에미가 따라 다녀도 ,빠빠요.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07 오전
설매화님.
막내 손주의 되지도 않은 그 말들이 자꾸 입에서 맴맴 도네요.
생수만 마시는 애들에게 결명자 끓인 물을 내놨드니
두살배기 막내 왈, 챠피? (커피를 요렇게) 와인 ?
이렇게 묻드라구요.
정말 눈에 선 합니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08 오전
김진수님.
저도 다음에 애들이 올때는 금줄을 쳐놓아야 할까봐요.
이제 겨우 방들만 정리 해놓고 한 숨 잤습니다.
빨래걸이도 태산갖고요….. 에고, 이 할미 몸살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10 오전
와암선생님.
겪어 보셔서 잘 아시겠지만 정말 힘드네요.
아직까지는 언제 다 치워질지 가늠이 안됩니다.
그래도 잘 도착했다니 반갑고 기쁩니다. 자식이란게
그런건가 봐요. 있을 땐 잘 모르다가 떠나고 나면 아쉽고
그립고…..
건강하세요.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12 오전
푸른기차님.
제 친구 남편중의 한 사람은 사위들 보고
"자네 마누라 편하게 할려고 내 마누라 고생시키지 마" 이런답니다.
맞는 말이지요?
건강하세요.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13 오전
전세원님.
정말 집이 절간같고 몸이 너무 편하네요.
장보러 갈 일도 설겆이 거리도 없네요.
건강하세요.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14 오전
색연필님.
이제 곧 떠나시겠지요?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저도 유후인 가서 쉬면서 맛있는거나 많이 먹고
오겠습니다.
참 이번에 제 생일에 딸 둘이서 디카를 새로 사 주었어요.
그걸로 사진도 좀 많이 찍어와서 올려 볼려고 결심하고
있어요.
축하해 주세요.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16 오전
김현수님.
영영 못 찾는 물건도 나올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그런데 묘한건 놓고 간건 하나도 없으니 기특한건지
어떤건지 잘 모르겠어요.
고마워요.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17 오전
진아님.
그게 그렇게 좋은 장난감이군요. 우리 아이들이 클땐 그런것
안 갖고 놀아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도 반은 빼서 어디론가 던져 버렸는데
못찾겠다 꾀꼬리에요.
남자애들만 키우고 있는 진아님 고생이 눈에 보입니다.
화이팅!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18 오전
타는불님.
행복한 모습으로 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생에서 아이들이 역시 보물이지요.
건강하세요.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20 오전
갈매기 아자씨.
머슴애만 셋 키우셨어요? 훌륭하고 장하십니다.
내가 상장 하나 만들어서 드려야 겠습니다.
아들만 셋, 정말 힘들던데요.
방학중에 뭐 할꺼에요?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21 오전
엄마님.
제 사는게 그냥 우습지요?
무슨 코미디 속에 등장하는것 같이 그렇게 살고 있답니다.
고마워요.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22 오전
달구벌님.
이렇게 저렇게 사는게 삶인가 봐요.
때로는 시끄럽기도 하고 때로는 조용하기도 하고….
휴일, 잘 보내고 계시는 중이죠?
데레사
2008년 1월 6일 at 10:23 오전
운정님.
이 재미도 몇년 안갈것 같지요?
애들이 중학생이 되면 말도 안 통하는 할미 상대나 하겠어요?
지금이 젤로 좋은 시절이라 생각하면서 살고 있답니다.
건강하세요.
Lisa♡
2008년 1월 6일 at 12:56 오후
행복해 하시는군요??
^*^
나이테
2008년 1월 6일 at 1:18 오후
뭘 치우세요?
또 오라고 하시지…
또 올려고 아마 그렇게 해놓고 갔을거예요.
그거 치우시다가~
동전 1.650원 찾은 얘긴 왜 안하세요?
~애들이 내놓으라고 할까봐 그러세요?
본효
2008년 1월 7일 at 12:28 오전
시원 섭섭… 그 심정
이제 저도. 곧 감정을 가져야 할 시간이 다가 옵니다..
데레사
2008년 1월 7일 at 1:36 오전
리사님.
왔다가서 행복한건지 떠나서 행복한건지 아직은 모르겠고
여기 있는 우리 아들, 딸, 손녀, 저까지 모두 모두 감기중입니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08년 1월 7일 at 1:37 오전
나이테님.
2년후에 다시 온다고 하고 갔는데
2년동안이나 그냥 두면 집 모양이…..
동전뿐만 아니라 유로 한장도 찾았는데
자수하여 광명 찾아야겠지요?
데레사
2008년 1월 7일 at 1:37 오전
본효님도 이별의 때가 닥아오나 보네요.
정말 시원섭섭 하시겠어요.
가족은 역시 어울려서 뒹굴면서 살아야 하나 봐요.
건강하세요.
이사벨라
2008년 1월 8일 at 5:42 오전
^^이제는 잊었던 지난 날이 생각나네요. 연년생 사내아이를 키웠고 뒤늦게 또 아들을 낳아 삼총사의 엄마입니다. 큰아이 둘을 키울 때였어요. 삼촌 신부님이 오셔서 며칠 지내셨는데요. 아이들이 밤에 보챘나봐요. 가실 때 신부님은 유엔 사무총장을 하라고 하셔도 아기를 키울 수 없을 것 같으시다는 ㅎㅎㅎ. 그래도 저는 제 아이들이라서인지 우리 아이는 정말 순하기만 하다고 지금껏 기억하는데요. 손주들이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게 놀았을지를 보는 듯하여 웃음이 나요. 모처럼 잊었던 옛일을 생각하게 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데레사
2008년 1월 8일 at 9:19 오전
이사벨라님도 세 아들의 엄마시군요.
아직도 우리집은 제 모습을 못 찾았답니다. 전쟁터(?) 복구가 시간이
꽤 걸리네요. ㅋㅋㅋ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부산갈매기
2008년 1월 8일 at 9:54 오후
아구…전 2월 5일 까지 자격 연수 받습니다.
하루 8시간씩,
방학도 없어요…ㅠㅠㅠ.
아리랑
2008년 1월 9일 at 5:48 오전
눈에 훤히 보이게 글을 쓰셨네요!
그래도 행복한 보물찾기이지요
저는 이사오니 맨날 보물찾기입니다.
찾다가 하루해 다가요^^
글을 참 잼있게 실감나게 쓰십니다!
데레사
2008년 1월 9일 at 10:12 오전
부산갈매기님.
춥고 배고프고 졸리고…. 어떻게 하죠?
피교육생의 3대 요소가 그건데….
데레사
2008년 1월 9일 at 10:15 오전
아리랑님.
보물찾기가 아무래도 한달쯤 갈것 같습니다. 오늘 겨우 이불빨래 끝내고
큰 물건들 좀 치웠을뿐이에요.
수영쪽이 그렇게 변했군요. 민물과 만나는 수영다리 부근에서
조개도 잡고 파래비슷한것, 지금은 이름도 잊었는데 그런것도
뜯고 했었거든요.
가난했던 그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면 늘 그런 일을 하며 살았거든요.
고맙습니다.
부산갈매기
2008년 1월 9일 at 11:23 오전
하여튼 피 자만 들어가면 피곤해여~~~
우짜기는요~
위문공연 오시면 되지….하하하
연란
2008년 1월 10일 at 6:00 오전
이젠 집안도구들 제 자리 찾앗나요??
전 어지럽히면 막 때려줄 텐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창
2008년 1월 10일 at 8:06 오전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가운(?) 손님이 손주들이군요!
나도 언젠가는 우리 준서 장가들면 그리 될까요?
하기야 많이 낳기나 하겠어요? 달랑 하나 낳으면 소란을 피우지도 않을 것 같네요!
데레사
2008년 1월 10일 at 9:13 오전
갈매기님.
위문공연은 부대를 만들어야 되는데….
어디 예비군들 줏어 보아 위문부대 하나 만들어야 겠네요. ㅋㅋㅋ
데레사
2008년 1월 10일 at 9:13 오전
연란님.
아직도 에요.
한참 갈것 같아요.
그런데 외국에서 온 아이들, 때렸다가는 신고해요.
데레사
2008년 1월 10일 at 9:14 오전
화창님.
남자분들은 잘 몰라요.
그때쯤 되서 사모님께 물어봐야 정답이 나오지요.
고맙습니다.
다사랑
2008년 1월 19일 at 1:54 오전
이그.. 고생하셨습니다.
이곳 성당에서도 엄마들이 손주 땜시 야단입니다.
한국에 아이들은 맞벌이를 하니 애들 맡길 곳이 없고
멀리 있는 할머니를 자꾸 불러대니..
한 번씩 불려가면 폭삭 늙어가지고 온답니다.
그리고 팔 아프다 목 아프다…
저도 나중에 어찌될까 걱정입니다.
저는 애는 못 봐준다고 엄퍼를 아들한테 계속 놓고 있지만 다니러 오는 것은 말리지 못하잖아요?ㅎ